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동네 보림 창작 그림책
이미나 지음 / 보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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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가슴 한켠이 아프다...

아마도 내가 나의 동네를 떠나온 사람이라 그럴것이다.


마지막 뒷장을 넘길때까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아쉬웠다.

그 옛동네에서 누군가를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나를 기억해주는 누군가 말이다.

동물친구들이 아닌.

나를 기억해주는

내가 기억하는 그 누구를 말이다.


보림의 [나의 동네]  

아이들이 이해하기는 조금 힘든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건 나의 편견일 수 있다.

어떤 아이들은 더 어린시절 살았던 동네가 벌써 사라져버린 아이들도 있을테니 말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책속으로 들어가보자.

가만히 표지를 보면 싱그러운 여름 누군가가 계단을 힘겹게 올라가고 있다.

저 사람은 누구지?

갑자기 나타난 이가 궁금한지 작은 새도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싱그러운 초록의 잎들이 생명력이 가득해서 기분이 좋아진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얼른 책장을 넘겼더니...

작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솔직히 처음 볼때는 이 부분을 지나치고 이야기를 만났다.

그래서 마지막 부분까지 의문을 가지고 작은 흥분을 가지고 봤던것 같다.

다시 책을 보면서 이 부분을 발견했다.

마지막에 있는

"우체부가 편지를 전해 줄 거예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어떤 이들은 무슨 소리야? 하겠지만,

눈치가 빠른 분이라면

표지에 등장했던 파란 모자를 쓰고 빨간 가방을 메고 자전거를 타고 있는 이의 정체를 알 수 있을것이다.

우리가 요즘 만나는 우체부는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그러나!

나의 옛 기억속에 있는 우체부의 전형적인 모습은 이렇다.

자전거를 타고 빨간 가방을 메고 있는 모습 말이다.(앗! 나의 나이가 드러난다 ㅜㅠ)

한동안 잊고 있었던 모습이다.

그래서 표지에서 한참을 보고도 찾아내지 못했다.

그저 자신이 살던 동네를 찾아가는 어린 아이의 모습이라고만 생각했다.

마지막 부분에 가서야

아하! 하면서 무릎을 쳤다.

 

내가 처음 이 책을 봤던 느낌대로 자전거탄 소년이라고 하겠다.

저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간다.

처음에는 글자없는 그림책이라고 생각했다.

화면 가득 그림만 있어서 말이다.

한참 그림을 보다가  

좌측상단에 한줄 있는 글자를 발견했다.

거의 모든 장면에 그림이 가득하다.

싱그러운 여름날

초록이 무성한 곳을 지나간다.

그런데...

뭔가 조금 이상하다.

너무 정리가 안된 마을.

차가 다니고, 건물이 반듯한것과는 달리 어수선한 마을

이 장면에서 가슴이 찡했다.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듯한 마을.

어쩌면 저 마을은 곧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누구를 찾아가는 것일까?

내가 걱정했던 부분이다.

이 마을은 사람이 살지 않는것 같다.

그런데...

저 자전거 탄 아이는 어디를 저렇게 열심히 갈까?

아이의 목적지가 궁금하다면 직접 책을 찾아서 보길 바란다.


사람들이 모두 떠나버린 마을.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 마을에는 사람이 아닌 다른것이 살고 있다.

초록의 식물들. 나비. 새. 고양이. 개....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곳에는 많은 것들이 있다.

또한 여기에 살던 이들의 기억까지 말이다.


내가 어릴때 살던 곳 또한

내가 기억하는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너무 다르다. 

위치는 그대로이지만, 모습이 너무나 달라서

같은 곳인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솔직히 굉장히 충격이였다.

내 어린시절의 추억이 모두 사라졌으니 말이다.

그곳을 보지 않았다면

기억속의 좋은 추억으로 남았을텐데...

완전히 달라진 그곳을 직접 눈으로 보는것은 참 힘든 일이였다.

글쓴이도 아마 그런 마음이 들었던것 같다.

그래도 완전히 달라지기전에 그곳을 이렇게라도 남길수 있어서 너무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한편으로는 우리의 좋은 기억은 추억으로 남는 것이다 .

영원히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변화하는것을 받아들여야하는데...

그것이 쉽지않다.


내 기억속의 장소가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어주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태어나서 한곳에서 살고 있는 우리집2호.

자신이 기억하는 곳이 사라지는 아픔을 아직 경험하지 못해서 그런지

책속의 그림에만 집중을 했다.

아마도 많은 아이들은 그림에 더 눈길이 갈 것이다.

그림책이 그래서 좋은 것이다.

같은것을 보지만, 보는 이에 따라서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니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은 시간이 지나서

어른이 되어서 다시 본다면

아마도 다른 느낌이 들것이다.


아이와 같은 추억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가졌다.

시간이 지나서 이 책을 같이 펼쳐보면서,

우리 주변에서 달라진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흥미롭고 재밌을것같다.


아이보다 내가 더 빠져서 봤던 [나의 동네]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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