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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모자 ㅣ 철학하는 아이 9
앤드루 조이너 지음, 서남희 옮김, 김지은 해설 / 이마주 / 2018년 1월
평점 :
익숙해진다는것은 참 무서운 것이다.
하지만 편해지고 쉬워지는것때문에 익숙함을 떨쳐버리기가 쉽지않다.
앞선 세대의 삶을 보고 자라왔기에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드물다.
하지만, 분명 다른것은 그들이 살던 시대와 지금은 다른 시대라는것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엄마라는 이유로
늘 순종적이여야하고, 큰소리 내지 말아야하고, 집밖으로 멀리 나가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늘 들으면서 자라왔다.
그러다보니 나 스스로 여성이면서 여성의 인권에 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삶이 달라졌다.
행동반경이 내가 태어난 마을을 벗어나지 못하던 전 세대의 삶이 아니다.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배우고 알게 되었다.
내 어머니 세대들이 살았던 삶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한다고 말이다.
내가 해야할 일들을 하고 내가 누려야하는 것들은 당당하게 누려야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생각이 행동을 바꾸어야하는데...
그것이 참 쉽지않다.
내 행동이 달라져야한다는것을 알고는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기 힘들고.
내가 여자아이를 키우면서 내 어머니가 했던것처럼 여성스럽기를 강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때가 간혹 있어서 깜짝깜짝 놀란다.
내가 전세대에게 그렇게 자라왔기에 한 번에 바꾸는것은 정말 어려운것 같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대물림하면서 살 수는 없다.
나의 마음을 다잡아주는 책을 만났다.
생각을 견고히 한다면 행동도 언제가는 바뀔것이다.
당장 바뀌면 좋겠지만, 어느 순간 익숙함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깜짝깜짝 놀랜다.
그럴때는 다시금 책을 보면서 생각을 다진다.
그럴때 필요한 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마주의 [분홍모자] 이다.

분홍.
어쩌면 여성의 색이라는 낙인이 찍힌 색이다.
왜 꼭 분홍색을 써야하지?라는 의구심을 가지면서 책장을 넘겨봤다.

어느 동네의 모습이다.
모든 창이 닫혀 있는데 두집의 창가에 사람이 있다.

앞장의 창가에서 봤던 중년의 아주머니가 분홍색으로 모자를 뜨기 시작해요.
그리고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을 해요.
분홍모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없이 말이죠.

그러다 고양이의 실수로 모자는 집밖으로 여행을 떠나게되요.
나무에 걸린 모자를 발견한 아이들.
그런데 올라가서 분홍모자를 잡은 아이는 남자아이가 아닌 여자아이네요.
그래요.
꼭 남자아이만 나무를 잘 타란법은 없으니까 말이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글로 설명을 해주고 있지 않아요.
그림을 찬찬히 보면서 왜 이렇게 표현을 했을까?
골똘하게 생각해보는 재미가 있어요.
글자만 읽는다면 채 3분이 걸리지않는 얇은 책이죠.
하지만.
새롭게 태어난 분홍모자를 따라가면서 분홍모자가 겪는 일과 만나는 사람들을 가만히 살펴본다면 무릎을 딱! 치게 될꺼예요.
내가 고민하던 부분도 여기에서 해결이 되었어요.
전세대에게 배운 여성으로서 갖추어야할 태도.
그것보다 하나의 당당한 사람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 하는것 말이죠.

출처 여성신문 2017-01-21
분홍모자 이야기의 시작은 '세계여성공동행진'이라고 해요.
2017년 1월 21일 전세계에 일어난 행진말이죠.
여성 인권의 중요성,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해요.
위의 사진은 우리나라 강남역 행사 사진이예요.
여성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죠.
앞서 이야기한것처럼 익숙하고 편해서 그냥 넘어가는 것들이 많죠.
하지만, 앞으로 더 당당하게 살아갈 우리의 딸들을위해서 엄마들이
편안함을 조금씩은 떨쳐버려야한다고 생각해요.
분홍모자의 책속 주인공
소녀처럼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하나의 사람으로 말이죠.
저는 위 도서를 추천하면서 이마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