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사이언스 클래식 38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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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거짓인가. 무엇이 과학이고 무엇이 미신인가. 


세상에는 밝힐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증명되지 않은 것들, 증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은데 사람들은 그런 것들에 대해서도 항상 원인을 설명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끊임없는 생각의 오류에 빠지게 되고 또 고민하다 고민하다 그럴듯한 이론을 만들어 설명하면서 믿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왜냐하면 그 이론이 틀렸다는 증거도 없기에. 

그리하여 세상엔 '가짜'들이 참 많다. 칼 세이건은 이 책에서 작정하고 그들을 비판하고 있다. 



COSMOS라는 책으로 알게 된 칼 세이건 박사는 미국의 유명 천문학자이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은 코스모스에서와는 다른 느낌으로 그만의 냉철함을 읽어 낼 수 있다. 책의 초반부부터 이미 그의 팬이 되어버렸다. 나의 머릿속에 작가는 미신들과 대적하는 멋있는 용사처럼 그려진다. 


그의 비평이 너무 좋다. 그의 논리가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기승전결이 확실한 그는 어떤 오류도 범하지 않기 위해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와 근거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과학 문맹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가 살았던 그 시기에 과학 문맹이 많았을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세상에 과학 문맹이 많을까. 어이없는 질문 일수 있겠지만 인류가 눈부신 문명의 발전을 해왔더라도 개개인의 과학적 지식은 폭발적으로 늘지 않았다. 별자리를 읽을 수 있고, 얼굴을 스치는 바람의 방향으로 날씨를 예측하고, 어찌 보면 한정된 지식이겠지만 우리에겐 그마저도 없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의학기술, 반도체 기술, 전자 기술은 특정 그 분야를 알고 있는 이의 것이지 나의 지식이 아니다. 칼 세이건은 이런 측면에서 미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가 죽은 지 30년이 지난 지금, 그가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과학자들이 이렇게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 대해 정말 놀랍다. 


#유사과학

유사과학이라는 낯선 용어를 접하면서 그렇다면 진짜 과학과는 뭐가 다른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굉장히 과학적이다.'라는 말에서 과학은 무엇을 말하는 건가. 우리는 명백하고 논리적으로 증명된 이론에 대해 과학이라 칭한다. 하지만 여전히 논리적으로 완벽하지 않은 결함이 있음에도 우리는 완전한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것들을 이용하는 이들도 많다. 과학 문맹이 극을 치닫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유사과학도 진짜 과학이라 믿는 우리는 더욱 그런 속임수에 빠져든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기에 오류투성이인 주장에도 터무니없는 논리를 내세우며 그것이 맞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인가. . )


#UFO

칼 세이건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천문학자였으니 UFO에 대한 질문을 엄청 많이 받았을 테다. 외계인은 정말 존재하는 것인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UFO를 목격했다는 수많은 증거들은 다 무엇일까. 그가 살았던 1950-60년대는 특히나 UFO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을 때다. 어렸을 적 UFO에 관련된 책을 읽었을 때가 기억난다. 정부의 극비 프로젝트이며 정부가 이를 은폐하고 부정하고 증거들을 인멸하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그 책을 읽었을 당시 나는 완전히 믿었었다.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과연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내가 옳고 그르다고 판단한다 한들 변하는 것은 없기에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 자체가 쓸모없는 일이고 피로한 일이라 생각했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을 읽고 내가 정말 어리석었음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나는 왜 그런 유사과학에 휘둘려 관심을 가지고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하려 애쓰며 혼자 머리를 싸매고 있었을까. 


#미신

호기심은 인간의 본능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나 음모론을 좋아한다. 칼 세이건이 언급하는 것처럼 우리는 팩트가 명확한 과학보다 설명하지 못하는 상황 상태에 대해 더욱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애초에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되기에 풀 수 없는 문제들이 다분하다. 어찌 보면 증거 부족이다.  때때로 사람들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되기에 이것은 신의 영역이라 치부한다. 칼 세이건이 예로 든 사례 중에 하나인 의학 분야에서도 특히나 그런 일들이 많다. 의학이 발달되기 전 사람들은 인간이 죽고 사는 것은 모두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며 신을 추종했다. 주술사에게 치료를 요청하면 주술사는 주문을 외워 그를 치료한다. 하지만 이제는 뛰어난 촬영 기술로 몸의 어디가 문제인지 정확히 판단이 가능하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주술사를 찾지 않는다. 절대적이라고 믿는 것들은 어디까지나 무지에서 오는 것이다. 우리는 그 무지를 경계해야 한다.



"과학자들도 실수를 저지른다. 따라서 인간으로서의 약점을 인식하고 최대한 폭넓게 여러 의견을 들으며 무자비할 정도로 자기비판을 하는 것이 바로 과학자의 임무이다."

호기심 있게 전혀 다른 측면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가설을 세울 줄 알아야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가설이 틀렸다는 것이 증명이 된다면 바로 다른 것으로 생각의 전환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절대적인 과학적 사고라고 할 수 있겠다. 

​많은 사람들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되는 일에 대해 '이것은 도저히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기에 신의 영역이 맞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신의 영역임을 이론적으로 증명할 수도 없지 않은가. 칼 세이건의 이런 논리에서 왜 나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었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들면서 나의 무지에 대해서도 많이 반성하게 된다. 

​칼 세이건이 우려한 현재 교육에 대한 과학의 부재, 유사과학을 악용하는 사례 등을 보면서 유사과학으로부터 우리가 해방되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배워야 할수 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배움으로 인해 비판적 사고를 가져야 그 속에서 우리는 또 다른 것을 창조해 낼 수 있다. 

칼 세이건의 명백한 논리 속에 꽤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한 장 한 장 빠져가며 읽었던 책이었다. 
두고두고 읽고 싶은 그런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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