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퓨징 - 분노 해소의 기술
조셉 슈랜드 & 리 디바인 지음, 서영조 옮김 / 더퀘스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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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밀집된 사회에 살다보면 사람과의 관계에서 수많은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옛날처럼 땅과 하늘과 바다를 보면서 그 속에서 노동을 통해 사람을 대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사회에 비하면 지금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직업과 관련된 수많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 자신의 위치가 정립되기 마련이다.

 

그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짜증과 분노, 그리고 심지어는 타인을 해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언론에 보도되는 수많은 사건들은 별거 아닌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며 그 폭발된 분노는 그 사람의 운명까지도 망쳐버리는 불행에 이르게 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럼 이런 ‘분노조절장애’가 만연하고 있는 이 사회에서 분노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참아야만 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에 대해 이 책의 저자인 하버드의대 전임강사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죠셉 슈랜드 박사는 분노는 참는 것이 아니라 ‘해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해체한다는 의미에 대해 저자는 분노가 생겨나는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분노의 원인은 질투와 의심에서 발생한다고 말하는데 어떤 사람이 나보다 많은 자산이나 영역,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질투, 그리고 원초적으로 내가 가진 것을 누가 빼앗아 가면 어쩌나하는 불안한 심리 속에 시작된 감정이 의심인데 의심이 결국 짜증과 분노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사람의 변연계와 전전두엽에 대한 설명이다. 변연계는 파충류의 뇌에도 사람의 뇌에도 있는 부분으로 감정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라고 한다. 미움, 시기, 질투, 기쁨, 사랑의 감정이 이곳 변연계에서 시작된다고 하며, 전전두엽은 인류의 진화과정중 가장 늦게 발달된 부분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공감하며,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만드는 뇌의 앞부분을 말한다.

저자는 분노를 통제하는 과정에서 전전두엽의 사용을 권장한다. 즉 분노가 일어나면 분노가 가져올 행동을 예측하고, 또 한 가지는 ‘마음 이론’에 따라 그 사람의 입장에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즉 당신의 차 앞에 갑자기 끼어든 앞차를 세우고 뒤 트렁크에 있는 야구방망이를 들고 앞차를 두드려 부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당연히 당신은 쇠고랑을 찰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너무나도 급한 일로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분노는 사그라진다고 말한다.

 

p81 “화를 붙들고 있는 것은 뜨거운 석탄을 손에 쥐고 누군가에게 던지려고 하는 것과 같다. 석탄에 손을 데는 것은 결국 우리자신이다.”라는 부처의 말은 진리다.

라는 말처럼 분노를 통해 가장 많이 상처받는 사람은 자신이라는 천고불변의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분노는 결국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일으키고 몸의 혈압을 상승시키며 결국은 건강까지 해치는 역할을 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한다면 전전두엽을 이용하여 분노를 해체하는 것은 필수적인 것이다.

 

저자는 분노의 해체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존중하기, 공감하기, 분노를 언어화하여 제대로 말하기, 감사 표현하기를 제시한다.

 

누군가 당신에게 화를 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결국 우리 속담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말과 통하는 것이다.

화가 난 사람에게 화를 같이 내는 것은 기름에 불을 붙이는 격이니 오히려 차분하고 안정된 말투로 그가 화난 부분을 이해하라는 말이다.

공감한다는 것은 결국 ‘대접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타심을 가지고 남을 돕거나 이해주는 것이 사회를 바꾸고 왕따나 학교폭력을 없애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늘 감사하며 살아라. 라고 종교는 말하지만 그걸 실천하는 것은 싶지 않다. 하지만 저자는 감사를 표현하는 것만이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나타내는 것이며, 존중받는 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이 화를 내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부부나 자녀들과의 관계에서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행동에 대해, 오히려 자꾸 고맙다는 표현을 한다면 많은 것이 바뀌고 서로에 대한 믿음도 훨씬 더 견고 해진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돌아보니 다 알고 있는 것들이지만 실천이 안 되는 부분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는 구체적인 의학적 사실과 실험들을 통해 그 당연성을 증명해주고 논리적이며 분석적으로 화를 풀어낸다.

의심과 질투속가 만들어내는 분노, 그것을 참는 것이 아니라 해체한다면 사람들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들이 긍정과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일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변연계 모드가 아닌 전전두엽모드로 내 마음을 세팅해보는 것이 어떨까?

 

p20 자신의 분노를 다스리고, 다른 사람들의 분노에 대처하는 것은 바로 이렇게 분노를 ‘느끼는’데에서 분노에 대해 ‘생각하는 것’으로 관점을 옮김으로써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디퓨징이다.

p30 분노는 우리 개개인을 엄청난 힘으로 지배하며, 관계·커리어·교육·경험·건강 등 우리 삶 모든 면에서 흐름을 바꾸거나 치명적인 손상을 남길 정도로 영향을 끼친다.

p58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그의 분노는 그의 책임이다. 분노로 인한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바로 그 자신이다.

p91 화가 난 뇌를 머리에 이고 돌아다니면, 주변 세상의 단서들을 잘못 인식하고 중립적인 자극에 화를 낼 것이다.

p103 질투는 나에게는 없는 것을 다른 사람은 갖고 있다는 사실에 억울함을 느끼는 것이다. ‘욕망하지만 가지지 못한 것’에 집중할 때 진정한 고통이 생긴다.

p141 표정의 힘을 기억하라. 우리가 친근하게 보일수록 상대방에게 믿음을 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p200 고객 서비스 전문가들은 모든 고객을 존중하며 공손하게 대하고 고객이 겪은 일에 공감해 주는 훈련을 받는다. 상대를 존중하는 효과적인 행동 가운데 하나가 침착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p266 나는 편안하고 차분하며 상대를 존중하는 어조로 말을 하면 분노한 십대나 정신질환이 있는 성인의 분노를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p330 ‘존중’이 바로 분노의 해체, 즉 디퓨징의 본질이다.

p334 이성적인 뇌를 이용하여 분노를 현명하게 해체하는 것, 이것이 바로 디퓨징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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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 - 최고의 과학자 13인이 들려주는 나의 삶과 존재 그리고 우주
슈테판 클라인 지음, 전대호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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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원리가 지배하는 세상에 살면서 과학자들은 어떤 사람인지 무지한 게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인류의 과학사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되는 13명의 과학자를 만나 인터뷰한 형식의 책으로 과학의 내용이외에도 과학자의 철학, 종교, 개인사까지도 거침없는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듣는다.

 

심지어는 16세기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의 대담도 들어가 있는데, 그의 저서를 근거로 가상형식의 인터뷰까지도 실어놨으니, 과학자의 개인적 철학이나 관심, 밝히기 어려운 생각까지도 종종 듣게 되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객관성이 생명인 과학에서 조차 과학자 개인의 이력과 문화적 뿌리가 그의 관심사를 규정하고 심지어는 역자말대로 과학의 보편성과 과학자의 개별성이 이룬 팽팽한 긴장이 과학의 아름다움의 근원인지 모른다는 말은 과학자들의 성격과 관심사, 개인적인 고민 속에 과학의 객관적인 이론이 빛을 발하게 됨을 이해하게 된다.

 

p17 “과학자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지능이 아니라 끈기다. 고집에 가까운 끈기, 후퇴와 자기회의에 굴하지 않는, 특히 경쟁에 아랑곳하지 않는 끈기 말이다.”

인터뷰를 진행한 과학자이자 과학컬럼니스트인 슈테판 클라인은 과학자는 한 번의 성공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실패와 실망을 대가로 지불해야 되는지, 늘 성공한 연구소식을 접하는 대중들에게 과학은 오히려 인내와 고집의 길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유기화학 반응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법칙을 발견하여 노벨화학상을 받은 로알드 호프만은 재미있게도 시인이며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일종의 욕구, 수수께끼를 풀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이야기 한다.

p31 우리의 지성은 패턴을 추구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어요. 간단히 말해서 단순한 것을 선호해요.

p32 아름다움은 긴장에서 나와요. 질서와 무질서 사이의 긴장, 단순함과 복잡함 사이의 긴장.

 

퀘이사 연구를 통해 빅뱅의 증거를 제시한 마틴 리스는 슈테판 클라인의 연구해볼 만한 경이로운 대상이 눈앞에 많은데 왜 저 멀리 있는 별을 연구하냐는 짓궂은 질문에 “바로 우리 자신이 다름 아니라 별이 남긴 먼지”인데 어찌 별을 연구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즉 별을 연구하는 것이 우리 자신의 본질을 밝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물질이 고작 전우주의 4%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도 이야기 해준다.

p64 우주의 거의 4분의 3이 암흑에너지로 되어 있거든요. 게다가 나머지 4분의 1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암흑물질입니다. …… 그럼, 우리가 아는 물질은 뭐냐고요? 그런 익숙한 물질은 우주에서 고작 4퍼센트를 차지해요.

 

신경생물학자이자 독일 최고 권위의 과학자상인 라이프니츠 상을 받은 한나 모니어는 뇌의 기억을 연구하는 뇌과학자이다.

그녀는 소수민족인 작센 족 출신으로 힘들게 고향을 등지며 살았던 세월을 이야기하는 인간적인 과학자이며, 수백만 개의 뉴런이 조화롭게 활동하도록 만드는 중간뉴런을 연구 중이다. 중간뉴런이 잘 협동해야만 우리가 과거 장면을 회상할 수 있다.

p86 뇌에 새로 들어온 모든 신호는 곧바로 이미 저장되어 있는 정보와 비교되거든요. 우리는 늙을수록 무언가에 감동하기가 더 어려워지는데, 그 이유 중에 얕잡아 볼 수 없는 하나가 이 비교 과정이에요.

p88 아무튼 모든 기억 하나하나가 우리 뇌의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압니다. 이 통찰에 입각해서 미구 인지심리학자 다니엘 스캑터는 “우리는 기억이다.”라는 주장까지 내놓았고요.

 

1514년 로마에 살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자신이 시체를 해부를 한 이유와 동맥경화현상의 발견에 대해 이야기 하며 자신의 글은 수리과학을 이해해야만 알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p114 사람은 정신을 끊임없이 사용해야 해요. 우리가 편안함에 빠져들면, 정신은 마치 그 면도날처럼 금세 날카로움을 잃고 추한 무지의 녹에 덮여 볼품없게 되지요.

원시 말벌 종을 연구하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행동과학자중 한명인 라가벤드라 가닥카는 취미 삼아 관찰했던 말벌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과학자다.

그는 말벌 관찰을 통해 비용과 이익의 비율이 협동의 강도를 결정한다는 원리를 밝혔다.

p122 말벌뿐 아니라 꿀벌과 개미를 봐도 수컷은 잉여라는 사실을 더없이 분명하게 알 수 있어요.

p134 보살핌을 받은 사람은 거의 예외 없이 보답을 합니다. 반면에 말벌은 아무 보답도 하지 않아요. 그래서 말벌을 보살피면, 참된 헌신을 배우게 돼요.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아이들이 자연과 친해지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신경경제학의 대가인 에른스트 페르는 사람들이 정의와 부정의에 대한 판단에 대해 연구하며 도덕적위기가 심각하다고 경고한다.

p145 이타심 유전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 비슷한 유전자가 실제로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 하는 단서는 확보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무언가를 타인과 나눠 갖는 놀이를 시켜보면, 일란성 쌍둥이들은 놀랄 만큼 유사하게 행동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현재 우리 팀은 이타심의 유전적 토대를 밝히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p157 막스 프리쉬는 인류 역사의 모든 혁명가가 행복이 아니라 정의를 약속했다는 사실이 참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p158 일부 최고경영자들은 탁월한 실적 때문에 어마어마한 연봉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이런 부정의는 한 사회 전체의 자기 이해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어요. 지금 우리는 경제 위기에만 빠져 있는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도덕적위기가 훨씬 심각합니다.

 

파푸아뉴기니를 24회나 탐사한 쓸개의 관한 전문가이자 『총균쇠』와 『문명의 붕괴』의 저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왜 의학을 공부하던 사람이 인류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책을 쓰는 전문가가 되었는지 이야기 해준다.

p289 인종주의는 모든 오류를 통틀어 그 대가가 가장 큰 오류의 하나입니다.

p295 알카에다의 등장에는 많은 원인이 있습니다. 자연적인 생활환경의 몰락도 한 원인이고요. 삶의 처지가 척박해지면 사람들은 극단적인 집단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리학자이자 우주의 탄생과 구조에 대한 우리의 생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스티븐 와인버그는 왜 과학자들이 법칙을 찾기를 원하고 단순한 모형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를 바라는지, 그리고 유대교집안에서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며, 종교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를 대답하게 한다.

p316 우리가 궁극의 이론을 추구하면서 아무리 멀리 나아가더라도, 우리는 왜 자연법칙이 지금 이대로인지 영원히 알아내지 못할 거예요. 비밀은 끝내 남을 겁니다.

p319 다른 맥락에서도 종교는 내가 보기에 이득보다 해악을 더 많이 가져옵니다.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온갖 종교전쟁을 생각해보세요. 지금 많은 서양인들은 호전적인 이슬람 세력을 두려워합니다. 16세기와 17세기에는 기독교 세력이 잔인한 짓을 서슴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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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보급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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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기가 힘든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어렸을 적 뒷동산에 올라 쏟아질 빛나던 하늘의 촘촘한 별들은 가로등불과 휘황하게 밝은 네온사인들, 그리고 큰 건물들의 빛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가끔 여행간 밤 바닷가의 모래사장에 누워 쏟아지듯 빛나는 별을 보며 북두칠성과 북극성을 찾고 하늘을 바라보던 기억들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저에게 별은 과학적분석의 대상이기 보다는 순수한 감성적 어떤 이미지를 간직한 것 같습니다.

그 아름다운 별들이 인간이 만든 빛속에 잊히듯 우리도 우주를 잊고 살고 있습니다. 우주를 잊고 산다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그리고 우리가 찰나의 존재라는 잊고 산다는 것이라는 것을 이 책 『코스모스』를 보면 절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하늘의 별을 잊어버리고 산다는 것이 대수가 아니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이 전쟁과 환경오염 그리고 핵폭탄 등의 범지구적 재앙을 가져올지고 모르는 지독한 이기주의적 국가관으로 지구를 위협하고 있다고 본다면 범지구적관점을 가지는 것이 이런 문제의 근본 해결책이 될지도 모른다는 칼세이건의 외침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절실한 인간의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전우주적 관념에서 본다면 인간은 지극히 귀중한 존재이니까요.

 

p674 인간은 지구라고 불리는 이 자그마한 행성에서만 사는 존재이다. 우리는 희귀종인 동시에 멸종 위기종이다. 우주적 시각에서 볼 때 우리는 하나하나가 모두 귀중하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너와 다른 생각을 주장한다고 해서 그를 죽인다거나 미워해서야 되겠는가? 절대로 안 된다. 왜냐하면 수천억 개나 되는 수많은 은하들 중에서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단순한 과학 서적으로 생각하고 읽었던 이 책에는 유전자와 원자, 양성자, 쿼크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우주와 은하의 이야기도 담겨있습니다.

인간은 무엇인가라고 하는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과학의 답변과 더불어 인간이 왜 귀중한지, 그리고 그 인간은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생각들이 담겨있습니다.

 

과학 서적에 이런 인문학적 생각까지 녹여낼 수 있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30년이 지나서도 사랑받고 있다는 자체 또한 과학 서적으로는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10년이라는 세월도 과학의 발전을 본다면 비약적일 터인데 30년 넘게 살아남은 과학 서적이라면 무조건 읽어봐도 될 것 같습니다.

 

2500년 전 이오니아의 학자들과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이야기, 그리고 그 과학자들의 잊혀진 이야기가 중세의 어둠속에 갇혀 있다가 르네상스 이후에 근대 과학의 탐구로 이어졌던 과학사적 이야기와, 조르다노 브루노의 우주관, 케플러의 행성의 타원운동 과학사와 과학이야기들을 쉽게 풀어서 이야기해주는 이 책은 700페이지가 넘지만 쉽게 읽힐 뿐만 아니라 재미있기까지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는 동안 힘들 일들이 있었습니다. 힘든 일이라는 것이 우주적 관점에서 본다면 얼마나 작은 일이면, 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질 일 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의 욕심으로 어떤 일을 보기 보다는 그 욕심을 버리고 어떤 일을 바라봐야만 그 일이 제대로 보인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칼세이건은 지구는 우리은하에서도 변두리에 속하며 한없이 작은 존재이지만 왜 열심히 충실하게 살아야 하고, 우주를 바라봐야 하는지 이야기 해줍니다.

 

p631 이제야 우리는 스스로를 1조개의 별들을 각각 거느린 1조 개의 은하들이 여기저기 점점이 떠 있는 저 광막한 우주의 바다에 부질없이 떠다니는 초라한 존재로 보고 있다.

 

초라하지만 귀중한 인간을 생각하며 읽어보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없을 듯합니다.

참고로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는 13부작의 코스모스 다큐도 방영되었는데, 이것과 같이 보면 이 책의 내용이 정말 잘 이해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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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내 몸 사용 설명서 내 몸 시리즈 1
마이클 로이젠.메멧 오즈 지음, 유태우 옮김 / 김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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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관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TV만 틀어도 수많은 의학 패널들과 전문가들의 건강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각종 다큐를 통해서도 수많은 의학정보를 접하게 마련입니다. 물론 이런 것들이 나쁘다기보다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나의 건강을 챙기게 하고 건강하게 살 생각을 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기능도 분명히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즉 단편적인 지식들을 침소봉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병이 들어 있는 사람이라든지, 특수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들도 많은 것도 많을뿐더러, 의학프로그램을 가장한 병원이나 검증되지 않은 시술방법, 어떤 약, 식품선전인 경우도 상당히 많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이 좋은지, TV에서 권하듯 수많은 건강검진을 받고, 심한 경우는 조금만 아파도 큰 병원부터 찾아가야 직성이 풀리고, 가벼운 감기부터 항생제를 투여하기를 바라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제가 말한 침소봉대라는 것도 이런 의미입니다. 대부분의 질병들이 큰 검진부터 할 것이 아니라, 역으로 내 몸을 챙겨 나가면서 이겨 나갈 수 있으며, 정기적 건강검진만으로도 유전적 소인이나 만성질환을 가가지 않았다면 충분히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벼운 감기에 항생제를 쓰면 유익한 우리 몸의 세균까지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 물과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하고 쉬면 약을 먹지 않아도 좋아진다는 것들을 알아야합니다.

 

이 책 『내몸사용설명서』는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유용합니다.

몸을 전반적으로 파악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치료가 아닌 건강하게 살기, 젊게 살기에 초점을 맞춰주고 있습니다.

p19 “내몸사용설명서』에는 건강한 삶을 위해 당신이 지켜야 할 10여 가지 원칙이 담겨있다. 그 가운데 5가지만 잘 지켜도 생명 연장의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더불어 삶의 질 또한 향상되는 극적인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혈압조절, 금연, 날마다 30분씩 운동하기, 스트레스 조절,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적절한 영양 섭취, 이렇게 5가지이다. 이 다섯 가지를 실천한다면 앞으로 10년 동안 당신이 죽거나 심각한 질병에 걸릴 가능성은 같은 나이의 다른 사람들의 10%에 불과할 것이다. 내기? 해도 좋다!”

 

이 책의 저자는 건강을 챙기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젊게 사는 법, 유용한 음식들까지도 다루고 있습니다. 어떻게 건강하게 살 것인지를 쉽게 이야기 해줌으로 써 범람하고 있는 수많은 건강정보중에서 도움이 되는 것들을 합리적으로 가려내게 하며, 내 몸의 변화와 어떤 질병에 걸릴지를 예측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적절히 대비할 수 있게 해줍니다.

 

단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많은 영양분들이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보충제를 통해 먹을 것을 권유하고 있는 데, 이것은 최신 의학경향성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즉, 글루코사민이 관절염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나, 종합영양제나 비타민D 보충제가 오히려 추적조사 결과 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2012년에 발행된 데이비드 B. 아구스가 지은『질병의 종말』을 볼 때는 보충제가 아닌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통해 섭취해 나가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해부학부터 각 기관의 작용과 질병들의 관리방법, 더 젊게 하기 작전으로 명명한 여러 가지 방법을 순서대로 설명해주는 이 책은 당신의 노력이 당신의 건강을 바꾸며, 생활방식의 변화를 통해 더 젊게 살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p20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의 70% 이상 당신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50세가 되면 생활방식이 어떻게 늙어 가는가의 80%를 결정하고, 유전이나 체질은 겨우 20%정도밖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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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의 탄생 - 우리는 왜, 어떻게 질병에 걸리는가
홍윤철 지음 / 사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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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의 해독으로 인류는 질병의 탈출을 꿈꾸었다. 암의 정복이나 만성질환인 당뇨의 극복 등이 이를 통해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했으며, 그래서 인류의 유전자의 해독이 발표되었을 때 전 세계는 환호했다. 그러나 이는 단견임이 드러난다. 즉, 유전자로 인해 발병되는 만성질환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암의 경우도 유전자를 물려받아 생기는 암은 5%미만이다. 그럼 무엇인가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그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의 답이 이 책에 들어있다. 그 답은 인간은 유전자로 인해 존재하지만, 그 유전자는 환경의 변화로 인해 변화하고 영향을 받고 있음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즉 인류가 1만년동안 겪었던 환경의 변화를 빼놓고 질병만을 보는 우를 범했다는 것이다.

인류의 출현이 대략 5-6백만 전이라고 하며 현생인류와 해부학적으로 거의 같은 구조를 가진 인류의 출현 10만 년 전이라고 한다. 인류는 수많은 시간을 아프리카에서 살다가 5만 년 전쯤 이동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그리고 증가된 인구와 환경의 변화에 의해 1만년쯤 농경사회가 시작된다. 즉 문명의 시작이 이루어진다.

 

수렵채집사회와는 다르게 농경사회의 인류는 군집을 이루었으며, 잉여농산물의 생산으로 빈부와 지배계급, 정치가 생기게 된다. 그러면서 인류는 수렵사회와는 다른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현대문명에서 보는 질병들이 출현되기 시작한 것이다. 즉 지배계급들은 영양과잉으로 인한 질병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식생자체의 혁명적 변화는 더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었을 수는 있어도, 수십, 수백만 년간 적응되어 온 인류의 유전자는 대 혼란을 겪게 된다.

수렵, 채집, 궁핍에 최적화된 유전자가 곡물로 인한 단순화된 영양분과 잉여 칼로리, 가축과의 공존으로 인한 감염병에 적응해야 되는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수렵채집사회에서는 없던 질병의 출현은 결국 문명에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류는 3백 년 전쯤 또 하나의 거대한 변화인 산업혁명을 겪게 된다. 도시화, 산업화라는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스트레스와 각종 화학물질, 대기오염, 운동부족등에 시달리게 된다. 즉 급격하게 변화된 인간의 환경이 질병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자연선택, 적응이라는 과정이 그 짧은 시간에 이루어 질 수 없다고 본다면, 인간은 수렵채집에 적합한 유전자를 가지고, 아니 최소한 농경에 적응해 가고 있는 유전자를 가지고 산업사회를 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저자는 인간은 만성질환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인류가 해야 될 일은 무엇인가?

인류가 적응해온 생활을 거꾸로 돌리기는 힘들다면, 최적화된 유전자의 상태에 오히려 맞춰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즉, 수렵인 들이 생활에서 얻었던 음식들 야채, 과일, 어류, 불포화지방산, 덜 가공된 곡류들이 인간에게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고,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투자했을 그들만큼 우리도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가벼운 건강 상식으로 얻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코웃음 칠지는 몰라도, 왜 그래야만 하는지, 그리고 섭취량이나 운동량을 산정에는 이런 문화인류학적 고찰에 해답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지구라는 폐쇄적인 환경 속에 살고 있는 인류는 건강이라는 개념을 인간을 둘러싼 지구환경과의 조화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구 자원을 아끼고 환경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결국 인간의 건강과 안녕을 지키는 길이라는 것인데, 건강과 환경의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와 미세먼지, 극심한 기후변화 등을 고려한다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심각한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이 책 질병의 탄생은 인류가 고질적으로 겪고 있는 질환들 8가지 전염병, 비만,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알레르기, 암, 우울증을 문화인류학적으로 고찰하고 치료가 어려운 이유를 유전자의 환경적응 문제에서 찾는다.

농경사회와 산업사회라는 혁명적 변화를 통해 인류는 평균수명연장이라는 혜택을 얻었으나, 대신 만성질환에 시달리게 되었다는 결론인 것이다.

이 질환들은 현대의학에서도 치료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저자가 말하듯 이건 질병의 극복이라기보다는 물살을 거슬러 노를 저어가는 배처럼 결국 큰 흐름에서는 물살에 떠밀려 갈 것이라고 경고한다.

 

주위를 돌아보면, 혈압약, 당뇨약, 다이어트약에 수많은 알레르기질환으로 고생하는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의학은 발전했으나, 치료가 힘든 질환은 늘어난 것이다.

결국 이들은 치료를 따라가기보다는 예방을 하는 의학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고 그 방법은 다름 아닌 최적화된 유전자에 몸을 맞춰가는 법을 배우라는 것이다.

질병의 “총균쇠”라고 불릴만한 이 책은, 질병으로 인간을 보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유전자의 적응이라는 관점에서 질병을 고찰하며, 결국 그 관점은 인간과 환경을 떼어 놓고 볼 수 없음을 증명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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