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수 없는 일이야 현대지성 클래식 16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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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 소설. 처음 들은 용어라 해도 유토피아를 안다면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미래를 부정적인 미래를 상상하여 그리는 소설. 미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싱클레어 루이스의 이 소설은 제목이 다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런 일이 일어났다. 그런데 분명 픽션인데 자꾸만 연관되는 누군가가, 혹은 어떠한 사건들이 그려진다.


1930년 미국의 경제와 정치가 어떠했는지 모르지만

소설속의 미국은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지니고 있었고 소수의 특권계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산층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경제적 성장을 희망한다. 가난한 노동자들은 그들의 경제적 부재를 정치와 기업탓으로 돌리고 있었고 공산주의를 외치는 이들은 다양한 사회주의 이론을 내세우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들어주게 하고자 모임 데모 등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나타난 대통령 후보 버즈라는 별명의 윈드립. 그는 타고난 배우의 기질로 많은 이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내용은 없는 껍데기 연설을 하면서도 사람들의 감성을 움직이는 연기력으로 호감을 산다. 그의 주위에는 그럴듯한 직업을 가졌지만 인생에 실패한 사기꾼, 협작꾼, 모의꾼, 혹은 모략을 꿈꾸는 정치인들이 모이고 그를 위해 선거운동을 펼친다.

버즈의 가장 큰 무기는 가난에 찌들리고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에게 경제적번영을 약속한 것이다. 마치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그리고 실제 대통령에 당선되고 그는 군대를 이용하여 미국을 통치한다. 군사독재를 통해 행정을 편제하고 언론을 검열하고 대학의 입을 막아버린다. 사법과 의회까지 자신의 손 아래 놓게 되어 그는 완전한 독재를 펼치게 된다.

주인공인 도리머스 제섭은 지성을 가지고 있으며 판단능력을 지녔으나 문제를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그저 도피하거나 혼자 씁쓸해하면서 어쩔 수 없다고 넘겨버린다. 윈드립의 후보 공약에 나타난 문제를 정확히 알고 그의 아내에게 비판하며 말하지만 거기서 끝난다. 오히려 윈드립 후보의 연설을 듣고 그 내용이 아닌 그의 연기력에 빠져 괜찮은 사람으로 치부해버린다.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나타난 많은 문제들을 보면서도 어떠한 행동을 보이지 않고 비난하거나 보지 못한 척 도피한다. 그러다 그의 가족에게 비극이 일어나고 늦게서야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총 38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윈드립이 후보로 올라온 시절, 윈드립이 대통령이 되어 독재정치를 하는 이야기, 도리머스제독의 문제를 인식하고 행동하는 이야기 정도로 대략 구성된다. 책의 인물들은 말한다. 민주주의가 만연한 미국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독재라는게 일어날 수 없어. 유럽과는 달라. 과연 그럴까?


개인적으로 윈드립이 후보에 있을 시절 공약선언이 있다. 여성들은 그 지위를 박탁하고 돈을 내지 않은 유대인은 핍박할 것이며 흑인들은 그 지위를 다 내려놓아야 한다. 너무나 드러나보이는 파시즘의 냄새를 왜 그들은 맡지 못했을까. 어째서 이런 글을 당당하게 그는 공약으로 내걸 수 있을까. 너무 억지스러운 설정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 소설 속, 이런 시대의 중산층이라면 과연 그런 것들을 생각할까라는 의심이 들었다. 경제가 어려운데 중산층인 나에게 너무나 자신있게 경제적 이익의 희망을 보여주는 그의 이야기는 솔깃할 것이다. 아마 다른 공약의 사소한 내용이나 문제는 인식하지 못했겠지. 설사 인식해도 무시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나의 이기주의가 부끄럽지만 나는 실제 내가 사는 지역의 이익을 위해 잘못된 점을 인식하면서도 내가 사는 곳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후보에게 투표했다. 하지만 나만 그런 것은 아니지 않을까?


히틀러가 생각나는 위드립. 윈드립의 독재정치를 보면서 떠올린 얼마전 가슴아프게 본 영화 1987.

싱클레어 루이스는 도리머스 제섭의 입을 빌어 있을 수 없는 일이야라고 외치지만 사실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은 있을 수 있는 일이야! 가 아닐까. 우리의 무관심과 정치에의 무지. 이기주의가 낳게 될 역사의 어두운 면에 대해 그는 경고하는게 아닐까.


트럼프의 당선 이후 조지오웰의 1984와 싱클레어 루이스의 있을 수 없는 일이야가 새롭게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그리고 한글로 번역되어 새롭게 우리나라에서도 재조명되고 있다. 우리에게 기회를 주는게 아닐까. 경고인 걸까.  경제가 어려워지면 슬그머니 고개를 드는 파시즘. 얼마전 정치적으로 큰 획을 그은 우리도 여기서 안심하고 자만할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우리의 권리를 위해 정치와 사회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세지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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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세계기록 2018 (기네스북) - 히어로 특별판: 실존하는 슈퍼 히어로들을 만나다! 기네스 세계기록
기네스 세계기록 지음, 신용우 옮김 / 이덴슬리벨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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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크고 화려한 책인줄 몰랐다. 보통 책의 2배정도 되는 사이즈에 동글동글 노란 빨강 무늬가 마치 입체인듯하게 빛이 났다.보는 각도에 따라 반사되는 작은 원의 빛이 생겨서 동글동글 돌아가는데 어떤 원리인지 모르겠지만 신기했다. 책의 표지부터 이건 뭔가 신기하다 싶기도 하고 시끄러운 책이구나 싶기도 했다. 어른이 되어 버린 나는 좀 피곤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이들은 난리가 났다. 시끄럽고 요란한 표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데 심지어 살아있는 슈퍼히어로라니!! 나도 어릴땐 기네스북에 흥미가 많았는데,, 싶은 생각에 픽 웃으면서 먼저 아이들에게 책을 양보했다.

막 이것저것 보는데 내용이 많아보인다. 한참을 보더니 정신이 없어 보지 못하겠다 하길래 무슨말인가 했는데 ㅎㅎ 책이 좀 정리가 안되어있다. 그리고 글자가 많다. 물론 사진도 있지만 사진 마다 설명이 필요하니 작은 글씨가 그 큰 책에 빼곡하게 들어있다.

처음부터 글자 하나하나 읽는 습관이 있어서 내가 보기에도 좀 버거웠다. 책읽는 방법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앞에 나오는 슈퍼히어로 연합은 평소 이런분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재밌게 볼 수 있다. 정신없는 2018년 기네스북의 심볼가같은 느낌이다. 가장 호기롭게 준비한 만큼 우리가 영화나 만화에서 봤던 히어로들의 실존형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다만 현실세계의 히어로는 실제로 지구를 위한 어떤 영웅적 행동을 하지 않기에 주제를 살펴보면 좀 실망스럽다. 하지만 인간의 한계까지 도전하고자 한 그들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낸다.

호크아이와 비견된 자, 가장 먼 거리에서 [발]로 화살을 쏴 표적을 맞춘 낸시 세프카.

프로페스 x의 텔레파시는 불가능하나 그와 닮은 것 하나. 휠체어 타기 최초로 휠체어로 공중 뒤틀기, 최초로 경사대를 이용한 높이뛰기, 수동 휠체어 한쪽 바퀴로만 균형 오래잡기 등 다수의 휠체어 기록 보유자인 에런 포더링험.

캡틴 프리즈라는 별명의 살아있는 아이스맨, 전신을 얼음에 직접 대고 오래버티기에 기록을 남겼는데 무려 1시간 53분 10초를 대고 있었다고 한다. 겨울이라 그런지 그의 기록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정상적인 몸은 아니야 ㅠㅜㅠㅜ

이외에도 불꽃인간, 사과분쇄기, 고무인간 등 특이한 많은 이들이 살아있는 슈퍼히어로로 이름을 당당하게 올렸다.

이들 이외에도 눈 가리고 과일 10종류 알아맞히기, 스퀴트 최다인원, 실내 가장 많이 장식된 전구(유니버설 스튜디오 싱가포르라는데 크리스마스에 정말 가보고 싶었다.), 번지점프해서 비스킷을 머그잔 안에 든 차에 담그기(뭐, 이런 구체적이고 쓸데없는 기록세우기가 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이걸 성공하기 위해 노력했을 그의 수많은 시간들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등등 다양한 도전들이 실려있다.


이제 흥미로운 도전을 다 보았으니 챕터별로 어떤 주제가 있는지 목차를 보고 살펴본다. 목차가 큰 도움이 되진 않지만 자신의 흥미분야를 찾는데는 어느정도 방향을 알려준다.

<지구, 동물, 슈퍼휴먼, 슈퍼히어로, 기록마니아, 모험, 사회, 예술과 미디어, 가학기술과 엔지니어링, 이동수단, 스포츠> 등 정말 중구난방주제들인데 마치 도서관에 가면 도서분류표가 나와있는데 그런 목록을 보는듯했다.

<가장 키가 큰, 가장 빠른, 가장 긴, 가장 무거운, 최연소, 가장 높은, 가장 무거운, 가장 수입이 많은, 최고령, 가장 비싼, 가장 작은> 등과 같이 각 주제 사이사이에 흥미있는 형용사주제어가 따로 있다.

한번 쭈욱 넘기면서 흥미로운 사진이나 부분을 먼저 들여야본다. 너무나 많은 내용이 있고 사진이 많아서 정신이 없지만 시간을 두고 천천히 본다 생각하면서 넘기다보면 꽤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오히려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었을 뿐. 세상에 이런것도 시도하는 사람이 있구나 싶어 놀랍다. 기네스라는 게 참 별의 별것이 다 올라온다.


애들도 나도 좋아하는 만화 속 기네스 기록은 함께 재밌게 구경했다. 보통 우리 싸우면 누가 이길까 라는 질문을 하는데 정답은 아니겠지만 그럴듯한 인물이 나온다. 책에 따르면 가장 힘 센 히어로는 '슈퍼맨' 헐크와의 대결에서도 3대2로 승리한다고 나온다. 가장 힘 센 악당인 슈퍼빌런은 고대 크립톤 행성의 괴물 둠스데이. 슈퍼맨을 죽이고 저스티스 리그를 궁지로 내몬 장본인. 헐,, 이게 따르면 개개인의 힘으로는 슈퍼빌런인 둠스데이가 최강인듯.


테디베어 최다 수집자는 희귀곰 8026개를 모은 재키 마일리, 작은 집에서 마을을 이룬다는데 거의 박물관보다 더한 수준인듯하다. 겨울이면 더 생각나는 스노볼의 최다수집가는 이미 두번이나 자가기록갱신한 중국인 웬디 수엔. 4059개가 있다고 한다. 그녀도 박물관소장님 각.

가장 무거운 자전거나 가장 큰 장난감 총, 가장 큰 놀이용카드, 가장 큰 샌들고 같은 가장 큰 챕터도 흥미로왔고 재미있었다. 남자아이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것들 중 많은 것이 여기 포함되는듯하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건 미디어 쪽, 책이나 영화관련한 기네스내용이다. 아무래도 아는 내용이 많으니 그런것 같다.


정말 잡다한 지식으로 가득한 책. 기네스북. 매년 갱신되어 나오는 책인줄은 알고 있으나 기대했던 것보다 눈을 확 사로잡지는 못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유익했다. 사람들과 이야기할때 툭툭 던질 수 있는 이야기거리가 생겼고 아이들에게 인간의 한계에 대해서 노력과 도전정신에 대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한번 보기에는 좀 어렵지만 집에 한권 쯤 소장해두고 심심할때 몇 장씩 읽어본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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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맑음 - 일본 아이노시마 고양이섬 사진집
하미 지음 / 반정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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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이노시마 고양이섬을 알고 있나요?

전 처음 들었습니다. 고양이섬이라니.. 뭔가 과연 일본답다 싶기도 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일까 기대도 됩니다.

두근두근 '' ''


기본적으로 전 게으른 지구인으로

집사자격이 없어요. ㅡ.,ㅡ

하지만 제 주위 친구들은 신기하게도 더 좋은 집사가 되기 위해 냥이들 앞에서 온갖 행동들을 합니다.

냥이가 좋아서 카메라를 사고

여행도 포기하고

놀다가도 앗!! 하더니 갑자기 냥이가 보고 싶다며 자기 집으로 간다고 하는 어처구니 없는 과도한 애정을 과시합니다.

보는 건 귀엽고 좋지만 애교도 없고 털도 날리는 고양이..

이 아이들이 요즘 자꾸만 귀여워집니다. 관심이 가요 ㅎㅎㅎ


그러던 중 마주한 책이 고양이 맑음.

처음에는 이 책을 읽고나서 냥이를 사랑하는 집사 친구에게 선물로 주려는 마음이었답니다. 후후후

빨간 커버지의 귀여운 고양이 사진을 보자마자 결정했죠.

그런데....

두둥,, 

책을 받고 한번 휘리리~! 넘겨보려던 저는 요가하러 가려던 계획도 잊어버리고 자리에 앉아 책 한권을 다 봐버렸어요.




그리고 다시 넘기면서 고양이들을 하나하나 쳐다봅니다.

아~! 앞에 나온 아이가 뒤에 다시 나와요. 아마 작가님이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아이인가 봅니다.

저는 다른 냥이가 더 좋아서 계속 쳐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그루밍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 



좀 더 색감과 컬러와 종이 좋았으면 좋겠다 싶은 아쉬움이 들어요.

보는 저도 그런데 작가님도 그런 마음이었겠다.. 책이 나오고 뿌듯함과 동시에 자신이 찍은 아이노시마 섬의 고양이들이 더 잘 보여지면 좋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들지 않았을까 문득 감정이입이 되서 괜히 에이~ 아쉬움 맘을 소리내어 털어봅니다.



제가 마음에 드는 사진 중 몇 장은 책장을 펼쳤을때 사이에 딱 끼어있어서 뭔가 잘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다 펼쳐버리기엔 책이 너무 아까워서 차마 다 펼치지는 못하고 손으로 조심조심 살짝살짝 넘기면서 온전한 모습을 상상하며 넘겼습니다.


총 15개의 짧은 주제로 올렸지만 다 보고 나면 하나의 고양이 일상을 그린 것 같은 그림이 머리에 그려져요. 적당히 주제를 나눠서 산책냥, 그루밍냥, 멀리 있는 냥, 바라보는 냥, 애교냥, 싸우는냥, 호기심냥, 함께냥, 조는냥 등등 13가지의 냥이의 모습을 다루게 되는데 귀엽기도 하고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입혀져서 애뜻하기도 합니다. 그들이 말을 걸지 않지만 말을 걸어줄 것 같은 착각도 들어요.



책을 읽은 후 아이노시마 섬을 검색해봤습니다. 이미 집사들에게는 고양이섬으로 조금씩 유명세를 타고 있나봅니다. 아무것도 없는 이 섬은 재밌게도 우리 조선통신사가 머물다 가던 곳이라 조선통신사에 대한 유물이 많다고 해요. 여기 고양이는 주로 길냥이들인데 주인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냥이도 있는데 주인이 그냥 편하게 풀어키우기도 해서 관광객들에게 먹이는 주지 말라고 경고한다고 하네요. 주인이 있든 없든 그곳의 주민들이 고양이를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고 있음이 편안하게 다가왔습니다. 주민이 500명, 고양이가 대략 100마리. 딱히 길냥이를 돌봐주거나 하지 않고 무심하게 자연상태로 놓아두기에 사진집에 보이는 길냥이들은 상처가 있고 털도 좀 엉기성기하고 막 예쁘기만 한 모습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들의 본연의 모습이 더 생생하게 다가와서 애뜻하고 더 사랑스럽게 보이는게 아닐까 싶네요.


일단 책을 덮었지만 기분좋은 생동감이 아직 절 살짝 들뜨게 합니다.

친구를 주기로 했지만 자꾸만 아까운 생각이 드네요 ㅎㅎ

그냥 한권 더 사서 주는건 어떨까 라고 생각합니다. 우울한 날, 힘든 날,, 고양이 맑음은 작은 위로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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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환율의 비밀 - 원화는 왜 급등락을 거듭하는가?
최기억 지음 / 이레미디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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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고 돈을 벌면서 이돈을 어떻게 활용해야 돈을 벌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궁금했지만 노력하지 않았고 남들 하는대로 적당히 적금에 넣고 적당히 펀드 등에 가입했다. 주식을 하면서 성공한 경우보다 실패한 경우를 더 많이 봤지만 펀드로 조금은 이익을 보기도 했고 부동산으로 대박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언제쯤 부동산으로 경제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궁금했다. 기본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을 조금 봤지만 아직도 회사의 재무제표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외국주식에 투자를 하려고 상담도 받았지만 그들도 예측하는게 달라 섣불리 시작을 못하고 왔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아무도 예측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금융시장은 마치 유기체와 같이 변화하기에 흐름을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대응해서 적응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듣고보니 그럴듯하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 어렵고 생소해서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렵지만 환율이 우리나라 경제의 모든것을 좌우하고 있는데 환율은 복잡한 국제정치의 흐름을 읽어야 하고 (물론 그럼에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환율은 금, 부동산, 금리, 주가, 유가에도 관련이 되어 있다. 즉 경제전반에 환율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내수시장이 작아서 수입과 수출을 외국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은 경우에는 더더욱 환율의 변화에 따라 경제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알고 있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정리해주니 좀 더 이해가 빨랐다.


대한민국 환율의 비밀은 일반인들도 환율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일반인이 알기에 조금 어려운 내용들도 있다. 하지만 원래 경제 용어 자체가 생소한 일반인들에게 충분한 예시를 들어가면서 하나하나 용어의 의미까지 구별해서 설명해준다. 지겹지 않은 개론서 느낌이다. 읽다보면 예전자료인 것 같은 내용도 있지만 최근의 국제정세까지 실어 놓고 있어서 아는 내용을 적용하기에도 좋다. 저자는 '비키니 섬의 거북이'의 예를 들어가며 일반인들도 환율을 알아야 내 재산과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수 있다고 한다. 확실히 전문가처럼 대응하는게 빠를 수는 없겠지만 왜 주가가 흔들리는지 국제정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것이 왜 우리나라의 경제에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1장에서는 우리나라가 왜 환율에 영향을 많이 받는지 그 전반에 대해 언급한다. 개인적으로 통일과 환율에 대한 시나리오를 독일의 화폐통합과 연관시킨 것이 재미있었다. 통일이 된 이후 경제적 상황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2장에서는 흥미유발을 위한 내용인듯 한데 브렉시트와 트럼프로 인한 세계적 경제 금융의 변화와 흐름을 설명해준다. 이를 읽으면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라 여러 나라가 제각기 다른 결과를 가지고 오는데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영향을 다 받기 때문에 혼자서 이를 짐작하려면 누적된 많은 정보들이 필요할 것 같다.

3-7장에서는 대표적인 나라들의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과 함께 경제적인 흐름을 설명한다. 가까운 나라인 일본은 경제적 강국인지 알았지만 그 역시 국제적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준기축통화로서의 엔화가 부럽기도 하고 그들 기업과 정책적인 부분을 우리가 따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미국과 거의 대등하리만치 성장가능성을 지닌 중국은 위안화, 그들의 화폐정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방향이 결정될 것 같다. 우리와도 민감한 관계를 지닌 나라이기에 그들의 문화와 경제적인 움직임을 좀 더 파악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시진핑의 정책 역시 우리에게 시사점이 되었으면 한다.

이후 기축통화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금융 역사를 읽다보면 그들의 군사적힘과 경제적입장으로 인해 독특한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들의 독특한 금융시스템도 독자적이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 살아 생전에는 이러한 경재패권이 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저자는 판단한다. 그러므로 그들의 정책을 앞으로도 주시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도 우리는 기본적인 금융, 특히 환율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한다.  

8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외환시장에서 실제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역의 사람들을 소개하고 9장에서는 마지막으로 이것저것 저자가 모아놓은 자투리 정보들을 던져놓고 마무리한다.


쉽지는 않지만 읽으면서 우리나라처럼 작은 나라에서, 경제적인 지원과 복지가 스웨덴처럼 잘 되어있지 않고 노후의 경제를 걱정해야 하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알아서 기본적인 것이라도 경제를 알아햐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저자는 책을 쓰지 않았을까 의미를 부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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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물에 비친 그림자의 기억
찰스 디킨스 지음, 김희정 옮김 / B612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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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를 여행하고 온지 벌써 2년이 되어간다. 처음으로 해외여행에서 차를 렌트했고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이태리 여행의 가장 잘한 선택이 렌트였다고 생각될 정도로 여기저기 잘 보고왔다. 힘들었는데 가장 아름다웠던 기억이 많아서 이탈리아에 대한 막연한 호감이 생겨버렸다. 유쾌한 사람들과 아름다운 풍경, 옛것이 고스란히 남아있지만 열심히 미래를 향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나라. 길게 생긴 영토라 북부와 남부의 차이가 꽤 확연했던 것도 재미있었다. 찰스디킨스도 나와 같은 애정어린 눈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그의 이탈리아 거의 전역을 여행하면서 (가족과 함께 다닌듯 하다.)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생생하게 묘사한 여행 에세이이다. 그냥 여행문과는 다르다. 이를 이제 설명하려고 한다.

찰스 디킨스는 문체가 확실한 편이다. 이 에세이 에서도 그의 다양한 작품이 생각나게 하는 특징들이 있는데 편한 자신의 일상 이야기를 풀어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신의 독특한 문체나 글을 쓰는 성향이 드러난다.

먼저, 섬세하고 자세한 묘사가 압권이다. 영화의 한 씬을 보면서 나오는 모든 사람 하나하나 배경과 날씨, 크고 작은 아주 세세한 소품 하나하나까지도 다 묘사하고 있다. 다양한 형용사와 미사여구가 동원되어 생각하기 싫어도 저절로 그림이 그려진다. 이태리의 여러 장소와 이동하는 중간의 모든 이야기가 이렇기에 사실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은 절대 아니다. 쓱쓱 속독을 할 수가 없다. 나에게는 그랬다. 중간중간 지겨워서 스킵하며 읽었지만 (뒤쪽의 내가 좋아하는 도시 베로나와 로마, 특히 피렌체를 어떻게 그렸는지 궁금해서 앞부분은 스킵했다가 다시 돌아가서 읽었다.)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충분히 상상하면서 머리속에 영상을 만들어라. 잔잔하지만 따뜻한 여행다큐가 하나 탄생할 것이다. 영화감독이라면 그 어떤 에드립과 재량을 허용하지 않는 듯한 꼼꼼하고 자세한 설명은 나와 다른 시대의 이태리를 여행한 디킨스의 눈이 되어 우리에게 전달된다.

둘째는 개성을 가진 인물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이다. 책을 보면서 그의 작품 중 가장 대표작인 올리버 트위스트나 두도시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는 인물에 대한 설명에 많은 시간과 문장을 투자한다. 꼼꼼한 그의 설명은 하나하나의 인물, 설사 지나가는 단역조차도 캐릭터를 입혀주고 살아움직이게 한다. 마치 연극대본같다. 이 책에도 많은 인물이 나오는데 하다못해 그의 마차를 끄는 용감한 안내원이나 마녀같은 감옥을 소개하는 할멈, 게임을 즐기는 남자아이들이나 로마에서 만난 영국여행객 무리인 인기많은 시크한 데이비스 부인 등..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많은 단역들이 나온다. 그들의 짧게는 한 페이지 길게는 두 세페이지에 걸쳐 그 장소에 대한 상세한 묘사와 함께 대사와 행동들이 설명된다. 그러면서 그의 모습은 색이 입혀지고 성격에 맞는 목소리가 생겨나며 표정까지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디킨스는 언어로 그림을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영상을 만들어 낸다.

셋째는 그의 문체나 세상을 보는 시간이 따뜻하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기억하는가. 세상 악하고 구두쇠에 못된 스쿠루지는 무서운 귀신, 영을 만나게 된다. 보통 이정도 이야기가 흐르면 공포물이 되어야 한다. 그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서운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찰스 디킨스는 이러한 무서운 대상에 대한 이야기도 웃으면서 볼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의 이야기 중에 차갑고 서늘한 것도 있다. ) 이태리를 여행하면서 보는 많은 것들 중에는 감옥이나 사형대, 고문도구가 있는 지하도 존재하는데 본인이 무섭고 소름끼친다고 쓰긴 했으나 그 장소에 대한 서술은 하나하나 따뜻하다. 심지어 어떤 부분은 희망적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참 따스한 느낌이 든다.

넷째번의 특징은 그의 솔직함의 매력이다. 나도 잘 아는 여러 고전의 작가가 등장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소설도, 미켈란젤로나 다 빈치와 같은 화가의 그림도, 뛰어난 건축물도 나온다. 그것에 대한 그의 평가가 참으로 솔직하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구애를 하고 사랑을 표현한다. 위대한 작품임에도 어떠한 이유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솔직하게 비판한다. 자신이 그림을 보는 눈이 없다고까지 이야기를 하는 대작가님이시다. 유명한 건물을 보면서도 별 감흥이 없다고 하기도 하고 콜로세움처럼 자신이 감명을 받은 건축물에 대해서는 한편의 시와 같은 문구들로 찬양을 해 놓았다. 실제로 이태리를 가서 많은 것들을 보면서 나도 생각과 감상이라는 것을 했는데 일부분 디킨스와 비슷한 생각을 한 것들이 있었다. 다만 그의 글을 읽으면서 이렇게 찬양하고 이렇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구나 라고 감탄을 했다. 그는 매력적인 뛰어난 문호이다.

책을 보면서 내가 실제로 다녀왔던 여러 장소에 대한 그 당시의 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다. 익숙한 성당이나 유명한 장소들이 나오는것을 보면서 다른 시대이지만 그도 나와 같은 그길을 걸었구나 라는 묘한 감동도 있었다. 전혀 다를 그 시대를 충분히 상상도 할 수 있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상상력을 요하기에 지루해질수도 있지만 이태리를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혹은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머리속으로 그림을 그려볼 수만 있다면 이 책은 분명 소장하고 싶은 책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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