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제인 오스틴 지음, 송은주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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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시절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읽고 설레어 한동안 잠 못 이루었던 적이 있었다. 

정말 순수했던, 세상 물정 모르던 그 시기에 그 책은 나에게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지금, 아직 사춘기 시절 나의 순수함이 남아있는 건지 그녀의 또 다른 소설 <설득>을 읽고 다시는 못 느낄 것 같았던 설렘과 두근거림이 나를 찾아왔다. 


주인공 앤은 월터 엘리엇 경의 둘째 딸이다.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허세 가득한 아버지와 도도하고 차가운 언니 밑에서 눈에 띄게 관심을 받고 자라진 않았지만 그녀의 인성을 미리 알아본 레이디 러셀 부인이 그나마 그녀를 가장 많이 챙겨주었다. 그러다 웬트워스 대령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녀는 청혼을 승낙하게 되는데 무일푼이었던 그를 러셀 부인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반대하면서 결혼은 승사 되지 않았다. 당시 열아홉이었던 앤은 그렇게 <설득>당했다. 


그녀는 아무것도 내세울게 없는 웬트워스 대령에 비하면 훨씬 우의에 있었다. 그녀는 젊고, 뼈대 있는 가문 출신인데다가 지성까지 갖추었다. 선택의 몫은 그녀였고 그녀가 가장 믿고 의지하던 러셀 부인의 뜻을 거역할 수 없었기에 이별을 택했다. 패기와 열정이 넘치는 청년이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오히려 그런 점이 러셀 부인은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아버지인 월터 경은 집안 살림을 챙기던 부인이 죽고 늘어난 씀씀이  탓에 자신의 저택이 있는 켈린치 홀을 떠나 바스로 이주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허세 가득한 월터경 답게 켈린치 홀의 저택에 세 들어 살 사람을 꼼꼼히 고르는데 그렇게 선택된 사람이 신사 출신의 크로프트 제독. 하필이면 또 그 크로프트 제독의 부인 동생이 앤과 연인 관계에 있었던 웬트워스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된다.


다시 생각해 보면 설정도 너무 낭만적이다. 젊었을 적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사람과 7년 만의 재회라니.

둘 다 여전히 미혼이었지만, 웬트워스는 전쟁에서 세운 공으로 많은 부와 명성을 얻었으며 옛날 별 볼일 없던 청년이 아닌 누구나 결혼 상대로 호감 있어 할 만한 사람으로 돌아왔다. 


내가 사랑하던 그 사람, 아직 나를 사랑할까. 여전히 내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와의 일은 다 잊은 건 아닐까. 



영국의 산업화가 시작되는 18세기 1760년 즈음을 배경으로 작성된 이 소설은 사치로 궁핍해졌지만 여전히 허세 가득한 귀족들, 몰락한 신사들, 전쟁의 공을 인정받아 막대한 부를 축척하고 신흥 부자가 된 군인들 등 다양한 인물이 나오고 그 시대의 관심, 가치관, 시대적 분위기 또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 무엇보다 가문의 체면이 중시됐던 사회에서 결혼은 그야말로 가문의 자존심이었다. 출신이 귀족인지, 재력은 얼마나 되는지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었으며 그런 기준들은 그 사람을 향한 사람들의 행동 가짐이나 관심의 여부를 결정했다. 


앤의 언니였던 엘리자벳은 너무나 오랫동안 아버지 월터 경 옆에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대신해 귀부인 역할을 해서 그런지 얼굴이 매력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차가웠고 도도했다. 앤의 동생 메리는 엄살이 심하고 평소에도 불평불만이 많은 여자였다. 앤은 언니와 동생과의 분명히 다른 캐릭터 속에서 그 사람의 배경을 떠나 직관적으로 상대를 보려 애쓰고 그 내면을 볼 수 있는 혜안이 있었다.


가슴 두근거리고 낭만적인 부분이 많이 나와서 할말이 아직 많지만 아직 <설득>을 읽어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말을 아껴야 할 것 같다. 정말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재미있었는데 특히나 앤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절제된 감정 표현들이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읽는 내도록 정신을 못 차렸던 것 같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고전인데 개인적으로는 오만과 편견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다. 제인 오스틴은 과히 천재 작가라고 칭할만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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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소셜리즘 - 불평등·AI·기후변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세계는 어떻게 형성될까?
브렛 킹.리처드 페티 지음, 안종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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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인 <테크노소셜리즘>은 테크닉+소셜리즘(사회주의)의 합성용어로 기술 발달에 따라 변화될 전반적인 사회구조를 말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것인가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면서 우리는 어떤 자세로 미래사회를 받아들여야 할지를 미리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는 이미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새로운 가치로 곽방받고 있는 가상화폐가 단순 투자의 수단을 넘어서 결재시스템이 되었고 기름을 쓰지않는 전기차들이 잇단 출시가 되고 있으며 더욱 스마트해진 자율 주행모드/자동 주차 시스템등의 기능들도 함께 탑제하고 있다. 분명한것은 지금 세계는 빠른 변화속에 있고 종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들도 함께 작용하면서 미래를 예측하기가 더 더욱 힘들어 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많은 학자나 미래 예측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와 메세지들을 보내왔다. 
산업화 이후 많은 노동력이 기계로 대체가 되어가고 있고 그 기술에 인공지능까지 더해진다면, 인간의 지식을 대체하는 수준까지 이르른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인공지능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책에서도 설명하듯 우리는 기술의 발전을 막을수 없다. 몇몇 집단, 단체, 국가에서 문명을 받아 들이는걸 거부 하였던 사례가 있지만 끝내는 받아들여졌고 우리는 결국 특정 분야의 기술 개발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 할 수 밖에 없었다. <테크노소셜리즘>에 언급하는 자율 시장의 목적은 인류 자체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기에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 부족, 그에따른 소득격차(양극화)가 분명히 일어날 것이고 우리는 시장을 돌아가게 하는 동력인 경제성장과 소비진직을 모두 목표에 두면서 인류전체를 개선할 수 있도록 시장의 과제나 보상을 다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한다. 

#이민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이웃나라소식을 보다 빠르게 접하고 있다. 국가간의 왕래가 비교적 자유로와지고 디지털 문화가 발달하면서 SNS를 통해 전세계 많은 이들과 소통이 가능해지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좋은점, 다른나라의 좋은점들을 발견하게 되고 이는 곧 각 국가들의 이민자 유치 경쟁으로 이어 질 수 있다고 말한다. 트럼프는 반 이민정책을 펼치며 이민자들이 사회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그들이 일자리를 뺏고 있다며 대중들에게 분노의 감정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미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민 정책이 필요하며 실제로 미국의 500대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들중에도 일론 머스크를 포함한 이민자들이 많다는것이 글쓴이의 주장이다. 이밖에 우리는 선진국의 출산율 감소문제, 기후변화 및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부족 문제등으로 사람들은 더 나은 곳으로 이민을 가려 할테고 국가는 하루빨리 <테크노소셜리즘>을 완성하여 기술의 진보로 안정된 의료시스템과 인공지능을 도입한 미래교육등을 통해서 국가발전을 이루어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할것이라고 말한다.

#디지털사회
시위도 디지털로 하는 세상. 득일까 실일까. 대중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음에도 예전처럼 혁명이라고 부르긴 힘들것 같다. 디지털 시위가 사회나 정부 정책을 변경하는일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이런 시위의 문제점은 선동에 있다. 이것은 어떤것이 옳고 그름이냐에 대한 인식을 세뇌시키는 일이 될것이고 서로의 이권만 주장하는 이익 단체들로 인해 우리는 점점더 불안해하고 분노하고 좌절할 수 밖에 없다. 

"미래 경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간의 생존과 번영이다. 이를 위해 21세기에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 그 핵심은 성공 가능성이 가장 큰 경제 모델과 그런 미래에 전략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개인과 시장이 해야할 일을 이해하는 것이다."
-테크노소셜리즘 ㅡ 미래경제학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은 이제 시작에 불과한듯하다. 

우리는 변화의 시발점에 서있으며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임은 부정할수없다. 


디지털 산업으로 인한 신흥부자들이 급격히 들어났고 앞으로 바뀔 경제구도는 더욱 급격히 변화하여 종례 없던 소득격차가 발생하고 있지만, 우리의 경제 시스템 구조나 정책들은 이전 산업화시대에 머무르고 있는건 사실이다. 더 많은 복지혜택과 무상소득, 편리한 의료시스템을 누리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국가간의 디지털 산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하고 로봇 세금, 디지털 거래 세금등을 부과하여 성장과 분배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을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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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사이언스 클래식 38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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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거짓인가. 무엇이 과학이고 무엇이 미신인가. 


세상에는 밝힐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증명되지 않은 것들, 증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은데 사람들은 그런 것들에 대해서도 항상 원인을 설명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끊임없는 생각의 오류에 빠지게 되고 또 고민하다 고민하다 그럴듯한 이론을 만들어 설명하면서 믿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왜냐하면 그 이론이 틀렸다는 증거도 없기에. 

그리하여 세상엔 '가짜'들이 참 많다. 칼 세이건은 이 책에서 작정하고 그들을 비판하고 있다. 



COSMOS라는 책으로 알게 된 칼 세이건 박사는 미국의 유명 천문학자이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은 코스모스에서와는 다른 느낌으로 그만의 냉철함을 읽어 낼 수 있다. 책의 초반부부터 이미 그의 팬이 되어버렸다. 나의 머릿속에 작가는 미신들과 대적하는 멋있는 용사처럼 그려진다. 


그의 비평이 너무 좋다. 그의 논리가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기승전결이 확실한 그는 어떤 오류도 범하지 않기 위해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와 근거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과학 문맹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가 살았던 그 시기에 과학 문맹이 많았을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세상에 과학 문맹이 많을까. 어이없는 질문 일수 있겠지만 인류가 눈부신 문명의 발전을 해왔더라도 개개인의 과학적 지식은 폭발적으로 늘지 않았다. 별자리를 읽을 수 있고, 얼굴을 스치는 바람의 방향으로 날씨를 예측하고, 어찌 보면 한정된 지식이겠지만 우리에겐 그마저도 없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의학기술, 반도체 기술, 전자 기술은 특정 그 분야를 알고 있는 이의 것이지 나의 지식이 아니다. 칼 세이건은 이런 측면에서 미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가 죽은 지 30년이 지난 지금, 그가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과학자들이 이렇게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 대해 정말 놀랍다. 


#유사과학

유사과학이라는 낯선 용어를 접하면서 그렇다면 진짜 과학과는 뭐가 다른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굉장히 과학적이다.'라는 말에서 과학은 무엇을 말하는 건가. 우리는 명백하고 논리적으로 증명된 이론에 대해 과학이라 칭한다. 하지만 여전히 논리적으로 완벽하지 않은 결함이 있음에도 우리는 완전한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것들을 이용하는 이들도 많다. 과학 문맹이 극을 치닫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유사과학도 진짜 과학이라 믿는 우리는 더욱 그런 속임수에 빠져든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기에 오류투성이인 주장에도 터무니없는 논리를 내세우며 그것이 맞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인가. . )


#UFO

칼 세이건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천문학자였으니 UFO에 대한 질문을 엄청 많이 받았을 테다. 외계인은 정말 존재하는 것인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UFO를 목격했다는 수많은 증거들은 다 무엇일까. 그가 살았던 1950-60년대는 특히나 UFO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을 때다. 어렸을 적 UFO에 관련된 책을 읽었을 때가 기억난다. 정부의 극비 프로젝트이며 정부가 이를 은폐하고 부정하고 증거들을 인멸하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그 책을 읽었을 당시 나는 완전히 믿었었다.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과연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내가 옳고 그르다고 판단한다 한들 변하는 것은 없기에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 자체가 쓸모없는 일이고 피로한 일이라 생각했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을 읽고 내가 정말 어리석었음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나는 왜 그런 유사과학에 휘둘려 관심을 가지고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하려 애쓰며 혼자 머리를 싸매고 있었을까. 


#미신

호기심은 인간의 본능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나 음모론을 좋아한다. 칼 세이건이 언급하는 것처럼 우리는 팩트가 명확한 과학보다 설명하지 못하는 상황 상태에 대해 더욱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애초에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되기에 풀 수 없는 문제들이 다분하다. 어찌 보면 증거 부족이다.  때때로 사람들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되기에 이것은 신의 영역이라 치부한다. 칼 세이건이 예로 든 사례 중에 하나인 의학 분야에서도 특히나 그런 일들이 많다. 의학이 발달되기 전 사람들은 인간이 죽고 사는 것은 모두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며 신을 추종했다. 주술사에게 치료를 요청하면 주술사는 주문을 외워 그를 치료한다. 하지만 이제는 뛰어난 촬영 기술로 몸의 어디가 문제인지 정확히 판단이 가능하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주술사를 찾지 않는다. 절대적이라고 믿는 것들은 어디까지나 무지에서 오는 것이다. 우리는 그 무지를 경계해야 한다.



"과학자들도 실수를 저지른다. 따라서 인간으로서의 약점을 인식하고 최대한 폭넓게 여러 의견을 들으며 무자비할 정도로 자기비판을 하는 것이 바로 과학자의 임무이다."

호기심 있게 전혀 다른 측면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가설을 세울 줄 알아야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가설이 틀렸다는 것이 증명이 된다면 바로 다른 것으로 생각의 전환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절대적인 과학적 사고라고 할 수 있겠다. 

​많은 사람들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되는 일에 대해 '이것은 도저히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기에 신의 영역이 맞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신의 영역임을 이론적으로 증명할 수도 없지 않은가. 칼 세이건의 이런 논리에서 왜 나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었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들면서 나의 무지에 대해서도 많이 반성하게 된다. 

​칼 세이건이 우려한 현재 교육에 대한 과학의 부재, 유사과학을 악용하는 사례 등을 보면서 유사과학으로부터 우리가 해방되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배워야 할수 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배움으로 인해 비판적 사고를 가져야 그 속에서 우리는 또 다른 것을 창조해 낼 수 있다. 

칼 세이건의 명백한 논리 속에 꽤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한 장 한 장 빠져가며 읽었던 책이었다. 
두고두고 읽고 싶은 그런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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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자라는 초등 독서와 글쓰기 - 평생 공부 습관을 만드는 독서와 글쓰기, 한 권으로 끝내다
오정남 지음 / 넥서스BOOKS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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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독서습관과 글쓰기 실력을 어떻게 잡아줄까 고민하는 부모가 정말 많다.

요즘 들어 시작된 유행인지는 모르겠으나 책 육아가 핫하게 떠오르며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독서교육에 특히나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어떤 것이 먼저일까.

듣기 단계 없이는 말하기 단계도 없는 것처럼, 읽기가 바탕이 잘 돼야 쓰기도 잘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읽기와 쓰기의 가이드라인을 동시에 잡아줄 이 책이 참 궁금했다.


책의 1,2부는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에 대해서, 3부는 글을 어떻게 쓰기 시작할까, 4부는 어떻게 읽기와 쓰기를 융합시킬까에 대한 내용으로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책의 저자 오정남님은 경력 30년의 베테랑 초등학교 선생님이신데 그래서 그런지 책 곳곳에서 여러 아이들을 면밀하게 관찰하여 기록한 부분들이 많다.  교육의 힘든 점은 아이들마다 성향과 기질이 다른데 그런 아이들의 성격이나 기질을 파악해가며 개별로 이끌어주는 방향을 달리해야 해서 인 것 같다.  



<몬테소리 자립교육 x 하버드 식 두뇌계발>이라는 책에서 나는  처음 하버드 대학의 다중지능 이론의 8가지 지능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 부분에서 크게 공감을 했었었는데 이 책에도 같은 내용의 하버드 연구진의 이론이 나와서 더더욱 아이들의 다중 지능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주변에서 한 번씩은 꼭 고충으로 들어봤던 질문에 대한 답변도 시원하고 명확하게 적혀있는 부분이 참 마음에 든다. 

특히 2부,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독서 전략>에서 아이들이 책 읽기를 힘들어하는 이유에 대해 나열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부분이 정말 인상 깊다.


. 글 읽기가 힘들어요.

. 책이 재미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 다른게 더 재미있는 게 많아요.

. 책 읽을 시간이 없어요


아이들이 책을 읽고 싶지 않아 하는 데는 다 저마다 이유들이 있겠지만 책에서 나온 4가지는 정말 내가 많이 들어봤던, 나도 한때 겪었던 일이고 같은 생각을 했었던 시기가 충분히 있었던지라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하는 말이 다 이해가 가고 공감이 갔다. 또한 부모의 입장에서 부모는 아이들이 책을 좋아했으면 좋겠고,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고, 알아서 척척 책을 골라가되 편독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기에 물론 이 모든 것이 다~~~~~ 부모의 욕심인 것도 알지만 포기할 수 없는 심정도 이해가 간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수만 가지가 있겠지만, 그것들을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알려주려고 노력해 봤자 아이는 잔소리로 들으며 책을 더 멀리하게 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다.



책에서는 글 읽기가 힘든 아이라면 이렇게, 책이 재미가 없어하는 아이라면 이런 책을, 다른게 더 재미있다고 말한다면 이렇게 하라고 조언해주는데, 작가가 제시하는 해결 포인트를 척척 읽어나가다 보면 의외로 내가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에 대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조언도 참고하고 싶은 부분이 너무 많다. 

자유롭게 글 쓰는 방법부터, 문장을 육하원칙으로 구성해 보기 부분은 정말 인상 깊다. 아주 옛날 수십 번 되뇌었던 육하원칙 글짓기를 보니 내가 어렸을 적 겪었던 고충도 생각나면서 나도 그땐 글짓기가 어려웠었지 하는 기억도 새록새록 난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한번 나도 한번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이렇게 책을 읽는 욕구가 충족이 되면 쓰고자 하는 욕구도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 같다.

다양한 읽기를 통해서 들어온 인풋을 쓰기를 통해서 효과적으로 표출한다면 별다른 사교육이 없어도 아이는 스스로 많은 지식을 쌓고 그것들을 정리해나가되면서 모든 부모들이 원하는 그야말로 '엄친아'가 절로 되지 않을까. 



작가가 추천하는 <매일매일 글 똥누기>는 이런 욕구를 자연스럽게 채워주면서 아이들이 글로 표현하는 것에 전혀 거부감 없도록 만들어주는 좋은 수단이 되어줄 거 같은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내내 아이를 독서의 길로 이끌어줄 방법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아이가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으면 하는 생각과 책 육아를 성공적으로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함께 생긴 것 같다.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하는 게 아닌, 행복하게 책 읽으며 배우는 즐거움을 스스로 알아나가는 밝은 아이로 자라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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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인문학 수업 -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한, 개정판
김종원 지음 / 청림Life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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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현명하게 자라길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현명해야 한다>

스치듯 듣게 된 이 말을 수없이 되뇌며 아이를 키워왔다. 


해주면 해줄수록 쑥쑥 받아들이는 아이 덕에 내 욕심은 점점 커 가만 갔고 이걸 해줘야 하나, 저걸 해줘야 하나, 넘쳐나는 교육 프로그램과 유행하는 교구, 반드시 해야 한다는 학습지, 자습서들, 공구하는 책들에 방황하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태에서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다. 그러던 중 읽게 된 <부모 인문학 수업>.


오랜만에 나의 교육철학과 너무 잘 맞는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시대에 둘도 없는 천재들, 인재들을 키운 부모들은 어떤 사람일까. 

그들의 어떤 부분이 그들의 자녀를 시대에 획을 긋는 인물로 키워낸 걸까.


세상에 아무것도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없듯 자식 또한 그런 것 같다. 내버려 두면 스스로 알아서 잘한다는 말은 이제는 더 이상 믿기 힘든 시대가 왔다. 생활수준이 오른 만큼 경제적 풍요도 함께 왔고, 그만큼 선택할 수 있는 것들도 누릴 수 있는 것들도 많아졌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힘을 쏟고 있지만, 과연 자녀에게 모든 지원을 아낌없이 해줬다고 해서 자녀들이 올바르게, 부모가 원하는 사회의 인재상으로 클 수 있을까. 


책의 첫 장부터 매우 인상 깊은 사례가 나온다. 괴테와 그의 아들 아우구스트의 이야기.


부유한 집에서 모든 것을 다 누리고 경제적 지원과 아낌없는 서포트를 받아온 괴테와 그의 아들 아우구스트.

세상에 둘도 없는 천재 괴테는 자기가 받아온 교육방식으로 그의 아들을 가르치려 했지만 그의 아들은 알코올중독자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게 된다. 작가는 같으면서도 다른 두 교육 환경, 어떤 차이가 이런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확실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책은 총 4부,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로 나뉜다.

작가는 자녀교육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의미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데, 특히나 이 의미에서 각각의 단어가 즉, 수신(몸과 마음을 닦는 것)이나 제가(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것), 치국(나라를 다스리는 것), 평천하(천하를 평정하는 것)의 말들이 단계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임을 주장한다. 

 부모와 자녀가 모두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을 하도록 해서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위대하고 튼튼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전수 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책에는 내놓으라 하는 인문 학도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아리스토 텔레스부터 니체 비트겐슈타인, 정약용, 이이까지 동서양 할 것 없이 유명한 철학자들이다. 작가는 때론 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루소와 같은 교육의 거장의 말을 인용하기도 하며, 니체의 이야기 처럼 훌륭한 철학자가 커온 환경, 영향을 주었던 사람들에 대해 설명하면서 교육의 본질에 대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의 핵심을 정리하여 기록해 놓았다. 


책 속엔 놓치고 싶지 않은 문장들이 한가득이다. 마음에 담아두고 새겨두고 싶은 부분들이 참 많다. 


부모 인문학 수업 - '칸트의 시간관리법'



"진정한 자신을 만나기 위해서는 혼자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천재라고 부르는 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내 아이가 혼자 있는 시간이 주는 달콤함을 즐기게 하라."

부모는 모든 것을 다해줬다고 생각하지만 때론 too much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내가 이 정도로 희생하는데 왜 너는 못 해내? 하는 질문들은 아이를 위한 질책이 아니라 본인에게 해야 하는 질책이 돼야 할 것 같다. 

아이는 잘못이 없다. 
아이가 본인 스스로 중심을 잡아 나갈 수 있도록 (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 하는 것도 부모이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법을 가르치는 것, 자신을 절제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다 부모의 몫이기에 영어 단어 하나 더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이가 본인 스스로에 대해 알게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 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여섯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아이는 자신의 삶을 제어할 줄 알아야 한다 ( 감정을 절제하고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
2.책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실천이 중요하다. 
3.아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 본인이 필요하다 생각해야 하고, 본인이 하고 싶다 생각해야 한다)
4.자신에 대해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5.아이는 사색할 줄 알아야 한다 
6.끊임없이 질문할 줄 알아야 한다. 

​김종원 작가의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을 접했을 때도 같은 느낌이었지만, 어쩜 이렇게 표현을 잘하시는지.. 정말 존경스럽다. 부모로서 아이를 양육하는 방향에 대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게 됐다. 

나는 과연 아이의 어떤 부분을 길러주려 노력했던 걸까. 
내가 아이를 위한답시고 몰아붙였던 시간들은 그저 내가 아이를 위해 무언가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는 나 스스로의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 한 게 아닐까. 그게 아이에게 정말 도움이 되었을까.

책을 통해 부모로서 내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니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한 번 더 해보게 되었다.
지식만 잔뜩 쌓여있는 지식인이 아닌, 진정한 지성인으로서의 나와, 우리 아이를 상상해 보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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