[100자평]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 시들한 내 삶에 선사하는 찬란하고 짜릿한 축제
손미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7월

굿~ 기존 여행책보다 더욱 깊이있어진 글들과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책장을 부드럽게 넘기게 한다.

파리가 새롭게 다가온다.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 시들한 내 삶에 선사하는 찬란하고 짜릿한 축제
손미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7월

오랜만에 손미나의 여행의 즐거움을 담은 책이 나왔다. 지난 여행책들보다 더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그녀만의 시선으로 보고 느낀 파리를 가감없이 전해준다.

인생의 힘든 고비 속에서 인생의 참 행복을 찾기 위해 파리로 떠나는 손미나. 이번에는 파리로의 ‘여행’이 아닌 ‘이사’를 통해 다양한 파리의 모습과 함께 그곳에서의 생활로 서서히 변화되어가고 성장해가는 그녀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여행이 아닌 이사이니만큼 집을 구하는데서부터 이웃과의 만남까지, 직접 부딪치고 만나는 파리의 모습은 더 이상 먼 나라의 도시가 아닌 이웃의 도시처럼 다가온다.

‘파리지앵’이 된 그녀는 파리의 생활을 영위하면서 많은 사람들 만난다. 이웃인 마르틴부터 의사에서 요리사로 변신한 무슈 피르맹과 그의 아내 프랑수아즈, 연극수업과 오세안과의 프랑스어 수업, 그리고 많은 친구들.. 이들과의 만남과 대화 속에서 문학과 미술, 교육, 정치, 철학, 영화, 프랑스식 사랑과 결혼 등 다양하고도 많은 이야기를 통해 프랑스인들은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녀만의 시선으로 쉽게 이야기해준다. 등수가 없는 나라,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찾는 프랑스 여성들, 노년에도 직업과 취미활동을 통해 왕성히 활동하는 모습, 자신의 꿈을 향해 노력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삶을 영위하는 그들의 인생을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더하여 프랑스 곳곳에서 반고흐와 세잔, 헤밍웨이 등 다양한 예술가와 문학가의 그림과 책을 접하던 그녀가 왜 파리에서 소설가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녀가 새로운 도전이었던 소설‘누가 미모자를 그렸나’의 집필 전과정을 알 수 있다. 많은 시간 속에서 생각하며 삶에 대해 고민하고 여행을 통해 자극받고 또 여유를 찾는 그녀의 모습 속에서 삶을 진지하게 대하는 솔직함과 열정이 읽는 내내 느껴졌다.

또한 봄레미모자와 리옹, 지중해 등 프랑스의 곳곳들을 친우들과 누비며 다양한 프랑스의 모습과 아름다움을 사진을 통해 전한다. 정말 프랑스의 매력을 통째로 담은 듯한 책이다.

지난 책에 비해 글이 더욱 세련되고 깔끔해지며 더욱 깊이있는 사색을 드러낸 그녀의 글을 읽으며 다음은 어느 곳을 여행할지 참 궁금해진다. 짧은 여행이 아닌 3년간의 긴 파리생활을 통해 파리의 대표명소만이 아닌 진정한 파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참 자유를 찾은 그녀의 다음 도전이 참으로 기대된다.

퍽을 날려보자~

퍽 - 2013 문학나눔 우수문학도서 선정도서
고정욱 지음 / 애플북스 / 2013년 6월

처음 고정욱작가의 책을 접한 것은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였다. 일본소설을 보면, 청소년을 소재로 하여 그들의 성장을 통해 읽는 재미와 그 시기의 열정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책을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에는 잘 없어 아쉬워하던 차에 만난 책이라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도 계속 작가가 청소년 소설을 쓰시고 있어 반갑다.

이 책은 스포츠를 통해 꿈을 키우는 한 학생을 통해 청소년 시기에 정신적, 육체적 성장에서의 고민과 아픔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아이스하키를 통해 NHL선수가 되는 큰 꿈을 가지고 있던 고등학생 김영광은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고 친구 영진의 질투로 인해 제대로 된 경기를 할 수 없게 되고 결국 팀 전체에 누를 끼치게 된다. 이는 결국 체벌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이에 더하여 부모님의 별거와 이혼문제가 불거지고 영광은 힘들어한다.

이 책은 인생을 좌우하는 청소년 시기에 겪을 수 있는 고민과 아픔, 문제들을 영광을 통해 보여준다. 부모님의 간섭과 이혼, 경제적 문제, 이성교재, 학교 처벌, 왕따 등 겪지 않으면 좋겠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고민들 속에서 이를 어떻게 이겨내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지 영광을 통해 보여준다. 많은 고민과 어려움 속에서 결국 이를 이겨내고 자신의 진정한 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한층 더 성장해가는 영광의 모습 속에서 빛나는 청소년의 열정이 느껴졌다.

까칠한 재석이~ 두 권을 모두 읽었었는데 그렇게 청소년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시던 분이 1급 장애를 가지고 계시며 많은 강연을 다니시며 청소년의 진정한 멘토로서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신다니 그 열정이 놀랍다. 자신의 생각하는 바를 실천으로 옮기시며 청소년을 위해 노력하시는 그 모습이 참 존경스럽다고 생각한다.

영광이 많은 고민 속에서 꿈을 되찾고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책의 좋은 문장과 주변인물의 격려 한마디가 용기를 주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많은 영향을 받고 또 주는 청소년시기에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책 한권 추천해 본다.

20세기의 셔츠- 얀 마텔

20세기의 셔츠
얀 마텔 지음, 강주헌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6월

줄무늬 셔츠의 단추 사이 붉은 색이 보이고 그 사이에 머리를 박고 있는 당나귀와 원숭이. 사실 제목과 표지그림만 볼 땐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파이이야기> 작가의 책이라기에 관심을 가지고 읽게되었다. 그런데 읽는 내내 새롭게 다가오는 홀로코스트에 대한 모습들이 점점 더 책 속에 빠져들게 했다.

한 권의 책으로 유명해진 소설가 헨리는 소설과 평론을 한 권에 담는 새로운 책을 썼으나 출판관계자들에게 비관적인 이야기를 듣는다. 실의에 빠진 헨리는 해외로 이주하여 카페에서 알바를 하고 연극단체에도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휴식과 변화된 삶 속에서 만족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독자가 보낸 소포가 배송되었고 그 안에 든 단편소설과 독자가 직접 쓴 희곡을 통해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 사람이 같은 도시에 사는 것을 알고 그 곳을 찾아가 그의 희곡에 도움을 주게 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다시 말해 소설과 헨리와 박제사 헨리의 이야기와 박제사 헨리의 희곡 속 이야기가 반복되면서 전개되며 마지막 반전은 충격적이다.

처음 베아트리스와 버질이라는 당나귀와 원숭이의 대화로 구성된 단순한 희곡인줄 알았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소재가 되는 많은 대화와 단어들 너머로 무언가 다른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줄무늬 셔츠, 침묵의 소리, 호러스, 손짓, 아우키츠 등 베아트리스와 버질 사이에 드러나는 단어들은 상징적으로 홀로코스트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기존 홀로코스트 소설과는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 이유는 마지막에 드러난다. 기존 대부분의 홀로코스트 소설은 사실적이고 대학살을 겪은 유대인 피해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던 반면, 그 희곡은 대학살을 어떤 죄책감없이 저지른 가해자인 박제사 헨리의 입장에서 쓰여졌기 때문이다. 과거 무모한 살상을 저지른 박제사 헨리가 현재 죄없이 죽어 박제가 된 동물을 옹호하는 이 역설적인 모습 속에서 홀로코스트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홀로코스트는 역사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의 이야기다. 2차세계대전 중 나치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 대학살 뿐 아니라 킬링필드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량학살사건, 인간의 이기에 의해 멸종되어가는 동물 등 모두가 살아숨쉬고 존엄성을 가진 존재임을 망각하고 자행되는 인간의 잔인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현실이다. 이 책은 베아트리스와 버질을 통해 홀로코스트를 직접적으로가 아닌 간접적으로 이야기함으로 홀로코스트는 어디서든 존재할 수 있고 그렇기에 기억되어야 함을 더욱 명료하게 보여준다.

책을 다 읽고 다시 훑어보니 모든 글이 새롭게 다가온다. 책 속 희곡에서 나오는 단어 중 ‘호러스’는 ‘홀로코스트’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190페이지 베아트리스와 버질의 대화 중에서 ‘우리가 호러스에 대해 말하는 건 결국 더불어 살기 위한게 아닐까~ 기억하면서 계속 살아가려고.’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것이 이 책이 우리에게 말하는 바가 아닐까 생각된다.

읽는 내내 상징적인 단어들과 대화 속에서 머리가 조금 아팠지만 좀 더 인간답게 살기 위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홀로코스트를 항상 기억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0자평] 사우스포인트의 연인

사우스포인트의 연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3년 3월

읽는 내내 우쿨렐레의 부드러운 소리가 들리는 듯. 낭만적인 하와이에서 펼쳐지는 기적의 사랑 이야기. 하와이가 어느새 가까이 느껴지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