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er Evans: American Photographs (Hardcover)
Evans, Walker / Distributed Art Pub Inc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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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은 경제사에서 종종 언급되는 사건이었다. 사진계도 이러한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는데, 워커 에반스는 당대의 미국인들의 삶을 사진에 담았다. 경제공황의 여파로 보통 사람들이 얼마나 황폐해 질 수 있는가를 촬영했는데, 이것이 훗날 다큐멘터리 사진의 원형을 이루게 된다.

워커 에반스의 인물사진에서 필자는 'dock-worker, havana. 1932' 라는 작품에 시선이 간다. 삽자루 2개를 왼쪽 어깨에 걸머지구 사진가를 뚜렷이 바라다 보고 있는 사람을 촬영했다. 눈매가 슬퍼보이기도 하면서 삶에 지친 듯한 인상을 풍기며, 꾹 다문 입술은 하얀 수염에 가려서 거의 보이지를 않는다. 아마도 고된 노동으로 인해 치아가 거의 없는 듯 하다. 왜냐하면 턱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는 매우 커서 기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한 번 보면 강렬한 인상을 주어서 잊혀지지 않는 그림이다.

모두가 흑백사진이며 전반부는 포트레이트 사진이 주류이고 후반에는 건물의 조형성을 강조한 이미지가 주류를 이룬다. 에반스는 대형의 카메라를 사용했으며 이에 따라 큰 삼각대를 둘러메고 사진작업을 했다고 한다. 한편, '파리가 있는 침대' 라는 이미지에는 재미난 에피소드도 있다. 당시 인화를 하던 사람이 꼼꼼히 하얀 침대에 앉아 있어서 마치 잡티처럼 보이는 파리를 일일이 제거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걸 본 에반스가 불같이 화를 내서 다시 인화를 했다고 한다. ㅎㅎㅎ 작가의 의도를 알지 못하고 나름대로는 잘해보겠다고 한 것인데 말이다. 초기에 에반스는 자신이 직접 인화를 했으나 이후에는 조수나 전문 현상소에 맡겼다고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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