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반양장) -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89
이희영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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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부모를 고른다!

일반적인 상식을 완전히 뒤집는 이야기다.

표지의 고개를 살짝 내민 아이처럼 호기심을 가득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2018년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이희영작가의 [페인트]


독특한 설정이다.

더이상 아이를 낳기 기피하는 사람로 인해 다양한 출산장려 정책을 펼쳐보지만 소용이 없어진다.

결국 정부가 적극적인 개입을 하게 된다.

아이를 대신 키워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보육원과 비슷한 개념인듯하지만, 이 책속의 NC센터는 좀더 적극적이다.

NC센터에서는 외부와 차단되어서 안전하게 보육된다.

13살이 되면 아이들의 성향에 맞춰 부모가 추천되고 몇회의 부모 면접(parent’s interview)을 한 후 가족이 형성된다.

아이들이 부모를 직접 선택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세상의 모든 가족이 이렇게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가정도 존재하고, 이렇게 국가에 의해서 길러진 아이들와 부모 면접을 통해서 이루어진 가족도 존재하는 것이다.


NC센터는 국가기관이면서 이상적인 공간으로 그려진다.

<로봇헬퍼>가 모든 생활을 도와주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한다.

<가디언>들이 아이들을 관리하고 보호해준다.

아이들은 줄여서 '가디'라고 부른다.

가디들에 의해서 아이들 하나하나에 맞춤형으로 부모가 추천된다.

NC센터의 아이들은 부모 면접(parent’s interview)을 페인트라고 부른다.


이곳의 아이들은 이름이 아니라 고유의 식별체계로 불리우게된다.

1월에 선터에 들어온 아이는 남자는 제누, 여자는 재니

그리고 뒤에는 고유번호가 붙는다.

주인공은 <제누301>이다.

하지만 부모가 결정되면 이곳의 모든 기록은 삭제된다고 한다.

이름에 슬픈 이야기도 숨겨져있다.

센터의 아이들중 준과 주니가 많다고 한다.

도대체 왜 일까?


이야기를 읽으면서 불편한 부분이였다.

무책임한 성인들의 행동으로 인해서 이유없이 아이들은 갇혀서 지내게된다.

로봇과 가디들이 잘 관리를 해준다고 하지만, 어쨌거나 아이들은 구속을 당하고 있다.

부모를 선택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이 그리 녹녹하지도 않다.

NC센터에서 자란 아이들은 가족의 사랑에 목말라하고 있다.

이유없고 대가없는 사랑을 원하는 아이들에게 뭔가 계산적으로 부모를 추천해주고 가족을 만든다는것.

삶의 어느 순간에 필요에 의해서 가족을 만들려는 성인들의 모습이 씁쓸했다.


제누301은 17살이 되도록 부모를 선택하지 못했다.

여러번의 부모 면접을 경험하면서 꼭 부모가 있어야하는가?

자신에게 부모가 필요한가? 라는 질문을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를 궁금해 하기도한다.


처음 이책의 카피를 보고는 솔깃했다.

<청소년이 부모를 면접본다면?>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다.

하지만 이렇게 저렇게 계산해서 만난 사람들과 가정을 만들었다고 행복할까?

제누301처럼 자신에게 잘 보일려고 노력하는 성인들의 모습이 얼마나 역겨웠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청소년들에게 성교육을 하면서 책임에 대해서 강조를 하게된다.

늘 들었던 이야기이고 귀에 못이 박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 책을 읽게 한다면 따로 교육이 필요없을 것 같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사뭇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될것이다.

생명이 세상에 나온다는것.

자신을 낳아준 이와 온전한 사랑의 교감이 없는 아이들이 얼마나 공허한 삶을 살게되는지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하게 있는 가족을 만들기위해서 노력하는 NC센터 아이들을 보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질문이 든다.

NC센터에서 자란 아이들도 성인이 된다. 

성인이 되어서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들을 NC센터에 맡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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