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f Koudelka: Exiles (Hardcover, 3, Revised)
Josef Koudelka / Aperture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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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제프 쿠델카는 짚시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이런 그의 관심사는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평생 무국적자로서 살았으니 말이다. 그는 체코의 모라비아라는 곳에서 태어났는데,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독일에게 지배를 받게 된다. 그런데 종전후에는 다시 소련군에 점령당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다. 이런 작가의 이력을 생각하면서 그의 작품을 보면 한층더 이해하기가 쉴을 것이다.

필자가 접한 그의 책은, 158개의 흑백 이미지로 이루어진 사진집이었다. 로버트 델피라는 유명한 사진작가겸 에디터가 선정한 듀오톤 이미지의 사진집이다. 참고로 외국에서는 흑백이미지를 듀오톤이라고 한다. 책이 상당히 커서 펼치면 책상 한가득 차지한다. 무광택의 두꺼운 사진용지에 인쇄되어 있어 보기가 한 결 편하다. 책에는 사진과 페이지 표시만 나와있고 사진제목은 후반부에 인덱스 형식으로 나와있다. 따라서 타이틀을 찾으려면 인덱스를 봐야 한다. 아마도 사진에 집중하게 하려고 일부러 이런 편집을 사용한 듯 싶다.

또한 파노라마 사진이 거의 대부분을 이루는데, 어떤 사진은 너무나 커서 3페이지에 걸쳐서 나온다. 즉, 사진이 3단으로 접혀있어서 이걸 주르륵 펼쳐서 봐야 한다. 그리고 세로로 긴 이미지는 그냥 한장에 담겨져있다. ㅎㅎㅎ  예를들어 144에 표시된 사진은 'francd, 1998' 이라고 나오는데 3장으로 구성되어있다. 펼치면 골재채취인지? 가스관인지 송유관인지가 길게 나와 있다. 언뜻 보기에는 가동이 중단된 것인지 파괴된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이렇게 인물은 없고 기묘한 풍경과 건물의 조형성을 강조한 사진이 주류를 이룬다.

가장 시선이 가는 그림은 53쪽에 나와 있다. 흰말이 안장이 없이 허리부분에 천을 덮고 있다. 그리고 그 오른쪽 옆에 한 집시가 모자를 쓰고 쭈구리고 앉아서 흰 말에게 뭔가 말을 걸고 있다. 그리고 흰 말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끄덕이는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또한 개처럼 말꼬리를 흔들고 있는데,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꼬리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집시 사진집의 카테고리에 'romania, 1968' 이라고 간단히 제목만 나와 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푸근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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