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스콜라 창작 그림책 82
장프랑수아 세네샬 지음, 오카다 치아키 그림, 박재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돌로 지어진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문 바로 앞 마당에 있는 돌로 만들어진 탁자에 앉아 깃털 펜으로 편지를 쓰고 있는 작은 여우가 있습니다. 작은 여우가 할머니에게 편지를 쓰고 있자니 해님이 점차 모습을 감추고, 숲이 고요해졌습니다. 새들조차 지저귀지 않았습니다. 작은 여우는 할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할머니 집에 갔을 때처럼 편지에 뭐라고 써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침대에 누워 자고 있던   할머니는 너무 지쳐 보였습니다. 작은 여우는 할머니 곁에 앉아 할머니를 바라만 볼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 말도요. 침대에 누워 있는 할머니는 작은 여우네 할머니 같지 않았습니다. 너무 작고, 너무 연약해 보여 작은 여우는 그런 할머니의 모습이 낯설고 어색했습니다. 하지만 방 안 가득한 따스한 할머니 냄새와 집안에 곳곳에 있는 할머니의 물건들은 그대로였습니다. 




작은 여우는  문득 할머니와의 추억이 밀려왔습니다. 푸르름이 아늑한 숲속 할머니네 집 앞 탁자에서 작은 여우는 할머니와 함께 정말 멋진 작품을 만들곤 했습니다. 커다란 상자에 든 할머니의 소중한 보물로 세상에 하나뿐인 인형도 만들었었습니다. 함께 세상 꼭대기까지 올라가 보기도 했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한 멋진 순간들이 아름답게 영화처럼 흘러갔습니다. 할머니 집에 다녀온 엄마가 할머니는 멀리 떠나서 이제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이 말을 믿을 수 없었던 작은 여우는 할머니와 함께 했던 장소들로 할머니를 찾아다닙니다. 작은 여우는 할머니와의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는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을 겪게 된 어린아이의 마음을 아름답고 우아하게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누구나 원치 않는 이별을 경험하며 살아가게 되지만, 어리고 여린 마음에 이별은 더 어렵고 버거운 일일 것입니다. 작은 여우가 할머니를 추억하며 이별을 자연의 순리로 깨달아가는 모습을 보며 따뜻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연필로 풍부한 음영을 촘촘하게 쌓고 다양한 빛깔의 유성 색연필로 부드럽게 덧칠해 그려진 포근한 그림이 잔잔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줍니다. 



위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