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 세계기록 2018 (기네스북) - 히어로 특별판: 실존하는 슈퍼 히어로들을 만나다! 기네스 세계기록
기네스 세계기록 지음, 신용우 옮김 / 이덴슬리벨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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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렇게 크고 화려한 책인줄 몰랐다. 보통 책의 2배정도 되는 사이즈에 동글동글 노란 빨강 무늬가 마치 입체인듯하게 빛이 났다.보는 각도에 따라 반사되는 작은 원의 빛이 생겨서 동글동글 돌아가는데 어떤 원리인지 모르겠지만 신기했다. 책의 표지부터 이건 뭔가 신기하다 싶기도 하고 시끄러운 책이구나 싶기도 했다. 어른이 되어 버린 나는 좀 피곤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이들은 난리가 났다. 시끄럽고 요란한 표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데 심지어 살아있는 슈퍼히어로라니!! 나도 어릴땐 기네스북에 흥미가 많았는데,, 싶은 생각에 픽 웃으면서 먼저 아이들에게 책을 양보했다.

막 이것저것 보는데 내용이 많아보인다. 한참을 보더니 정신이 없어 보지 못하겠다 하길래 무슨말인가 했는데 ㅎㅎ 책이 좀 정리가 안되어있다. 그리고 글자가 많다. 물론 사진도 있지만 사진 마다 설명이 필요하니 작은 글씨가 그 큰 책에 빼곡하게 들어있다.

처음부터 글자 하나하나 읽는 습관이 있어서 내가 보기에도 좀 버거웠다. 책읽는 방법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앞에 나오는 슈퍼히어로 연합은 평소 이런분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재밌게 볼 수 있다. 정신없는 2018년 기네스북의 심볼가같은 느낌이다. 가장 호기롭게 준비한 만큼 우리가 영화나 만화에서 봤던 히어로들의 실존형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다만 현실세계의 히어로는 실제로 지구를 위한 어떤 영웅적 행동을 하지 않기에 주제를 살펴보면 좀 실망스럽다. 하지만 인간의 한계까지 도전하고자 한 그들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낸다.

호크아이와 비견된 자, 가장 먼 거리에서 [발]로 화살을 쏴 표적을 맞춘 낸시 세프카.

프로페스 x의 텔레파시는 불가능하나 그와 닮은 것 하나. 휠체어 타기 최초로 휠체어로 공중 뒤틀기, 최초로 경사대를 이용한 높이뛰기, 수동 휠체어 한쪽 바퀴로만 균형 오래잡기 등 다수의 휠체어 기록 보유자인 에런 포더링험.

캡틴 프리즈라는 별명의 살아있는 아이스맨, 전신을 얼음에 직접 대고 오래버티기에 기록을 남겼는데 무려 1시간 53분 10초를 대고 있었다고 한다. 겨울이라 그런지 그의 기록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정상적인 몸은 아니야 ㅠㅜㅠㅜ

이외에도 불꽃인간, 사과분쇄기, 고무인간 등 특이한 많은 이들이 살아있는 슈퍼히어로로 이름을 당당하게 올렸다.

이들 이외에도 눈 가리고 과일 10종류 알아맞히기, 스퀴트 최다인원, 실내 가장 많이 장식된 전구(유니버설 스튜디오 싱가포르라는데 크리스마스에 정말 가보고 싶었다.), 번지점프해서 비스킷을 머그잔 안에 든 차에 담그기(뭐, 이런 구체적이고 쓸데없는 기록세우기가 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이걸 성공하기 위해 노력했을 그의 수많은 시간들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등등 다양한 도전들이 실려있다.


이제 흥미로운 도전을 다 보았으니 챕터별로 어떤 주제가 있는지 목차를 보고 살펴본다. 목차가 큰 도움이 되진 않지만 자신의 흥미분야를 찾는데는 어느정도 방향을 알려준다.

<지구, 동물, 슈퍼휴먼, 슈퍼히어로, 기록마니아, 모험, 사회, 예술과 미디어, 가학기술과 엔지니어링, 이동수단, 스포츠> 등 정말 중구난방주제들인데 마치 도서관에 가면 도서분류표가 나와있는데 그런 목록을 보는듯했다.

<가장 키가 큰, 가장 빠른, 가장 긴, 가장 무거운, 최연소, 가장 높은, 가장 무거운, 가장 수입이 많은, 최고령, 가장 비싼, 가장 작은> 등과 같이 각 주제 사이사이에 흥미있는 형용사주제어가 따로 있다.

한번 쭈욱 넘기면서 흥미로운 사진이나 부분을 먼저 들여야본다. 너무나 많은 내용이 있고 사진이 많아서 정신이 없지만 시간을 두고 천천히 본다 생각하면서 넘기다보면 꽤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오히려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었을 뿐. 세상에 이런것도 시도하는 사람이 있구나 싶어 놀랍다. 기네스라는 게 참 별의 별것이 다 올라온다.


애들도 나도 좋아하는 만화 속 기네스 기록은 함께 재밌게 구경했다. 보통 우리 싸우면 누가 이길까 라는 질문을 하는데 정답은 아니겠지만 그럴듯한 인물이 나온다. 책에 따르면 가장 힘 센 히어로는 '슈퍼맨' 헐크와의 대결에서도 3대2로 승리한다고 나온다. 가장 힘 센 악당인 슈퍼빌런은 고대 크립톤 행성의 괴물 둠스데이. 슈퍼맨을 죽이고 저스티스 리그를 궁지로 내몬 장본인. 헐,, 이게 따르면 개개인의 힘으로는 슈퍼빌런인 둠스데이가 최강인듯.


테디베어 최다 수집자는 희귀곰 8026개를 모은 재키 마일리, 작은 집에서 마을을 이룬다는데 거의 박물관보다 더한 수준인듯하다. 겨울이면 더 생각나는 스노볼의 최다수집가는 이미 두번이나 자가기록갱신한 중국인 웬디 수엔. 4059개가 있다고 한다. 그녀도 박물관소장님 각.

가장 무거운 자전거나 가장 큰 장난감 총, 가장 큰 놀이용카드, 가장 큰 샌들고 같은 가장 큰 챕터도 흥미로왔고 재미있었다. 남자아이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것들 중 많은 것이 여기 포함되는듯하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건 미디어 쪽, 책이나 영화관련한 기네스내용이다. 아무래도 아는 내용이 많으니 그런것 같다.


정말 잡다한 지식으로 가득한 책. 기네스북. 매년 갱신되어 나오는 책인줄은 알고 있으나 기대했던 것보다 눈을 확 사로잡지는 못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유익했다. 사람들과 이야기할때 툭툭 던질 수 있는 이야기거리가 생겼고 아이들에게 인간의 한계에 대해서 노력과 도전정신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한번 보기에는 좀 어렵지만 집에 한권 쯤 소장해두고 심심할때 몇 장씩 읽어본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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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맑음 - 일본 아이노시마 고양이섬 사진집
하미 지음 / 반정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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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이노시마 고양이섬을 알고 있나요?

전 처음 들었습니다. 고양이섬이라니.. 뭔가 과연 일본답다 싶기도 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일까 기대도 됩니다.

두근두근 '' ''


기본적으로 전 게으른 지구인으로

집사자격이 없어요. ㅡ.,ㅡ

하지만 제 주위 친구들은 신기하게도 더 좋은 집사가 되기 위해 냥이들 앞에서 온갖 행동들을 합니다.

냥이가 좋아서 카메라를 사고

여행도 포기하고

놀다가도 앗!! 하더니 갑자기 냥이가 보고 싶다며 자기 집으로 간다고 하는 어처구니 없는 과도한 애정을 과시합니다.

보는 건 귀엽고 좋지만 애교도 없고 털도 날리는 고양이..

이 아이들이 요즘 자꾸만 귀여워집니다. 관심이 가요 ㅎㅎㅎ


그러던 중 마주한 책이 고양이 맑음.

처음에는 이 책을 읽고나서 냥이를 사랑하는 집사 친구에게 선물로 주려는 마음이었답니다. 후후후

빨간 커버지의 귀여운 고양이 사진을 보자마자 결정했죠.

그런데....

두둥,, 

책을 받고 한번 휘리리~! 넘겨보려던 저는 요가하러 가려던 계획도 잊어버리고 자리에 앉아 책 한권을 다 봐버렸어요.




그리고 다시 넘기면서 고양이들을 하나하나 쳐다봅니다.

아~! 앞에 나온 아이가 뒤에 다시 나와요. 아마 작가님이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아이인가 봅니다.

저는 다른 냥이가 더 좋아서 계속 쳐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그루밍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 



좀 더 색감과 컬러와 종이 좋았으면 좋겠다 싶은 아쉬움이 들어요.

보는 저도 그런데 작가님도 그런 마음이었겠다.. 책이 나오고 뿌듯함과 동시에 자신이 찍은 아이노시마 섬의 고양이들이 더 잘 보여지면 좋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들지 않았을까 문득 감정이입이 되서 괜히 에이~ 아쉬움 맘을 소리내어 털어봅니다.



제가 마음에 드는 사진 중 몇 장은 책장을 펼쳤을때 사이에 딱 끼어있어서 뭔가 잘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다 펼쳐버리기엔 책이 너무 아까워서 차마 다 펼치지는 못하고 손으로 조심조심 살짝살짝 넘기면서 온전한 모습을 상상하며 넘겼습니다.


총 15개의 짧은 주제로 올렸지만 다 보고 나면 하나의 고양이 일상을 그린 것 같은 그림이 머리에 그려져요. 적당히 주제를 나눠서 산책냥, 그루밍냥, 멀리 있는 냥, 바라보는 냥, 애교냥, 싸우는냥, 호기심냥, 함께냥, 조는냥 등등 13가지의 냥이의 모습을 다루게 되는데 귀엽기도 하고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입혀져서 애뜻하기도 합니다. 그들이 말을 걸지 않지만 말을 걸어줄 것 같은 착각도 들어요.



책을 읽은 후 아이노시마 섬을 검색해봤습니다. 이미 집사들에게는 고양이섬으로 조금씩 유명세를 타고 있나봅니다. 아무것도 없는 이 섬은 재밌게도 우리 조선통신사가 머물다 가던 곳이라 조선통신사에 대한 유물이 많다고 해요. 여기 고양이는 주로 길냥이들인데 주인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냥이도 있는데 주인이 그냥 편하게 풀어키우기도 해서 관광객들에게 먹이는 주지 말라고 경고한다고 하네요. 주인이 있든 없든 그곳의 주민들이 고양이를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고 있음이 편안하게 다가왔습니다. 주민이 500명, 고양이가 대략 100마리. 딱히 길냥이를 돌봐주거나 하지 않고 무심하게 자연상태로 놓아두기에 사진집에 보이는 길냥이들은 상처가 있고 털도 좀 엉기성기하고 막 예쁘기만 한 모습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들의 본연의 모습이 더 생생하게 다가와서 애뜻하고 더 사랑스럽게 보이는게 아닐까 싶네요.


일단 책을 덮었지만 기분좋은 생동감이 아직 절 살짝 들뜨게 합니다.

친구를 주기로 했지만 자꾸만 아까운 생각이 드네요 ㅎㅎ

그냥 한권 더 사서 주는건 어떨까 라고 생각합니다. 우울한 날, 힘든 날,, 고양이 맑음은 작은 위로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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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환율의 비밀 - 원화는 왜 급등락을 거듭하는가?
최기억 지음 / 이레미디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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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고 돈을 벌면서 이돈을 어떻게 활용해야 돈을 벌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궁금했지만 노력하지 않았고 남들 하는대로 적당히 적금에 넣고 적당히 펀드 등에 가입했다. 주식을 하면서 성공한 경우보다 실패한 경우를 더 많이 봤지만 펀드로 조금은 이익을 보기도 했고 부동산으로 대박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언제쯤 부동산으로 경제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궁금했다. 기본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을 조금 봤지만 아직도 회사의 재무제표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외국주식에 투자를 하려고 상담도 받았지만 그들도 예측하는게 달라 섣불리 시작을 못하고 왔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아무도 예측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금융시장은 마치 유기체와 같이 변화하기에 흐름을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대응해서 적응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듣고보니 그럴듯하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 어렵고 생소해서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렵지만 환율이 우리나라 경제의 모든것을 좌우하고 있는데 환율은 복잡한 국제정치의 흐름을 읽어야 하고 (물론 그럼에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환율은 금, 부동산, 금리, 주가, 유가에도 관련이 되어 있다. 즉 경제전반에 환율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내수시장이 작아서 수입과 수출을 외국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은 경우에는 더더욱 환율의 변화에 따라 경제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알고 있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정리해주니 좀 더 이해가 빨랐다.


대한민국 환율의 비밀은 일반인들도 환율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일반인이 알기에 조금 어려운 내용들도 있다. 하지만 원래 경제 용어 자체가 생소한 일반인들에게 충분한 예시를 들어가면서 하나하나 용어의 의미까지 구별해서 설명해준다. 지겹지 않은 개론서 느낌이다. 읽다보면 예전자료인 것 같은 내용도 있지만 최근의 국제정세까지 실어 놓고 있어서 아는 내용을 적용하기에도 좋다. 저자는 '비키니 섬의 거북이'의 예를 들어가며 일반인들도 환율을 알아야 내 재산과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수 있다고 한다. 확실히 전문가처럼 대응하는게 빠를 수는 없겠지만 왜 주가가 흔들리는지 국제정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것이 왜 우리나라의 경제에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1장에서는 우리나라가 왜 환율에 영향을 많이 받는지 그 전반에 대해 언급한다. 개인적으로 통일과 환율에 대한 시나리오를 독일의 화폐통합과 연관시킨 것이 재미있었다. 통일이 된 이후 경제적 상황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2장에서는 흥미유발을 위한 내용인듯 한데 브렉시트와 트럼프로 인한 세계적 경제 금융의 변화와 흐름을 설명해준다. 이를 읽으면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라 여러 나라가 제각기 다른 결과를 가지고 오는데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영향을 다 받기 때문에 혼자서 이를 짐작하려면 누적된 많은 정보들이 필요할 것 같다.

3-7장에서는 대표적인 나라들의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과 함께 경제적인 흐름을 설명한다. 가까운 나라인 일본은 경제적 강국인지 알았지만 그 역시 국제적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준기축통화로서의 엔화가 부럽기도 하고 그들 기업과 정책적인 부분을 우리가 따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미국과 거의 대등하리만치 성장가능성을 지닌 중국은 위안화, 그들의 화폐정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방향이 결정될 것 같다. 우리와도 민감한 관계를 지닌 나라이기에 그들의 문화와 경제적인 움직임을 좀 더 파악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시진핑의 정책 역시 우리에게 시사점이 되었으면 한다.

이후 기축통화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금융 역사를 읽다보면 그들의 군사적힘과 경제적입장으로 인해 독특한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들의 독특한 금융시스템도 독자적이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 살아 생전에는 이러한 경재패권이 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저자는 판단한다. 그러므로 그들의 정책을 앞으로도 주시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도 우리는 기본적인 금융, 특히 환율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한다.  

8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외환시장에서 실제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역의 사람들을 소개하고 9장에서는 마지막으로 이것저것 저자가 모아놓은 자투리 정보들을 던져놓고 마무리한다.


쉽지는 않지만 읽으면서 우리나라처럼 작은 나라에서, 경제적인 지원과 복지가 스웨덴처럼 잘 되어있지 않고 노후의 경제를 걱정해야 하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알아서 기본적인 것이라도 경제를 알아햐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저자는 책을 쓰지 않았을까 의미를 부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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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물에 비친 그림자의 기억
찰스 디킨스 지음, 김희정 옮김 / B612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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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를 여행하고 온지 벌써 2년이 되어간다. 처음으로 해외여행에서 차를 렌트했고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이태리 여행의 가장 잘한 선택이 렌트였다고 생각될 정도로 여기저기 잘 보고왔다. 힘들었는데 가장 아름다웠던 기억이 많아서 이탈리아에 대한 막연한 호감이 생겨버렸다. 유쾌한 사람들과 아름다운 풍경, 옛것이 고스란히 남아있지만 열심히 미래를 향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나라. 길게 생긴 영토라 북부와 남부의 차이가 꽤 확연했던 것도 재미있었다. 찰스디킨스도 나와 같은 애정어린 눈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그의 이탈리아 거의 전역을 여행하면서 (가족과 함께 다닌듯 하다.)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생생하게 묘사한 여행 에세이이다. 그냥 여행문과는 다르다. 이를 이제 설명하려고 한다.

찰스 디킨스는 문체가 확실한 편이다. 이 에세이 에서도 그의 다양한 작품이 생각나게 하는 특징들이 있는데 편한 자신의 일상 이야기를 풀어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신의 독특한 문체나 글을 쓰는 성향이 드러난다.

먼저, 섬세하고 자세한 묘사가 압권이다. 영화의 한 씬을 보면서 나오는 모든 사람 하나하나 배경과 날씨, 크고 작은 아주 세세한 소품 하나하나까지도 다 묘사하고 있다. 다양한 형용사와 미사여구가 동원되어 생각하기 싫어도 저절로 그림이 그려진다. 이태리의 여러 장소와 이동하는 중간의 모든 이야기가 이렇기에 사실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은 절대 아니다. 쓱쓱 속독을 할 수가 없다. 나에게는 그랬다. 중간중간 지겨워서 스킵하며 읽었지만 (뒤쪽의 내가 좋아하는 도시 베로나와 로마, 특히 피렌체를 어떻게 그렸는지 궁금해서 앞부분은 스킵했다가 다시 돌아가서 읽었다.)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충분히 상상하면서 머리속에 영상을 만들어라. 잔잔하지만 따뜻한 여행다큐가 하나 탄생할 것이다. 영화감독이라면 그 어떤 에드립과 재량을 허용하지 않는 듯한 꼼꼼하고 자세한 설명은 나와 다른 시대의 이태리를 여행한 디킨스의 눈이 되어 우리에게 전달된다.

둘째는 개성을 가진 인물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이다. 책을 보면서 그의 작품 중 가장 대표작인 올리버 트위스트나 두도시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는 인물에 대한 설명에 많은 시간과 문장을 투자한다. 꼼꼼한 그의 설명은 하나하나의 인물, 설사 지나가는 단역조차도 캐릭터를 입혀주고 살아움직이게 한다. 마치 연극대본같다. 이 책에도 많은 인물이 나오는데 하다못해 그의 마차를 끄는 용감한 안내원이나 마녀같은 감옥을 소개하는 할멈, 게임을 즐기는 남자아이들이나 로마에서 만난 영국여행객 무리인 인기많은 시크한 데이비스 부인 등..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많은 단역들이 나온다. 그들의 짧게는 한 페이지 길게는 두 세페이지에 걸쳐 그 장소에 대한 상세한 묘사와 함께 대사와 행동들이 설명된다. 그러면서 그의 모습은 색이 입혀지고 성격에 맞는 목소리가 생겨나며 표정까지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디킨스는 언어로 그림을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영상을 만들어 낸다.

셋째는 그의 문체나 세상을 보는 시간이 따뜻하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기억하는가. 세상 악하고 구두쇠에 못된 스쿠루지는 무서운 귀신, 영을 만나게 된다. 보통 이정도 이야기가 흐르면 공포물이 되어야 한다. 그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서운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찰스 디킨스는 이러한 무서운 대상에 대한 이야기도 웃으면서 볼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의 이야기 중에 차갑고 서늘한 것도 있다. ) 이태리를 여행하면서 보는 많은 것들 중에는 감옥이나 사형대, 고문도구가 있는 지하도 존재하는데 본인이 무섭고 소름끼친다고 쓰긴 했으나 그 장소에 대한 서술은 하나하나 따뜻하다. 심지어 어떤 부분은 희망적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참 따스한 느낌이 든다.

넷째번의 특징은 그의 솔직함의 매력이다. 나도 잘 아는 여러 고전의 작가가 등장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소설도, 미켈란젤로나 다 빈치와 같은 화가의 그림도, 뛰어난 건축물도 나온다. 그것에 대한 그의 평가가 참으로 솔직하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구애를 하고 사랑을 표현한다. 위대한 작품임에도 어떠한 이유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솔직하게 비판한다. 자신이 그림을 보는 눈이 없다고까지 이야기를 하는 대작가님이시다. 유명한 건물을 보면서도 별 감흥이 없다고 하기도 하고 콜로세움처럼 자신이 감명을 받은 건축물에 대해서는 한편의 시와 같은 문구들로 찬양을 해 놓았다. 실제로 이태리를 가서 많은 것들을 보면서 나도 생각과 감상이라는 것을 했는데 일부분 디킨스와 비슷한 생각을 한 것들이 있었다. 다만 그의 글을 읽으면서 이렇게 찬양하고 이렇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구나 라고 감탄을 했다. 그는 매력적인 뛰어난 문호이다.

책을 보면서 내가 실제로 다녀왔던 여러 장소에 대한 그 당시의 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다. 익숙한 성당이나 유명한 장소들이 나오는것을 보면서 다른 시대이지만 그도 나와 같은 그길을 걸었구나 라는 묘한 감동도 있었다. 전혀 다를 그 시대를 충분히 상상도 할 수 있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상상력을 요하기에 지루해질수도 있지만 이태리를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혹은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머리속으로 그림을 그려볼 수만 있다면 이 책은 분명 소장하고 싶은 책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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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코 요시카와 지음, 박문희 옮김 / 스타일조선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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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카와 후미코 라는 저자는 원래 과자 구워 주는 이웃아주머니 같은 캐릭터였던 것 같다. 그녀는 여러 스승을 만났고 쉬운 베이커리를 추구하는 레시피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자 한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좋은 것 세가지!

첫째, 여기서 나오는 일명 구름빵은 칼로리가 너무 작다!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한조각에 38kcal.(지름 9센티의 원형 기준)

둘째, 초보에게도 쉬운 베이커리 레시피를 알려준다. 심지어 필요한 도구도 간단하다.

마지막으로는 광고에 나오고 사람들의 입소문에 오른 것 처럼 밀가루를 쓰지 않아 글루텐 프리인 빵을 만들수 있다. 속이 부대끼지 않는다.


왕초보, 즉, 나는 이 책을 보고 최초로 혼자 제빵을 해보기로 결심한다.


필요한 재료는 [달걀, 크림치즈, 설탕, 베이킹파우더] 딸랑 4가지.

필요한 도구는 [볼, 거품기와 핸드믹서, 팔레트 나이프, 고무주걱, 오븐과 철판, 식힘망과 오븐시트, 저울과 계량스푼]정도이다.

최초의 베이커리를 도전하는 나는 필요한 최소한의 준비만을 했다.

재료 중 크림치즈와 베이킹 파우더 구입! 달걀과 설탕은 있으니 꽤 간단히 해결.

도구는 최소한의 것만 준비하기로 했다.

운좋게 동생이 필요없다고 준 작은 오븐기가 있고 그안에 세트로 철판이니 식힘망등은 들어가 있다. 시트는 깜박하고 사지 않았는데 조금 아래가 철판에 붙기는 했지만 괜찮았다. 하지만 다음번에는 비싸지 않다면 사서 쓰는게 좋을 듯하다. 볼은 그냥 집에 있는 플라스틱 볼 아무거나 사용했는데 좀 후회했다. 위에 있는 저 분홍색 기계가 핸드믹서인데 엄청 튄다. 특히 머랭을 칠때 고속으로 돌려야하므로 다음에는 꼭 책에 나온 것 처럼 깊이가 있는 걸로 준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다음에도 해먹겠다는 말이고 실제 만든지 3일만에 또 해먹었다.) 팔레트 나이프라는 것은 반죽을 고르게 하거나 크림을 바를때 사용하는데 이건 좀 더 만들고 응용편에서 사용하면 되기에 패스. 고무주걱은 집에 안쓰는 밥주걱이 많아서 그것으로 해결했다. 개인적으로 잘 휘어지는 등의 전문성은 없지만 쓰는데 별로 지장이 없었다. 왕초보들은 그냥 집에 고무주걱 아무것이나 써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저울은 있는데 사용하지 않았다. 베이커리는 용량이 딱 맞아야 한다고 하는데 계량스푼으로 대충 맞추었더니 다 맞았다.

결론적으로 오븐도구세트와, 볼, 핸드믹서, 고무주걱아무것이나. 계량스푼만 있으면 당신도 구름빵을 만들 수 있다.


순서는 책에 나와있는데로 따르기만 하면 되는데 오븐에 넣기까지 고작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심지어 이 시간동안 처음보는 핸드믹서의 설명서를 읽고 조립해서 쓰면서 간단하게 정리까지 다 했다. (두번째는 더 빨라졌고 이것저것 토핑도 시도했다.)


오븐에 넣고 기다리는 20분이 안되는 시간동안 남은 재료를 정리하고 앉아서 다시 책을 훑어보았다.

함께 먹을 수 있는 소스나 토핑이 소개되어 있기도 하고 기본반죽 이외에 요쿠르트나 바나나, 두부 크림을 넣은 응용반죽도 소개된다. 더 눈길이 가는 것 구름빵을 이용한 식사류와 디저트용의 소개이다. 의외로 주재료인 구름빵이 있어서 그 방법들이 복잡하지 않으므로 구름빵을 더 잘 만들게 되면 조만간 시도해볼 것 같다. 특히 식사류 중 샌드 종류와 피자 종류는 참 마음에 든다.

디저트도 굉장히 눈길이 가는 종류가 많은데 추가적인 베이커리 재료들이 필요하기도 해서 준비가 되면 아마 초대용으로 만들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간단히 만들수 있는 집들이용 디저트이고 그럴 듯해 보이는 종류들이 많다. 그림을 겹쳐 올리고 과일을 슬라이스해서 올리거나 길게 구름빵을 만들고 안에 크림을 채워 크림빵도 만들수 있다. 물론 크림이 관건이긴하다. 디저트 설명 앞에는 소스와 크림을 만드는 방법도 나와있는데 그래뉴당이니, 사워크림, 레몬즙까지 생소한 여러 재료가 나와있지만 제빵에 성공한 나로서는 할만하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구경하는 와중에 나의 첫 제빵이 완성되었다. 그런데 처음 제빵은 배가 너무 고파서 찍지 못했고 두번째 사진을 올린다. 방법을 한 번 경험했다고 이것저것 집에 있는 토핑을 몇 개하고 네모지게 잘랐다. 처음부터 동글게 해도 막 퍼져서 거의 하나로 구워져 나오길래 완성본을 식힌 후 잘랐다. 그래도 그럴싸하다.


올리브, 초코를 올려봤는데 결과적으로 초코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베이킹 파우더를 좀 많이 사용했는지 쓴맛이 있어서 달콤한 초코가 들어가니 더 맛있었다. 원래 초코광이기도 하다.

취향껏 양껏 저렇게나 먹었는데 빵을 많이 먹어서 느껴지는 부대낌도 없고 방법도 꽤 간단해서 금새 먹어도 아쉽지 않다.

샌드와 피자를 벌써 계획하고 있는 걸 보면 왕초보에게 쉽게 베이커리의 길로 안내할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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