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인문학 수업 -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한, 개정판
김종원 지음 / 청림Life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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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현명하게 자라길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현명해야 한다>

스치듯 듣게 된 이 말을 수없이 되뇌며 아이를 키워왔다. 


해주면 해줄수록 쑥쑥 받아들이는 아이 덕에 내 욕심은 점점 커 가만 갔고 이걸 해줘야 하나, 저걸 해줘야 하나, 넘쳐나는 교육 프로그램과 유행하는 교구, 반드시 해야 한다는 학습지, 자습서들, 공구하는 책들에 방황하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태에서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다. 그러던 중 읽게 된 <부모 인문학 수업>.


오랜만에 나의 교육철학과 너무 잘 맞는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시대에 둘도 없는 천재들, 인재들을 키운 부모들은 어떤 사람일까. 

그들의 어떤 부분이 그들의 자녀를 시대에 획을 긋는 인물로 키워낸 걸까.


세상에 아무것도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없듯 자식 또한 그런 것 같다. 내버려 두면 스스로 알아서 잘한다는 말은 이제는 더 이상 믿기 힘든 시대가 왔다. 생활수준이 오른 만큼 경제적 풍요도 함께 왔고, 그만큼 선택할 수 있는 것들도 누릴 수 있는 것들도 많아졌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힘을 쏟고 있지만, 과연 자녀에게 모든 지원을 아낌없이 해줬다고 해서 자녀들이 올바르게, 부모가 원하는 사회의 인재상으로 클 수 있을까. 


책의 첫 장부터 매우 인상 깊은 사례가 나온다. 괴테와 그의 아들 아우구스트의 이야기.


부유한 집에서 모든 것을 다 누리고 경제적 지원과 아낌없는 서포트를 받아온 괴테와 그의 아들 아우구스트.

세상에 둘도 없는 천재 괴테는 자기가 받아온 교육방식으로 그의 아들을 가르치려 했지만 그의 아들은 알코올중독자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게 된다. 작가는 같으면서도 다른 두 교육 환경, 어떤 차이가 이런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확실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책은 총 4부,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로 나뉜다.

작가는 자녀교육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의미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데, 특히나 이 의미에서 각각의 단어가 즉, 수신(몸과 마음을 닦는 것)이나 제가(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것), 치국(나라를 다스리는 것), 평천하(천하를 평정하는 것)의 말들이 단계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임을 주장한다. 

 부모와 자녀가 모두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을 하도록 해서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위대하고 튼튼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전수 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책에는 내놓으라 하는 인문 학도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아리스토 텔레스부터 니체 비트겐슈타인, 정약용, 이이까지 동서양 할 것 없이 유명한 철학자들이다. 작가는 때론 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루소와 같은 교육의 거장의 말을 인용하기도 하며, 니체의 이야기 처럼 훌륭한 철학자가 커온 환경, 영향을 주었던 사람들에 대해 설명하면서 교육의 본질에 대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의 핵심을 정리하여 기록해 놓았다. 


책 속엔 놓치고 싶지 않은 문장들이 한가득이다. 마음에 담아두고 새겨두고 싶은 부분들이 참 많다. 


부모 인문학 수업 - '칸트의 시간관리법'



"진정한 자신을 만나기 위해서는 혼자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천재라고 부르는 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내 아이가 혼자 있는 시간이 주는 달콤함을 즐기게 하라."

부모는 모든 것을 다해줬다고 생각하지만 때론 too much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내가 이 정도로 희생하는데 왜 너는 못 해내? 하는 질문들은 아이를 위한 질책이 아니라 본인에게 해야 하는 질책이 돼야 할 것 같다. 

아이는 잘못이 없다. 
아이가 본인 스스로 중심을 잡아 나갈 수 있도록 (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 하는 것도 부모이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법을 가르치는 것, 자신을 절제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다 부모의 몫이기에 영어 단어 하나 더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이가 본인 스스로에 대해 알게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 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여섯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아이는 자신의 삶을 제어할 줄 알아야 한다 ( 감정을 절제하고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
2.책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실천이 중요하다. 
3.아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 본인이 필요하다 생각해야 하고, 본인이 하고 싶다 생각해야 한다)
4.자신에 대해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5.아이는 사색할 줄 알아야 한다 
6.끊임없이 질문할 줄 알아야 한다. 

​김종원 작가의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을 접했을 때도 같은 느낌이었지만, 어쩜 이렇게 표현을 잘하시는지.. 정말 존경스럽다. 부모로서 아이를 양육하는 방향에 대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게 됐다. 

나는 과연 아이의 어떤 부분을 길러주려 노력했던 걸까. 
내가 아이를 위한답시고 몰아붙였던 시간들은 그저 내가 아이를 위해 무언가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는 나 스스로의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 한 게 아닐까. 그게 아이에게 정말 도움이 되었을까.

책을 통해 부모로서 내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니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한 번 더 해보게 되었다.
지식만 잔뜩 쌓여있는 지식인이 아닌, 진정한 지성인으로서의 나와, 우리 아이를 상상해 보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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