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출신의 모라드 잉게는 매그넘 포토의 회원으로서 파리에서 주로 활동했다. 첫 시작은 잡다한 사무업무를 맡았으나, 카파와 브레송 등으로부터 사진을 배워 독자적인 작품활동을 펼쳤다. 재미난 사진을 한 장 소개해 보자.
로버트 드니로가 나오는 SF영화, 브라질에서는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 나온다. 로버트가 밧줄을 타고 거대한 구조물에서 내려온다. 아마도 핵발전소의 내부를 모티브로 한 것 같은 배경인데, 바람이 점차 거세게 분다. 신문지가 훨훨 날아와서 로버트를 감싼다. 한 장, 두장, 수북히 쌓이면서 전신을 감싼다. 그리고 바람이 잦아들면서 신문지가 하나 둘씩 떨어지는데, 그 속에 있어야 할 인물이 마술처럼 사라지고 없다. ㅎㅎㅎ
이런 장면을 연상시키는 사진이 바로, Spain, 1955 라는 작품이다. 매그넘 회원들이 잠sleep 이라는 주제로 사진을 찍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스페인이다. 건물의 벽에 한 여인네가 앉아 있다. 옆에 백이 놓여져 있는 것으로 볼때, 그리고 발의 크기로 볼때 여인네가 분명하다. 여인은 팔장을 끼고 있는데 그 위에 신문지가 놓여있다. 그리고 얼굴에도 신문지 한 장이 접혀져 햇빛을 막고 있다. 이 상태로 잠을 자고 있는 것 같다. 과연 제대로 잠을 잘 수 있을까? 혹시라도 깨어나면 그녀가 사라지고 마는 것은 아닐까?
http://www.magnumphotos.com/C.aspx?VP3=SearchResult&STID=2S5RYDI6VZSE
의 링크가 매그넘포토스다. 여기서 모라드 잉게로 검색하면 몇 가지 사진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