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브랜드 성공 전략
신병철 지음 / 살림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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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06313855

 

 

개인 브랜드,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이 분야를 좀 더 알아보고 싶어서 읽었다. 빌리기 전에는 몰랐었는데 이 책은 2004년에 출간된 책. 10년 전 개인 브랜드를 논하는 책이 과연 지금이랑 잘 맞을까? 그런 의문으로 읽어내려갔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놀랐던 건 2004년 출간된 책인데도 10년 뒤인 지금 바라보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없다는 것. 지금 들어도 당장 대입할 만한 부분이 많은데 그 당시라면 얼마나 빠르게 개인 브랜드 시대를 예측했던 책인가 싶어서 감탄이 든다. 결국 10년 전이든, 최근이든 정설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10년 전에 이 책을 접한 사람이 이대로 개인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지 놀랍다. 요즘에는 1인 기업, 개인 브랜드, 퍼스널 브랜딩 등 꼭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존(zone) 안에서 전문가로서 활약하는 사람들이 주목받는 시대가 되었는데, 그 당시 '개인 브랜드'를 논했다는 건 정말 대단하다 싶다.

 

 

물론 10년 전이라 그런지, 몇몇 예들이 너무 낡아버렸다는 것. 연예인을 통해서 어떻게 개인 브랜드를 발전시키는지 보여주었는데 그 예들이 그때의 시대를 반영한 예라 지금에는 살짝 안 맞는 부분이 생겼다. 그치만 그건 하나의 예니까 지금 시대라면 누굴지 개인적으로 맞춰봐도 틀리지 않으니까 살짝 아쉬운 것뿐. 이 책의 부제가 자기계발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개인 브랜드의 시대다. 너 자신을 브랜딩하라!! 라고 쓰여 있는데 2004년부터 이렇게 외치고 다녔다니. 이제서야 여기에 관심을 가진 나는 10년 뒤.. 그래도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은 사람과 비교하면 그래도 늦을 때가 빠른 때겠지?라는 마음으로 위안.

 

'개인 브랜드 성공 전략'은 총 5장으로 나뉘어 있다.

1. 개인 브랜드의 시대가 오고 있다(브랜드 개념 수립) 2. 너 자신을 브랜딩하라(브랜드 성공 전략) 3. 가치 있는 나의 브랜드, 이렇게 관리하라(브랜드 관리 전략) 4. 소중한 나의 브랜드, 이렇게 알려라(브랜드 홍보 전략) 5. 개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통찰(브랜드 인사이트).

 

이 책은 브랜드란 무엇이며, 어떻게 개인 브랜드 콘셉트를 잡을 것인지, 그리고 그 개인 브랜드가 어떻게 고객에게 오래 기억되는지에 대해서 알려준다. 효과적으로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선 감성+고객+능력+지식이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특히 개인 브랜드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고 나면 그것과 관련이 있는 분야로 확장할 것. 예를 들면 가수 박진영이 '백댄서 > 가수 > 프로듀서'가 된 것처럼 어떤 분야에 관련성이 있도록. 그러면 고객이 브랜드를 받아들일 때 저항이 없고, 오히려 지지가 올라갈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4장의 브랜드 홍보 전략 부분. 브랜드를 홍보할 땐 '자신의 슬로건 만들기', '개인 홈페이지 만들기', '나 자신이 광고 대리인이 되기', '책을 쓰기'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전에 봤던 1만 시간의 법칙도 그러했고, 이 책에서도 전문가가 될 것을 먼저 일러주고 있다. 나는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고, 당장 전문가를 논할 수 없지만  앞으로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문가를 향해 한발 한발 내딛어야 할지 어떤 방향성을 알려준 것 같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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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이매망량애정사 세트 - 전2권 네오픽션 로맨스클럽
김나영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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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05932476

 

 


이매망량애정사는 인터파크 북앤기자단 리뷰어로서 처음으로 받은 신간도서였다. 표지에서부터 로맨스 소설임이 확연히 드러나는 아기자기한 느낌의 '이매망량애정사'는 제1회 네이버 웹소설 공모전의 대상 수상작이다. 웹소설이라 하면,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귀여니로 대변되던 그때가 절정이었다. 그때는 누구나 쉽게 의욕충만하게 작가라며 자신의 소설쯤 끄적댈 수 있었고, 누구인지 모르는 작가의 소설들을 꽤 많이 읽었다. 그런데 그렇게 한때 붐이었던 인터넷 소설(웹소설)의 붐도 작품성의 한계와, 이모티콘의 남발, 수두룩한 문법의 오류 등으로 조금씩 사그라들어갔다.

 

개인적으로 그 시절 이후, 몇몇 칙릿 소설들을 빼고는 흠뻑 빠져들어 로맨스 소설을 읽어볼 기회라곤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매망량애정사'의 신간도서를 전달받아서 꽤 오랜만에 로맨스 소설을 접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대표 포털에서 주최하는 웹소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짐작했지만, 글쓰는 것이 본업이 아닌, 신인 작가의 글이 이렇게 완성도가 높은 것에 깜짝 놀랐다.

소설의 배경은 조선으로, 도깨비와 인간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데, 단순히 사랑에만 포커스를 맞춘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인연도 중요한 이야기의 중심 소재가 되지만 그 안에는 자신의 꿈을 좇기 어려웠던 여성의 삶, 입신양명과 가문의 대를 이어야 한다는 남성의 숙명, 신분 차별 등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가 이 작품을 위해서 얼마나 공부를 했었을까 싶을 정도로 '논어', '맹자'와 같은 고전의 인용, 불교의 법문 등의 적절한 등장이 작품의 품위를 더하고 있다. 그리고 곳곳에서 어쩜 이렇게 표현이 고울까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수사들이 가득하다.

 

이 책의 띠지에는 '<성균관 스캔들>, <구사의 서> 애청자였다면 이제는 이 소설을 볼 때!'라고 쓰여 있는데, 굳이 그런 띠지의 문구가 없었어도 그렇게 생각했었을 듯하다. 어머니와 함께 살아야 했기에 남장을 해야 했던 여성은 꼭 성균관 스캔들을 보는 것 같았고, 인간이 아닌 도깨비와 사랑을 하는 것은 구가의 서를 떠올리게 했다. 월악산의 산신으로 자유를 마음껏 누리다 귀왕의 벌을 받고 피리 안에 갇힌 채로 인간 세계의 떨어진 도깨비 망량. 그는 누군가가 피리를 불면 피리에서 깨어나 어떤 소원이라도 들어주어야 하고, 그러고도 깨달음이 없으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채로 벌은 계속 된다. 대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반복된 삶 속에서 닿은 '이연'이라는 인물과의 만남은 그에게 자유에 대한 깨달음을 전달해나가는데.. 적지 않은 분량의 이 이야기의 얼개는 얼토당토 않고, 두 주인공외에 송백현, 김무원,  윤설희, 계향 등등 부차적 인물들도 매력적으로 그려져 작품에 이입하기에 수월하다. 당장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괜찮은 소설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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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람이다 - 만나고 헤어지는 일, 그 안에 사람이 있다
곽정은 지음 / 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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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05758927

 

 

곽정은을 알게 됐던 건 온스타일의 '소나기'라는 프로그램에서였던 것 같다. 당당하게 청중에게 사랑과 연애에 대해 이야기했던 그녀. 재미도 있고, 흥미를 끄는 강연이었기에 집중하고 봤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그녀를 다시 보게 된 건 '마녀사냥'이라는 프로그램에서(꼭 챙겨보는 건 아니지만). 연애를 하면서 힘든 일에 부딪히는 사연의 당사자들에게 정곡을 찌르는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곽정은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고, 방송을 볼 때는 몰랐던 그녀의 이혼사실을 알게 됐다. 아, 이혼을 했구나. 그리고 그녀가 낸 '내 사람이다'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담았다 하여 이혼을 하고 겪었던 일들에 포커스를 맞추고 자신의 심경을 이야기하는 줄 알고 책을 시켰다. 언제나 누가 들어도 명쾌한 조언을 해주는 그녀였기에 그녀는 헤어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걸까 싶어서.

 

책을 기다리면서 이토록 안달한 적이 있었는지. 무료배송도 아니었는데, 퇴근 길에 빨리 읽고 싶어서 급하게 주문했다. 금요일에 배송해준다더니, 월요일에 도착해 서점에서 살 걸 하는 후회를 했었던 책이었다. 그만큼 궁금했는데 직접 읽어보니 사실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이혼을 한 후에 심경도 있지만, 사실 그에 대한 포커스가 아니다. 여러 명의 사람들을 만났던 일화들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생각들을 담았다고 할까. 근데 조금 더 담담하고 감수성 느껴지는 글들을 생각했던 나에겐 통통 튀는 잡지 같은 이 책의 글이 당황스러웠다. 아무래도 코스모폴리탄 피처 에디터로 10년간 일해온 그녀였기에 그간의 문체들이 배어 있는 건지도 몰랐다. 알았으면서도 이 책에서까지 마녀사냥의 느낌, 소나기의 강연 느낌을 받고 싶진 않았는데 하는 생각. '쏘쿨'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왜 그래야하는 건지.

 

그리고 이 책에 등장했던 사람들이 일반 사람들이 마주하는 사람들로 되어 있는 건지도 의문. 각자 정말 특이한 사연들을 품은 사람들이긴 한데 너무 극으로 치우친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는 느낌이다. 예를 들면 해외에서 얘기도 해보지 않고 첫눈에 반했다며 메일로 자신의 마음을 받아달라는 고백을 하는 남자, 고작 술 한번 같이 한 사이에 '같이 도망가버리자'고 이야기하는 40대 유부남, 흔히 엄친아로 계속 여자를 수혈?받으면서 여자들을 재는 남자 등. 이런 사람들이 보통 주변에 있던가?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뭐랄까 자신이 상처받지 않을 정도만의 진심만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였다. 철저히 자신의 모습을 다 드러냈다고는 잘 모르겠다. 분명 내가 혼자 생각해왔던 방향하고 닮은 부분도 많았는데, '쏘쿨'이라는 단어가 그렇게 많이 등장한 걸 보면 스스로 그래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너무 가지는 것처럼도 보였고. 글로 접한 그녀의 매력은 tv를 통해 말했던 것보다는 사실 와닿지 않았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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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굿바이
이시다 이라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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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05512361

 

 

몇 년 전에 우연히 내 방 책장에 꽂힌 이후로, '언젠가 읽겠지'라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몇 번쯤 꺼내서 조금씩 읽어보긴 했었는데 이번에 다른 어떤 책보다 갑자기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동안 미뤘던 게 무색할 만큼 빠르게 읽어나갔다. 이미 이전에 이시다 이라가 썼던 다른 책들을 읽어봐서 작가에 대한 믿음은 있는 상태로 읽었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뭐랄까. 내가 그에게서 느낀 건 있어보이는 듯한 글을 쓰지 않는다는 것. 일부러 딱히 진지함을 유지하려고도 안하고, 곳곳에 왠지 모를 쿨함과 위트가 느껴지는 기분.

 

슬로 굿바이는 이시다 이라의 첫 단편집인 동시에 연애작품집이다. 그런데 다른 단편집들 치고 많은 수인 10개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울지 않아, 15분, You look good to me, 거짓 애인, 진주 컵, 꿈의 파수꾼, 낭만 Holiday, Heartless, 선線의 빛, 슬로 굿바이) 친절함이 느껴지는 작가 후기도 같이.

 

이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에게 받은 인상은  '밝다'라는 것. 분명 이야기의 전개로 보아 새드엔딩으로 마무리해도 될 것들도 은근히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해주는 경우가 많다. 이별의 과정 중에 있어도, 만나면서 갈등이 생겨도, 이별을 했어도 슬프지 않다. 그 추억을 곱씹으면서 미소지을 수 있는 마무리를 한다거나, 그동안의 갈등이 괜한 거였다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만들어버린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본 걸 꼽자면 꿈의 파수꾼. 시나리오 작가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여자, 그와 달리 자신의 꿈보다 그녀가 중요했던 남자. 꿈을 향한 그녀의 재능이 조금씩 빛날 때 남자의 심리가 좋다. 축하를 해주고 싶지만 사랑하는 그녀가 훨훨 날아가버릴까 막연히 축하해줄 수 없는 뒤틀린 마음. 소설 주인공만이 느끼는 특수한 감정이 아니라 보편적인 커플들이라면 누구나가 느껴볼 만한 것들이라는 생각에 끄덕이면서 볼 수 있다. 

꿈의 파수꾼은 읽을 때 더 좋았던 작품이었다면, 슬로 굿바이는 읽을 때보다 읽고 나서 여운이 남아서 더 좋은 작품이다. 2년 동안 만났던 남녀의 마지막 이별 데이트.  같이 소바를 먹고, 길을 걷고, 펌프스를 구경하고-. 마지막 이별 의식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진행된다. 그런 처절하지 않고, 질척대지 않는 그저 담담한 두 사람의 모습이 오히려 진하다.

 

 

덧) 이 책이 나에게 오기 전에 이 책을 골랐을 때, 사실 나는 이 책의 제목이 '슬로 굿바이'가 아닌 '솔로 굿바이'인 줄 알았다. 그래서 나중에 책을 다시 보게 되었을 때 당황하긴 했었는데, 연애집이라서 사랑도, 이별도 전부 들어가 있으니 내가 원하던 류의 이야기였음은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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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골리앗 -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
말콤 글래드웰 지음, 선대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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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04437543

 

 

 

'다윗과 골리앗'을 펴낸 21세기북스에서 이 책의 리뷰를 요청받았다. 아무래도 지난 번에 이 책의 저자인 '말콤 그래드웰'의 전작, '아웃라이어'의 리뷰를 썼기 때문인 것 같았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키워드를 이끌어낸 '아웃라이어'에 대한 느낌이 흥미로웠고, '피터 드러커'를 잇는 경영사상가로 인정을 받고 있는 말콤 글래드웰의 신작이라는 점이 끌려서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러나, 호기롭게 리뷰요청을 받아들였던 것과는 달리 이 책을 읽는 데는 꽤 오래 걸렸다.ㅠㅠ 참고문헌이 수록된 몇 페이지를 제외하고 나면 400p가 안 되는 분량으로 그렇게 두꺼운 것도 아닌데. 나의 게으름도 한몫했겠지만, 그의 전작이 그랬던 것처럼 흥미로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풀어나가는 방식이 좀 많이 어려웠다.    

 

쉽게 읽히는 글이 아니고, 표지도 제목도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가치를 인정해줄 만한 부분은, 강자와 약자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시선에 대한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방대한 사례들. 저자가 이 많은 사례를 위해서 인터뷰이들을 따라다니며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를 생각하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책은 총 3부 9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1부에서는 약점의 유리함, 강점의 불리함을, 2부에서는 바람직한 역경에 대한 이론, 3부에서는 힘의 한계를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1부의 3장 '아웃사이더의 자아 관념'의 상대적 박탈감과 큰 물고기-작은 연못 효과 이야기. 우리는 흔히 좋은 대학교에 가면, 자신의 전공을 살려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것에 대한 반론이었다. 이야기의 즉슨, 자신의 능력보다 좋은 학교에 가면 다른 학생들과의 성적과 같은 비교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어 오히려 자신의 전공을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하고, 자신이 원하던 바를 이루지 못하게 된다는 것. 큰 물고기-작은 연못 효과도 그와 관련된 맥락.

 

이 이야기가 특히 내게 와닿았던 건, 내가 대학을 다니는 동안 많이 생각했던 것과 겹치기 때문이었다. 나는 내가 생각하기에 나의 실력보다 더 좋은 학교를 갔고, 그래서 학교를 다니면서 무엇이든 잘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주눅이 참 많이 들었더랬다. 다들 영어를 잘했고, 제2외국어도 관심이 많았고, 모험심은 어찌나 많은지 혼자서도 세계를 여행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공모전, 동아리 같은 대외활동도 열심히 하고, 성적들도 너무 좋았다. 같은 동기라도 주눅이 드는데, 후배들일수록 점점 더 잘하면 잘했지 못하진 않았다. '아, 나는 내 수준보다 너무 높은 학교에 왔나보다' 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지금은 나아졌지만, 그때는 그게 조금 힘들었다. 그래서 '내가 우리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 갔으면 좀 더 아둥바둥 안하고 다닐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게 바로 상대적 박탈감&큰 물고기-작은 연못 효과와 관련 있던 얘기. 하지만 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큰 연못에 작은 물고기는 아니었던 것. 전공을 포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하위권에 머물지는 않았으니까.

 

사실 '다윗과 골리앗'은 리뷰요청을 받지 않았다면, 끝까지 읽어보지 않았을 책이었던 것 같다. 일도 바쁜데, 정신까지 힘들게 하는 책은 조금 지양하고 싶으니까, 그런데 읽고 나니 꽤 뿌듯하고, 머릿속에 많은 것들이 꽉꽉 들어찬 것 같은 기분이다. 강자와 약자는 이미 결정되어 있고, 바꾸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관심 있는 사람은 읽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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