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집
황선미 지음, 전지나 그림 / 시공사 / 2021년 11월
평점 :
품절


황선미 작가의 작품이라 믿고 선택했다. 

청소년소설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그런데, 청소년 소설인가? 

내가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해서 그런지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도 쉬이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나에게도 기다리는 집이 있나? 

내가 오기를 기다리는 집이 있을까? 

그 집으로 달려가고 싶다. 


시공사의 [기다리는 집] 황선미 작가의 작품이다. 

2015년에 출간된 적이 있던 이야기가 새로운 옷을 입고 2021년

낙엽이 한창이던 가을에 이 책을 만났다. 

그리곤 한참 밀쳐 두었다. 

그리고 다시 책을 들고 다시 천천히 읽었다. 

처음 읽고 든 느낌이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해서 말이다. 


청소년 소설이라는 이름표를 달아서 인지 

내용은 단순하다. 

그리고 한숨에 읽히는 분량이다. 

하지만 책장을 덮고 나도 한참 상념에 사로 잡힌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집의 이미지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서 그런지 그림이 많다. 

이미지를 제시해주고 있어서 이야기에 더 집중이 된다. 

내가 상상하는 이미지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아파트 단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동네의 낡은 집이 낯선 모습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동네에 이런 집이 한 두 채 있었다. 

그래서 늘 어른들의 입방아를 맞던 집.

괜시리 근처에 가기 싫은 집. 

으스스한 그런 곳이 말이다. 

그때는 그저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책 속처럼 이런저런 문제들이 항상 일어나는 공간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어쩌면 내 기억 속의 그 낡은 집들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지 않았을까? 

애타게 기다리는 누군가를 만나기 전에는 쓰러질 수 없다고 힘겹게 감나무를 부여잡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낡은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주변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좋을텐데....

사실 나도 그러지 못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래도 그곳에 관심을 가져주는 동네 사람들을 보면서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더 험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공간인데...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했다. 


또 그 곁을 떠나지 못하는 아이의 애타는 마음을 보는 것이 아렸다. 

자신을 버린 사람인데.

부모라는 이유로 그곳을 서성이는 아이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그 아이는 부모와 연락이 되었을까? 

왜 자신의 아이들을 그곳에 두었을까? 

내가 버려진 아이라면 그곳에 다시 갔을까? 

어쩌면 만약이라는 것이 성립되지 않을 것이다. 

낡은 집은 기다리고 기다리다 자신이 기다리는 이를 만났다. 

그렇다면 그 아이들은 기다리는 부모를 만났을까?


아마도 내가 부모라서 아이들에게 더 감정이입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무심한 듯 하면서도 관심을 가져주는 떡집 영감님에게 참 고마운 마음이 든다. 

자신과 같은 세월을 보낸 집과 동네. 

지금은 그저 재산으로 가늠되지만 우리네 기억 속의 집들은 재산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나를 기다리는 집이 있을까? 

나도 그 집으로 달려가고 싶다. 


저는 위 도서를 추천하면서 시공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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