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보이세요? 국민서관 그림동화 212
케나드 박 그림, 쿄 매클리어 글, 김선희 옮김 / 국민서관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글작가보다는 그림작가를 보고 단박에 선택한 책이다.

케나드 박의 전작인 [안녕, 가을]을 너무 재미있게 봐서 말이다.

부드러운 일러스트가 아주 인상적이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는데.

처음 느낌은 알쏭달쏭?!한 느낌이였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이지?

 

그리고 다시한번 천천히 책을 읽어봤다.

이 책을 만나는 분들도 천천히 여러번 읽어보길 권한다.

표지부터가 인상적인 책이다.

표지에 한장이 더 해져 있는것 같아서 겉표지를 벗겨봤더니

어머나! 표지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마주보고 있는 아이노란 작은새.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인듯한데 둘은 망원경으로 보고 있다.

 

겉표지를 벗겨보니 망원경을 내려놓고 미소를 지으면서 바라보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진다.

위의 두 장면의 다른점이 보이는가?

겉표지에는 안개가 가득해서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는데 안개가 걷히고 나서는 서로를 알아보고 웃고 있다.

왼쪽의 오리의 모습도 달라졌다.

안개속에 있을때는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못했고, 관심도 없다.

안개가 걷히고 나니, 주변의 일들에 관심을 보이듯한 모습들을 보인다.

 

표지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에는 이것이 어떤 것들을 이야기하는지 잘 몰랐다.

단순하게 안개라는것이 있으면 앞이 잘 안 보일수도 있다.

안개가 자연적으로 걷히고 나면 세상이 또렷해지는거 당연한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했다.

표지의 날개를 펴면 이런 글이 있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것도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작은 움직임.

하지만 책을 반복해서 보면서 조금 달리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되었다.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지지 감이 잡히는가?

 

표지 구경을 했으니 본격적으로 이야기속으로 들어가보자.

온통 얼음만이 가득한 얼음섬에 사람들이 얼음을 구경하러 온다.

그 곳에 사는 동물들은 사람들에게 관심이 하나도 없다.

단지 작은 노란색 휘파람새만 관심이 있다.

이런 새가 있을 수 있다.

사람을 좋아하는 동물이 있을수도 있는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 얼음섬에 작은 변화가 일어난다.

바다에서부터 다가온 안개가 섬을 전부 집어삼켜버렸다.

많던 관광객들도 떠나고 섬에 사는 동물들도 안개에 익숙해져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특히나 부엉이인지 올빼미의 말이 많이 와 닿았다.

"안개가 몰려온 거야.

가끔 이러쟎아.

그냥 잠자코 내버려 두자."

 

만약 내가 이 섬에 사는 동물이라도 부엉이처럼 이야기했을것이다.

자연스러운 일이고, 시간이 지나면 안개는 걷힐테니까 말이다.

 

자연스러운 안개를 걷어내려고 노력하는 작은 노란 휘파람새가 아마도 유별나 보였을것이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사람들은 더이상 얼음섬에 오지 않게 되고, 섬에 살던 동물들도 더이상 안개가 있기 전의 모습을 잊어버리기 시작했다. 작은 노란 휘파람새만이 안개가 오기전의 모습을 알려주려 부산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만약 나에게 작은 노란 휘파람새가 왔다면 어떻게 했을까?

이 얼음섬에 안개는 걷힐수 있을까?

어쩌면 부엉이 말처럼 시간이 지나면 걷힐수도 있을것이다.

안개가 자연스럽게 걷히길 무작정 기다려야만 할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우리의 작은 노란 휘파람새는 어떻게 할까?

 

 

질문을 많이 던지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을 처음봤을때는 그다지 질문도 던지지않고 무심하게 봤다.

그래서 작가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뭔가 다른 이야기가 숨어있을것 같은 생각에 몇번을 꼽씹어봤다.

 

아이들을위한 그림책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아이들만을 위한 책은 아닌것 같다.

지난 겨울 촛불을 들고 추운 광장에 모였던 경험이 있는 우리로써는 안개를 당연하게 여기는 다른 동물들을 달리 봐야할것이다.

그리고 이 책과 그때의 장면들을 설명해줘야할것같다.

어쩌면 광장의 촛불을 아이들에게 이해시키기는 힘들겠지만, 얼음섬의 안개로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지 알려줄 수 있을것이다.

 

가볍게 읽기 시작한 책이 묵직한 울림을 준다.

 

저는 위 도서를 추천하면서 국민서관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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