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이매망량애정사 세트 - 전2권 네오픽션 로맨스클럽
김나영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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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yyn0521/205932476

 

 


이매망량애정사는 인터파크 북앤기자단 리뷰어로서 처음으로 받은 신간도서였다. 표지에서부터 로맨스 소설임이 확연히 드러나는 아기자기한 느낌의 '이매망량애정사'는 제1회 네이버 웹소설 공모전의 대상 수상작이다. 웹소설이라 하면,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귀여니로 대변되던 그때가 절정이었다. 그때는 누구나 쉽게 의욕충만하게 작가라며 자신의 소설쯤 끄적댈 수 있었고, 누구인지 모르는 작가의 소설들을 꽤 많이 읽었다. 그런데 그렇게 한때 붐이었던 인터넷 소설(웹소설)의 붐도 작품성의 한계와, 이모티콘의 남발, 수두룩한 문법의 오류 등으로 조금씩 사그라들어갔다.

 

개인적으로 그 시절 이후, 몇몇 칙릿 소설들을 빼고는 흠뻑 빠져들어 로맨스 소설을 읽어볼 기회라곤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매망량애정사'의 신간도서를 전달받아서 꽤 오랜만에 로맨스 소설을 접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대표 포털에서 주최하는 웹소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짐작했지만, 글쓰는 것이 본업이 아닌, 신인 작가의 글이 이렇게 완성도가 높은 것에 깜짝 놀랐다.

소설의 배경은 조선으로, 도깨비와 인간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데, 단순히 사랑에만 포커스를 맞춘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인연도 중요한 이야기의 중심 소재가 되지만 그 안에는 자신의 꿈을 좇기 어려웠던 여성의 삶, 입신양명과 가문의 대를 이어야 한다는 남성의 숙명, 신분 차별 등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가 이 작품을 위해서 얼마나 공부를 했었을까 싶을 정도로 '논어', '맹자'와 같은 고전의 인용, 불교의 법문 등의 적절한 등장이 작품의 품위를 더하고 있다. 그리고 곳곳에서 어쩜 이렇게 표현이 고울까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수사들이 가득하다.

 

이 책의 띠지에는 '<성균관 스캔들>, <구사의 서> 애청자였다면 이제는 이 소설을 볼 때!'라고 쓰여 있는데, 굳이 그런 띠지의 문구가 없었어도 그렇게 생각했었을 듯하다. 어머니와 함께 살아야 했기에 남장을 해야 했던 여성은 꼭 성균관 스캔들을 보는 것 같았고, 인간이 아닌 도깨비와 사랑을 하는 것은 구가의 서를 떠올리게 했다. 월악산의 산신으로 자유를 마음껏 누리다 귀왕의 벌을 받고 피리 안에 갇힌 채로 인간 세계의 떨어진 도깨비 망량. 그는 누군가가 피리를 불면 피리에서 깨어나 어떤 소원이라도 들어주어야 하고, 그러고도 깨달음이 없으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채로 벌은 계속 된다. 대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반복된 삶 속에서 닿은 '이연'이라는 인물과의 만남은 그에게 자유에 대한 깨달음을 전달해나가는데.. 적지 않은 분량의 이 이야기의 얼개는 얼토당토 않고, 두 주인공외에 송백현, 김무원,  윤설희, 계향 등등 부차적 인물들도 매력적으로 그려져 작품에 이입하기에 수월하다. 당장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괜찮은 소설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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