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witness (Hardcover)
Bob Geldof 지음 / Trolley Press / 1999년 12월
평점 :
절판


톰 스토다트의 사진은 비참한 현실을 그냥 담담하게 찍는 스타일이다. 그가 찍은 1998년 수단의 기아 캠프는 인간의 잔인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사실 필자는 현실이 고달프기 때문에 이런 류의 사진을 보기가 상당히 꺼려진다. 감정이입이 되어 한동안 가슴이 답답해지기 때문이다. 아뭏든 스토다트의 사진집 iWitness는 총페이지수가 450쪽에 달하는 두꺼운 사진집이다. 흑백의 거의 전부이고 컬러는 몇장 보이지 않는다. 두껍지만 광택이 없는 모조지를 사용했다. 도판의 크기는 가로세로길이가 30센티미터 정도한다. 몇개의 카테고리로 나눠서 진정한 리얼리즘을 보여주고 있다. 각 범주는 famine, siege, exodus, cleansing, floods, earthquake, loss, conflict, scourge 이다. 첫 장면부터 범상치 않다. 아마도 한국언론에서는 검열이라는 이름으로 보여줄 수 없었던 여러가지 충격적인 이미지가 나온다. 피골이 상접하다는 말이 있다. 기근 카테고리를 보면 바로 그 단어가 뜻하는 바를 알 수 있다. 굶주려 뼈가귀만 남은 아이가 작은 나무에 기대어 서 있다. 그런데 그 몸이 보이지를 않는다. 나무의 직경이 겨우 10센티미터가 될까말까한 굵기인데, 그 두께에 가려서 아이의 모습이 보이지를 않는다. 삐쩍 마른 작대기 같은 다리가 삐죽 나와 있을뿐 몸체가 보이지 않는다. 기근이 들어 굶주린 아프리카 수단의 모습이다. 또 다른 장면은 구덩이를 파고 수십명의 사람을 매장하려고 하는 중이다. 아무런 조치없이 그냥 시체를 쌓아놓고 있다. 그 구덩이 바로 위에 한 소년이 앉아있다. 표정은 그냥 무덤덤이다. 슬퍼하지도 않고 놀라운 기색도 없고, 그냥 아무런 감정없는 눈으로 뭔가를 바라보고 있다. 아니 바라본다기 보다는 그냥 있는 것이다. 너무 어린 나이에 세상의 참혹함을 알아버린 것일까? 이 밖에도 필자가 글로써 설명하기 어려운 여러 사진들이 담겨져있다. 이런 잔인한 장면을 볼때마다 인간에 대한 환멸이 느껴진다. 자연재해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인간이 저지르는 해악이 얼마나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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