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안죽어
글.사진 김시영
10년동안 생과 사의 경계에서 사투를 벌이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동네 의원으로 와서 겪은 삶의 이야기입니다.
김시영 작가의 담백한 글체와
그림과 사진이 함께하여
책이 따스해지는 느낌입니다.
글을 모르는, 귀가 어두워 듣지못해서 목이쉬게 만드는, 숨이차 계단을 겨우오르는
'동네 할매'들을 만나 진료하면서
응급실에서 "괜찮아, 안죽어"로 방어벽을
치며 사람을 대했던 작가의 삶이 바뀝니다.
책을 읽으며 잔잔히 미소가 지어지고
코끝이 찡해지기도 합니다.
할매들의 고단한 삶으로 지쳐 고장난 몸과
순박하고 정많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동네 할매'는 정겹고 귀엽습니다.
잔잔한 일상의 에피소드마다
할매들의 귀여움과 그들을 대하는
김시영작가의 애정이 느껴집니다.
유쾌하지만 진지하고
묵직하지만 깊이 있는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김시영작가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잔잔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로 나와주면 좋겠다~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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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못 사서 떡 몇 개밖에 없으니까, 언니들(직원들)한테 말하지 말고 혼자 먹어. 증말 몇 개 되지도 않어,"
그러더니 조용히 한쪽 눈을 찡긋하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소의 모습을 애써 유지한 채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 진료실을 나간다.
순간 겨우 초보 단계에 접어든 나의 검지 대화법을 나날이 발전시켜 할매한테 꼭 전수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든다. 병원에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100데시벨짜리 귓속말은 우리의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대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p043
# 04 비밀
#괜찮아안죽어#김시영#할매#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