찡그리면 뭐 어때?
앙젤리크 레온 지음, 스테판 앙리시 그림, 김자연 옮김 / dodo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들에게 공감받지 못하는 나만의 특성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여주는 존재가 있다면 얼마나 큰 기쁨일까.

찡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수지와 퉁명스러운 고양이 플로리앙이 만나 함께 마음껏 찡그리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얼굴엔 왜 이토록 미소가 번지는지.

남들과 다른 면모로 괴짜 취급을 받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
고양이 모양 바코드까지 너무나 사랑스럽다😍

나 또한 내 아이의 타고난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좋은 이해자가 되어줄 수 있기를.
엄마 앞에선 마음껏 찡그려도 괜찮다고 말했더니 정말 수지 흉내를 내듯 얼굴을 잔뜩 구겼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리는 아이를 보며 콧등이 시큰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로 간 여우 -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선정 다정다감 그림책 4
연우 지음 / 다정다감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화재로 인해 정든 숲을 떠나 새 집을 찾아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 여우.
새로이 정착할 곳을 찾아 헤매는 여정은 가혹하고 쓸쓸하며, 아늑한 숲과 똑같은 장소는 결코 찾을 수가 없다.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돌아오지 않는 것에 대한 그리움을 이겨내고 도착한 바다에서 여우가 찾아낸 것은?

예고없이 불쑥 찾아온 불행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이야기.

비록 다 타 버린 숲이라도 버리기 힘들었을 텐데.
어쩌면 날개가 없어 멀리 날아갈 수 없음에 절망하고 주저앉아 버렸을 수도 있었을 텐데.
울창한 숲과 좋아하는 진흙탕이 없으면 안 된다고 끝까지 고집을 부려볼 수도 있었을 텐데.
내 잘못도 아닌 일로 입은 상처를 툭툭 털어내고 새 보금자리를 사랑할 용기를 낸 여우가 얼마나 대단한지 아이도 분명 더 크면 깨닫게 되겠지.

그리고 과연 우리는 거친 파도가 잠잠해질 때까지 잠자코 여우의 이야기를 들어준 고래처럼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줄 수 있을까.

🎁'다정다감'에서 좋은 책 보내주셔서 감사히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똥집 빨간콩 그림책 22
김용삼 지음, 연두콩 그림 / 빨간콩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시집은 종종 보았지만 동시 한 편으로 이루어진 그림책은 처음이라 신선했다.
미운 말, 상처를 주는 말을 똥에 비유해 풀어낸 동시는 재미나면서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

더러운 것이라면 질색팔색하는 아이에게 왜 고운말을 써야 하는지 교육하기에 너무나 안성맞춤인 책.

"미운 말을 계속하면 우리 집에 똥이 가득 쌓여서 똥집이 되어버릴 거야. 그러면 친구들이 냄새나는 똥집에 놀러오고 싶어하지 않겠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예쁜 말, 착한 말을 계속하면 똥 말고 꽃이 쌓이나?"하고 묻기에 "그렇겠지?"라고 대답해줬다.
다른 건 몰라도 네 마음에 예쁜 꽃은 피겠지.

그 대화를 나눈 이후로 등교 때마다 "오늘도 학교에서 꽃 많이 쌓고 와~"가 배웅인사가 되었다.
꽃 같은 친구들 많이많이 사귀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를 후루룩 북멘토 그림책 12
희봄 지음, 김유경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후루룩'이라는 말이 주는 호쾌하고도 넉넉한 느낌.
그마저도 깊고 푸른 동해바다를 닮은 듯해서 <바다를 후루룩>이라는 제목부터가 궁금증을 일으키는 책.
바닷가 마을의 하루를 다정하고 따스한 언어로 담아낸 희봄 작가의 글과 난색은 물론이거니와 한색에서조차 온기가 느껴지는 김유경 작가의 일러스트가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포말을 사이다 폭죽이라고 표현한 것이 특히 재미있고 인상적이었음.

고단할 법한 일과임에도 그저 즐겁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싸늘한 바람과 거친 파도에 시달리고 들어온 끝에 가족들과 함께 뜨끈하게 말아먹는 모리국수가 있기 때문 아닐까.
그 시간으로 인해 삶은 축제가 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약에 내가 풀빛 그림 아이
장덕현 지음, 윤미숙 그림 / 풀빛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르틴 니묄러 목사의 유명한 금언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각색한 인권 그림책.

불의에 침묵하지 않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며 찬찬히 아이와 함께 읽고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 눈높이에 맞게 설명을 덧붙여주었다.
침묵한다는 것은 내리막길에서 엑셀도 브레이크도 밟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과 같다고, 나는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강자 쪽에 힘을 실어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그러니 우리는 자동차가 강자의 편으로 굴러가지 않도록 브레이크를 밟아주는 존재가 되자고 말이다.
그러면 틀림없이 누군가는 나를 위해 브레이크를 밟아줄 테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