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편의 편지
김태환 지음 / 마인드유니버스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군대에 간 남자친구에게 하루하루 일기쓰듯 한 권 빽빽하게 사진까지 붙여가며 편지를 써서 선물로 준 적이 있다. (부끄,,)

처음 우리 만난 날 추억이, 때로 혼자라서 더 그리운 감정이, 어떤 날은 좋은 것을 혹은 맛있는 것을 공유하고 싶은 간절함이 한글자 한글자 꼭꼭 눌러담아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비싼 명품보다 훨씬 소중한 그 시절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편지다이어리였다.

글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글씨가 그리 바르고 예쁘지는 않은 편이다. 귀엽다고 표현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다 쓰고 나서 빽빽한 글을 보다 맘에 들지 않아 다시 쓴 적도 있다. 심지어 다한증이라 손에 땀이 항상 많이 나서 글을 쓰다보면 종이가 젖어버려 손아래에 휴지나 손수건을 대고 글을 써야한다. 그럼에도 워드로 친 글보다 수기로 써 준 글이 더 감동이라는 것을 알기에 마음을 전달할 때에는 손으로 쓴 간단한 쪽지를 전달하곤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다보니 긴 편지글을 쓰는 일은 줄었고 한참 취미처럼 모으던 편지지는 낡은 종이가 되서 책장한구석에 밀려나 있다. 몸이 편한 걸 알아버려서일수도 있고 마음이 각박해짐이 성장이라 착각한 어른이 되버린 탓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알게 되고 서른 편의 편지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부모님이 떠올랐다. 생일이나 기념일에는 언제나 드렸던 뻔한 내용의 카드나 편지가 언젠가부터 현물과 현찰로 바뀌었다. 그나마 철이 든 고등학교 때는 나름 마음이 담긴 장문의 편지를 써서 드렸고 그 편지는 일년이 넘게 안방 장식장에 놓여져있었다.

내가 나이가 들어가는 것보다 성큼 다가온 부모님의 노쇠함에 깜짝 놀랄 때가 가끔 있다. 얼마전 눈이 잘 보이지 않아 힘들다는 어머니의 말에 가슴이 덜컹했다. 애꿎은 핸드폰을 탓하면서 게임 좀 그만하시라 했지만 가슴이 답답하고 두려운맘에 서글퍼졌다. 그리고 발견한 책이라 부모님께 써야겠다고 바로 떠올랐을지도 모르겠다.

하얀 표지에 비둘기 모양의 깔끔한 금박 무늬는 선물로 드리기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내용구성이 알차고 글을 서술하기 좋은 테마로 나열되어 있다.

만남의 문/ 회상의 계단/빛 내린 오솔길/기억의 서재/ 헤엄치는 언덕길/ 시간의 들판/깊은 들길/마음의 언덕/용기의 다리/진심의 방/삶의 정원

11개의 테마별로 앞장에는 그 테마에서 쓸 수 있는 글감의 주제들을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이 나온다. 이어 편지를 쓸 수 있는 공간들이 이어진다.

예쁜 구성과 편지를 쓴다는 기대감에 두근거리기도 하지만

서른편이나 되는 편지를 쓰자니 과연 다 채울 수 있을까 겁이 나기도 하고 도중에 포기하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도 든다. 하지만 부모님이 더 나이가 드시기 전에, 그리고 내가 후회하기 전에 내 인생의 기본이 되었던 그분들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 어떤 기념비보다 값질 것이고 과거를 가장 아름답게 회상할 수 있는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책 띠지에 적힌 말처럼 이 편지는 부모님과 나의 소중한 기억의 증거물이 될 것이다. 누군가는 남편 아내에게 혹은 자녀에게 아니면 부모님에게 이 책에 마음을 가득 채워 선물로 주는 건 어떨까. 많은 수고와 노력이 들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선물이 되리라 확신한다.


편지는 언어로 만들어진 특별한 기념비입니다.

편지는 과거를 정돈하고 미래를 바꿉니다.

편지는 글을 예쁘게 잘 쓰는 사람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편지는 소중한 기억이 있는 모든 사람의 것입니다.

- 서른편의 편지 소개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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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편의 편지
김태환 지음 / 마인드유니버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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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간 남자친구에게 하루하루 일기쓰듯 한 권 빽빽하게 사진까지 붙여가며 편지를 써서 선물로 준 적이 있다. (부끄,,)

처음 우리 만난 날 추억이, 때로 혼자라서 더 그리운 감정이, 어떤 날은 좋은 것을 혹은 맛있는 것을 공유하고 싶은 간절함이 한글자 한글자 꼭꼭 눌러담아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비싼 명품보다 훨씬 소중한 그 시절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편지다이어리였다.

글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글씨가 그리 바르고 예쁘지는 않은 편이다. 귀엽다고 표현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다 쓰고 나서 빽빽한 글을 보다 맘에 들지 않아 다시 쓴 적도 있다. 심지어 다한증이라 손에 땀이 항상 많이 나서 글을 쓰다보면 종이가 젖어버려 손아래에 휴지나 손수건을 대고 글을 써야한다. 그럼에도 워드로 친 글보다 수기로 써 준 글이 더 감동이라는 것을 알기에 마음을 전달할 때에는 손으로 쓴 간단한 쪽지를 전달하곤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다보니 긴 편지글을 쓰는 일은 줄었고 한참 취미처럼 모으던 편지지는 낡은 종이가 되서 책장한구석에 밀려나 있다. 몸이 편한 걸 알아버려서일수도 있고 마음이 각박해짐이 성장이라 착각한 어른이 되버린 탓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알게 되고 서른 편의 편지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부모님이 떠올랐다. 생일이나 기념일에는 언제나 드렸던 뻔한 내용의 카드나 편지가 언젠가부터 현물과 현찰로 바뀌었다. 그나마 철이 든 고등학교 때는 나름 마음이 담긴 장문의 편지를 써서 드렸고 그 편지는 일년이 넘게 안방 장식장에 놓여져있었다.

내가 나이가 들어가는 것보다 성큼 다가온 부모님의 노쇠함에 깜짝 놀랄 때가 가끔 있다. 얼마전 눈이 잘 보이지 않아 힘들다는 어머니의 말에 가슴이 덜컹했다. 애꿎은 핸드폰을 탓하면서 게임 좀 그만하시라 했지만 가슴이 답답하고 두려운맘에 서글퍼졌다. 그리고 발견한 책이라 부모님께 써야겠다고 바로 떠올랐을지도 모르겠다.

하얀 표지에 비둘기 모양의 깔끔한 금박 무늬는 선물로 드리기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내용구성이 알차고 글을 서술하기 좋은 테마로 나열되어 있다.

만남의 문/ 회상의 계단/빛 내린 오솔길/기억의 서재/ 헤엄치는 언덕길/ 시간의 들판/깊은 들길/마음의 언덕/용기의 다리/진심의 방/삶의 정원

11개의 테마별로 앞장에는 그 테마에서 쓸 수 있는 글감의 주제들을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이 나온다. 이어 편지를 쓸 수 있는 공간들이 이어진다.

예쁜 구성과 편지를 쓴다는 기대감에 두근거리기도 하지만

서른편이나 되는 편지를 쓰자니 과연 다 채울 수 있을까 겁이 나기도 하고 도중에 포기하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도 든다. 하지만 부모님이 더 나이가 드시기 전에, 그리고 내가 후회하기 전에 내 인생의 기본이 되었던 그분들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 어떤 기념비보다 값질 것이고 과거를 가장 아름답게 회상할 수 있는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책 띠지에 적힌 말처럼 이 편지는 부모님과 나의 소중한 기억의 증거물이 될 것이다. 누군가는 남편 아내에게 혹은 자녀에게 아니면 부모님에게 이 책에 마음을 가득 채워 선물로 주는 건 어떨까. 많은 수고와 노력이 들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선물이 되리라 확신한다.


편지는 언어로 만들어진 특별한 기념비입니다.

편지는 과거를 정돈하고 미래를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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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원장의 알기 쉬운 도파민 이야기
이재원 지음 / 이지브레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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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한다.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와 싸우면서 성큼 다가온 어둡거나 혹은 발전된 미래의 모습을 보는 듯 사람없는 조용한 거리가 무색하게 사회는 시끄럽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당장 자영업자는 먹고살기 힘든데 부동산이 들썩거리면서 혹은 개미동학주식의 난으로 누군가는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야기에 상대적 박탈감과 무기력함이 치솟는다.

빠르고 정신적으로 막막한 요즘 얼마전까지 '욜로'를 외치던 청년들이 문득 그립다. '소확행'에 대해 열심히 써내려간 기사들도 떠오른다. 어려운 시기일 수록 우리는 스스로를 다잡기위해 노력하지만 우리의 행복을 더 열심히 챙겨야 함은 잊어버리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도파민 이야기'의 저자-대놓고 자신의 이름을 제목에 올린 자신만만한 이분은 무려 강남에서 원장을 하는 정신과 의사이다.- 는 프롤로그에 자신은 보통사람보다 느리다 라고 말하고 있다. 의사라는 사람이 이게 무슨 색다른 잘난척인가 싶기도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의미인듯하다. 중요한 건 그가 밝혔듯이 도파민이라는 것이 사람에게 행복감과 만족감 혹은 즐겁다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데 이것은 느린 사람이건 풍요롭지 않은 사람이건 모두가 가질 수 있는 하나의 신경전달물진이라는 것이다.

책은 크게 2챕터로 나뉘는데 1장에서는 도파민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과 이에 관련된 다른 호르몬들이 설명된다. 여기서 가장 눈여겨 볼 것은 다양한 성격을 가진사람이나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신적인 병 혹은 증상(병에 이르지는 않지만 겪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조절문제들)을 도파민과 연관시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읽다보면 내가 이런 유형의 사람이구나 ,, 나는 이 상황에서 도파민이 이렇게 연결되는 구나를 생각하고 나를 파악할 수 있어 재미있는 장이다. 뿐만아니라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경우를 생각해보면서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이나 말을 했는지 역시 도파민으로 풀어내고 있어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경험도 할 수 있다.

2장에선 도파민이 부족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기본적으로 불행하고 힘들고 스스로도 주변사람들도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이해를 요하는 듯하다. 조금 부족한 듯 설명이 자세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도파민이 어떻게 그들의 삶에 통증을 유발하고 있는지는 이해가 된다. 실제 사례를 대화글로 이어가기에 술술 잘 읽히기는 했다.

내용을 조금 더 살펴보자.

기본적으로 도파민은 본능에 충실한 원시뇌에서 생성되며 인간다울 수 있는 이성이 학습되는 신피질은 도파민을 생성받기 위한 행동을 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기질이나 잘못된(책에서 언급하는 나쁜 도파민) 도파민이 형성되는 과정들이 학습되면 중독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 (굶는 다이어트를 하다 폭식을 하거나 즉각보상에 익숙해져 공부보다 게임을 하는 예가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자극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에는 도파민이 감소함으로서 문제가 생김을 지적하면서 도파민과 비슷한 세로토닌과 엔도르핀도 설명하는데 이중 세로토닌이 도파민과 비견할 만한 것으로 자신의 기질과 성격을 보고 유형을 판단해볼 수도 있다. 이렇게 도파민이 감소하여 부족하면 나타나는 보상결핍증후군 중 하나가 ADHD라는 것은 새로웠다. 도파민이 충족되는 방향으로 ADHD의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과학적인 뒷받침이 있으니 앞으로 직업상 접하게 되는 이런 증세의 아이들에게 접목하여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도파민이 과도하거나 항상 우수한 결과물성적을 내어놓아도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언급하며 과도한 부모의 간섭이나 성공만 하는 것보다 아래에서 시작해서 천천히 올라갈 수있는 인생을 살 수 있는것, 그렇게 현재와 미래의 도파민을 형성해가는 삶을 사는 것이 좋다라고 저자는 이 책 전반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글을 다 읽을 즈음 책 뒷편 추천글이 떠올랐다.

정재승씨가 말한 '나와 이웃들의 삶에 대한 통찰을 두루 얻어시길,,'

왜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지 잘 알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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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과학 지식 101 - 왜 그런지 한 번쯤 궁금했던 것들이 사실은 과학이었다
조엘 레비 지음, 고호관 옮김 / 동아엠앤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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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부터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까지. 과학은 주요과목임에도 주요하지 않게 다뤄지곤 한다. 어려운 지식으로 범벅된 이 과학을 재미있게 인식하게 하기위해 다양한 실험을 교과서에 집어넣고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과학은 재미있는 과목이야 라고 가르치지만 결국 한국 사회에서 과학은 암기과목으로 재미없지만 수능을 위해 열심히 공식을 외워야하는 그저그런 공부가 되어버린다. 수능이라는 목표를 위해 영어 수학에 매진하는 한국사회는 오늘날에야 역사를 알아야 미래를 추측하는 능력을 알고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을 찾을수 있음을 깨달았고 과학이라는 것이 미래를 좌우하는 힘을 가지게 한다는 것을 알고 생활의 모든 것을 과학으로 재미있게 풀어내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서점에도 그렇고 내 방 책장에 꽤 많은 책이 과학을 실생활에 접목해서 쉽게 풀어낸 과학?설명서인 점을 보면 인문계를 나와서 과학과는 담을 쌓고 살아온 사람도 과학을 재미있게 이해하고 싶어하는 갈증이 있는 것은 아닐까. 개인적으로 표지를 그럴듯하게 꾸며낸 이책 [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과학지식 101 ]은 흥미롭지만 재미에 있어서는 조금 부족한 점이 있다. 지식의 갈증을 풀어주는 책이 아니라 재미는 없지만 101가지의 궁금증이 호기심 충만하게 만들어준다. 표지의 [뻔]을 강조한 것이 재미있지만 이유가 명확하지 않고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처럼 솔직히 2%아쉬운 책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간이 되고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내가 얼마나 세상의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해왔는지 알게되고 상상력과 호기심에 자극을 받게 될 것이다.

목차를 보자면 5개의 주제로 나뉘지만 유기적이거나 무게감에 큰 의미는 없다. 일상생활에서 재미있는 궁금증을 그저 내용에 따라 나눈것 뿐이다. 일상생활 17개, 인간에 대한 질문29개, 자연법칙에 대한 내용 19개, 우주에 대한 질문 9개, 자연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27개 이러한 순서로 총 101개의 질문이 나와있다.

책을 보는 사람은 차례대로 볼 수도 있지만 제목을 죽 훑어보다 흥미로운 혹은 궁금한 내용의 제목을 보고 그 내용부터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후자를 더 추천하지만 단점은 책을 전부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각 질문마다 달랑 1장의 페이지가 주어진다. 내용이나 설명이 많이 필요한 내용이든 아니든 상관이 없다. 그래서 어떤 부분은 종종 설명이 부족하거나 압축적으로 간단히 적어서 설명에 있어서는 겉핥기만 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기에 궁금했던 질문을 읽으면서 호기심을 잔뜩 부추겼지만 속시원한 해답을 얻지 못하고 대충 알꺼 같지만 그래서 확실히 뭐때문인지 모르는 느낌으로 끝나버린다. 그래서 앞에서 말한 재미가 부족하다. 이책은 호기심과 동시에 지식을 어느정도 충족시켜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읽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듯한 방향성을 제시해주기 때문에 알고자 한다면 더 많은 자료를 검색해서 알 수 있을 것 같다. 질문들은 하나하나 재미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궁금할 만한 내용이다.

# 예를 들어 첫질문부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살법한 질문이다. 왜 호주머니 안에 가지런히 넣어둔 이어폰 줄은 항상 엉키는 것인지- 저절로 엉키는 줄-의 질문이다. 읽자마자 맞어!! 라고 생각했다. 평소 왜 이런거야 라고 짜증을 냈지만 과학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 다만 답변은 조금 아쉬웠다.

책은 과학적 내용을 끝까지 진지하기 보다 유쾌한 시선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매 질문의 과학적 내용 마지막에 쓰여진 유명인사들의 유머라거나 질문을 스토리 텔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만든 이야기에는 유명한 과학자들이 나오거나 재미있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렇기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도 불편하지 않다. 이 책은 그저 즐겁게 즐기면서 가볍게 보세요 라고 시종일관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 같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지식적인 충족은 거의 얻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어느정도 과학 석사 박사 정도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만화보듯 가볍게 보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학생들은 더욱 정답을 알기는 어려울 지도 모른다. 아니면 오히려 단순한 결론에 만족할수도 있을까. 무엇이되었든지 간에 이 책의 질문들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궁금할 법한 내용들을 주제로 다루었고 영화의 소재로 삼아도 좋겠다고 생각될만큼 현실적이면서 창의적이다. 그래서 과학에 흥미가 있는 학생들이 이 책을 본다면 꽤 재미있게 볼 지도 모르겠다. 혹은 아이들을 가르칠때 여기 있는 질문들을 던지고 답을 찾아보거나 스토리텔링용으로 가르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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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절대 모르는 아들의 사춘기 - 사춘기 아들, 엄마도 함께 철들다
박형란 지음 / 미래문화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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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머스타드 색이 가미된 노랑에 검정 제목. 긴 벤치의 양 끝에 앉아 서로 답답하거나 혹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엄마와 아들의 모습. 표지만 보아도 우리가 가질법한 문제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아들과 엄마. 소통이 안되고 이해가 안되고 서로의 마음에 생채기를 낸다. 유치원 꼬마아이의 샛노랑이 아닌 밤꽃향기 느껴지는 성숙해가고 있는 아들과 마냥 착한 나의 아들로 있어주길 바라는 엄마와의 감정경고. 위험표시이다. 책의 표지가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이후에는 표지만큼 내용도 실속있고 가독성쉽게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어교사라고 소개한 저자의 수업도 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념서가 아닌 실용서이니 만큼 예시도 알기쉽게 내용을 풀어나가는 방법도 꽤 구체적이고 다양함을 포함한다.

여자는 남자와 다르다. 나이가 들면서 사회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원래부터 주어진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뇌 자체가 다른 것 같다. 그래서 때로는 엄마는 속터져 죽는데 아빠는 아들과 시시덕거리며 놀다가 둘 모두 혼나는 경우도 생긴다고 한다. 아빠는 괜찮다고 넘기는 경우도 많지만 아직까지는 양육의 주된 담당자이자 꼼꼼하고 세심한 (상대적으로) 엄마는 아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잔소리거리이자 고민거리가 된다. 딸의 사춘기도 복잡하고 험난하지만 같은 여자로서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심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자아이들은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들에 대한 경각심은 가지고 사춘기를 보낸다. 사실 사춘기여자아이들 마음도 꽤나 시끄러울테지만 남자아이들처럼 투박하게 표현되지 않기에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에 대한 방법은 달라야 함이 옳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저자도 밝혔지만 대부분의 남자아이들에게 오늘날의 교육과정은 불리한 편이다. 서술형이라는 것 자체가 생각하고 글로 써서 표현해야하는데 남자아이들은 직관적이고 주절주절 설명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예술적인 접근도 직선적이다. 나이가 들수록 앉아서 수다떨거나 격한 동작을 피하려는 여자아이들과 달리 청년기까지 갈수록 에너지가 뻗치는 남자아이들은 그 에너지와 힘을 풀어낼 시간과 장소가 필요하다.

이런 여러 과학적인 남자아이들의 성향에 맞춰 생생한 예시를 들어 가며 총 6개의 장으로 책은 구성된다. 1, 2장은 아들에 대한 이해에 집중하고 3장부터 5장까지 아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한 작가나름의 경험을 토대로 한 해결법이 제시된다. 마지막 6장은 어떤 모습으로 부모가 삶을 살아야 할지를 알려주는데 결국 부모에 대한 잔잔한 위로와 격려의 말이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행복하라는 것이다. 책의 체계도 좋지만 두명의 아들을 키우고 공동체와 소통하며 학교에서 사춘기의 수많은 남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습득된 지식의 집약체는 상당히 보편타당하다고 생각된다. 귀납적 해결이 사회적 문제에서 절대적일 수는 없지만 같은 교사로서 다양한 상황을 접하다보면 알게되는 기준이나 대체로 적용가능한 방법들이 생긴다. 작가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왠만한 대학교수보다 더 가까이서 많은 경험을 했을 것이고 그렇기에 작가의 지식은 아마 꽤 정확하 것이라고 본다. 책을 읽으면서 종종 실제 사춘기의 학생들을 가르쳤던 경험들이 떠올랐는데 그들의 모습이 많이 겹쳐졌고 나의 해결법이 옳았거나 혹은 잘못된 접근이었구나 라는 반성이 많이 되었다.

실용서이다 보니 3-5장의 내용이 많이 와닿았는데 3장의 남자아이들의 멍때리기에 대한 내용이나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작가의 의견에 공감했다. 4장에서는 배울 점이 많았는데 습관을 형성하는 기간이나 가출할 때에 대한 대비책, 한 부모 가정의 교육과 남자아이들의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은 미처 알지 못했던 점으로 아들을 둔 부모라면 꼭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5장의 내용도 현대에 충실한 현실반영적인 아들키우기의 방법이라 부모가 읽으면 좋을 것같다.

아들을 키우면서 하루에도 수백번씩 지옥을 오가고 명상과 수련으로도 해결이 안되서 차라리 안보고 만다는 장님 벙어리가 된다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방학이 끔찍했다면서 드디어 개학인데 이제 선생님은 어떻하냐는 걱정하는 말도 들어봤다. 그래도 그런 부모를 만나면 그 아이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끊임없이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방법을 찾고자 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결국에는 바른 방향으로 돌아온다. 방황도 하고 지독한 사춘기의 흔적을 남기기도 하지만 그들도 사실은 부모가 자신을 위한다는 것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노력하는 부모들에게 이런 해결방법도 있다는 희망과 혹은 당신이 잘못해서 아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위안을 준다. 책의 내용이 모두 옳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남자아이들이 똑같지 않기때문이다. 하지만 아들을 키우는 대부분의 부모에게 한번쯤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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