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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맑음 - 일본 아이노시마 고양이섬 사진집
하미 지음 / 반정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일본의 아이노시마 고양이섬을 알고 있나요?
전 처음 들었습니다. 고양이섬이라니.. 뭔가 과연 일본답다 싶기도 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일까 기대도 됩니다.
두근두근 '' ''
기본적으로 전 게으른 지구인으로
집사자격이 없어요. ㅡ.,ㅡ
하지만 제 주위 친구들은 신기하게도 더 좋은 집사가 되기 위해 냥이들 앞에서 온갖 행동들을 합니다.
냥이가 좋아서 카메라를 사고
여행도 포기하고
놀다가도 앗!! 하더니 갑자기 냥이가 보고 싶다며 자기 집으로 간다고 하는 어처구니 없는 과도한 애정을 과시합니다.
보는 건 귀엽고 좋지만 애교도 없고 털도 날리는 고양이..
이 아이들이 요즘 자꾸만 귀여워집니다. 관심이 가요 ㅎㅎㅎ
그러던 중 마주한 책이 고양이 맑음.
처음에는 이 책을 읽고나서 냥이를 사랑하는 집사 친구에게 선물로 주려는 마음이었답니다. 후후후
빨간 커버지의 귀여운 고양이 사진을 보자마자 결정했죠.
그런데....
두둥,,
책을 받고 한번 휘리리~! 넘겨보려던 저는 요가하러 가려던 계획도 잊어버리고 자리에 앉아 책 한권을 다 봐버렸어요.
그리고 다시 넘기면서 고양이들을 하나하나 쳐다봅니다.
아~! 앞에 나온 아이가 뒤에 다시 나와요. 아마 작가님이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아이인가 봅니다.
저는 다른 냥이가 더 좋아서 계속 쳐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그루밍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
좀 더 색감과 컬러와 종이 좋았으면 좋겠다 싶은 아쉬움이 들어요.
보는 저도 그런데 작가님도 그런 마음이었겠다.. 책이 나오고 뿌듯함과 동시에 자신이 찍은 아이노시마 섬의 고양이들이 더 잘 보여지면 좋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들지 않았을까 문득 감정이입이 되서 괜히 에이~ 아쉬움 맘을 소리내어 털어봅니다.
제가 마음에 드는 사진 중 몇 장은 책장을 펼쳤을때 사이에 딱 끼어있어서 뭔가 잘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다 펼쳐버리기엔 책이 너무 아까워서 차마 다 펼치지는 못하고 손으로 조심조심 살짝살짝 넘기면서 온전한 모습을 상상하며 넘겼습니다.
총 15개의 짧은 주제로 올렸지만 다 보고 나면 하나의 고양이 일상을 그린 것 같은 그림이 머리에 그려져요. 적당히 주제를 나눠서 산책냥, 그루밍냥, 멀리 있는 냥, 바라보는 냥, 애교냥, 싸우는냥, 호기심냥, 함께냥, 조는냥 등등 13가지의 냥이의 모습을 다루게 되는데 귀엽기도 하고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입혀져서 애뜻하기도 합니다. 그들이 말을 걸지 않지만 말을 걸어줄 것 같은 착각도 들어요.
책을 읽은 후 아이노시마 섬을 검색해봤습니다. 이미 집사들에게는 고양이섬으로 조금씩 유명세를 타고 있나봅니다. 아무것도 없는 이 섬은 재밌게도 우리 조선통신사가 머물다 가던 곳이라 조선통신사에 대한 유물이 많다고 해요. 여기 고양이는 주로 길냥이들인데 주인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냥이도 있는데 주인이 그냥 편하게 풀어키우기도 해서 관광객들에게 먹이는 주지 말라고 경고한다고 하네요. 주인이 있든 없든 그곳의 주민들이 고양이를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고 있음이 편안하게 다가왔습니다. 주민이 500명, 고양이가 대략 100마리. 딱히 길냥이를 돌봐주거나 하지 않고 무심하게 자연상태로 놓아두기에 사진집에 보이는 길냥이들은 상처가 있고 털도 좀 엉기성기하고 막 예쁘기만 한 모습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들의 본연의 모습이 더 생생하게 다가와서 애뜻하고 더 사랑스럽게 보이는게 아닐까 싶네요.
일단 책을 덮었지만 기분좋은 생동감이 아직 절 살짝 들뜨게 합니다.
친구를 주기로 했지만 자꾸만 아까운 생각이 드네요 ㅎㅎ
그냥 한권 더 사서 주는건 어떨까 라고 생각합니다. 우울한 날, 힘든 날,, 고양이 맑음은 작은 위로가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