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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y Bourdin: Untouched (Hardcover)
Guy Bourdin / Steidl / 2017년 9월
평점 :
롹그룹 롤링스톤즈의 믹 재거가 몇 년전에 영국 왕실의 작위를 받은 것으로 안다. 같은 멤버 중 한 명이 이를 두고 비판한 적이 있다. 평소에 그런 권위를 비평하는 노래를 많이 불렀으면서, 기사 작위를 받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는 논조였다. 기 부르뎅도 그와 비슷한 일화가 있다. 1985년 그는 프랑스는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부르댕은 훈장을 받기 위해 사진을 찍은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평소 그의 성격을 감안해 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ㅎㅎㅎ
부르댕은 쇼킹한 사진을 많이 남겼다.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사진으로 21세기 현대예술에 미친 영향이 상당하다. 아마 이러한 성향은 그가 어릴적 어머니로부터 젖먹이었을 때 버려진 이유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의 작업스타일은 모델에게 가혹하기로 유명하다. 쓰레기통에 거꾸로 처박히게 하여 사진을 찍거나 등등.
몇가지 장면을 소개해 보자면, 아마도 욕조인것 같은데..그 속에 반라의 여인이 물속에 가라앉아 누워있다. 부르댕의 요청에 의해서 물속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는듯 한데, 입이 벌어지고 이산화탄소가 섞인 물방울이 막 수면위로 튀어나오는 것처럼 보이고, 눈매는 이그러져서 귀신같은 느낌이 드는 사진이다. 제목이 'charles jourdan advertising summer 1975' 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면, 황량한 벌판에 빗물이 고인 웅덩이가 있다. 흙탕물이 되어서 빛깔은 누르스름하다. 그 앞에 하얀 상의와 빨간 치마를 입은 모델이 서 있으며 화면 우상단에 아주 작은 1인용 보트가 있다. 모델의 그림자르 보니 아마도 오전 11시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여기까지는 별다른 이미지가 아니다. 다음 사진에서는 모델이 보트위에 누워있고 그 보트는 그 흙탕물위에 띄워져있다. 그리고 모델은 자신의 옷을 바닥에 내 던지고있다.
기발한 상상력의 이미지도 있다. 제목이 'previous: circa 1978 opposite: charles jourdan spring 1975 variant' 이다. 하얀 벽에 전원코드와 소켓이 있다. 왼쪽은 전선이 연결되어 있고 벗겨진 빨간 신발이 있다. 오른쪽은 코드에서 뽑혀진 전선이 있는데, 그 꼽는 소켓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와 백색의 바닥과 대조를 이룬다. 공포영화의 한 코드처럼 보이기도 한다. ㅎㅎㅎ 소켓에서 피가 나온다? 뭐였지? 나이트메어 시리즈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아뭏든 기 부르댕은 그 독특한 성격과 작업스타일로써 자신만의 사진길을 걸어간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