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ff Wall (Hardcover, Complete ed)
Thierry De Duve / Phaidon Inc Ltd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캐나다 벤쿠버 태생의 제프 월은 대형의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그 영향은 벨라스케스의 영향을 받아서이다. 큰 캔버스가 주는 시각적인 효과, 그리고 미술가들이 자유롭게 표현하는 인물의 배치나 구성등을 사진이라는 매체로 시각화하였다. 사진을 찍는 다는 행위는 그냥 드러난 현실에 셔터를 누르면 되기는 한다. 그러나 제프는 여기에 치밀한 연출을 가미해서 2미터가 넘는 대형의 사진을 많이 찍었다고 한다. 누군가가 말했더라? 사진은 연출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볼 때마다 한편의 영화 스틸컷을 보는 듯 하다.

필자가 처음 제프 월의 사진집을 본 것은 figures & places이다. 총 페이지 수가 200쪽을 조금 넘는 하드커버의 사진집이다. 도판의 크기는 가로세로 길이가 30센티미터 정도 한다. 종이재질은 두껍고 광택이 도는 사진용지와 무광택의 모조지가 혼합되어 있다. 그의 작품은 연출을 가미하여 유머러스하고 코믹하면서도 기괴한 컬트적인 상황을 만드는 것이 특기다. 후반부에 그가 이런 상황을 어떻에 만들었는지도 보여주는 제프 월의 설명서라고 봐도 되겠다. 마치 성룡의 영화에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촬영할때 실수담을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다. 그이 대표작이라고 하면, 이 책에서는 2페이지에 걸쳐서 인쇄된 'dead troops talk(a vison after an ambush of a Red Army, near Moqor, Afghanistan, winter 1986)' 라는 제목을 가진 사진이다. 정말로 바로크 시대의 컬트영화의 한 장면 같다. 폐허가 된 산자락아래에 --방금 전투를 치른듯함-- 군인들이 십여명 누어있다. 대부분 부상을 입고 있어서 얼굴과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다. 어떤 이는 배가 갈라져 창자가 빠져나오는 것을 손으로 막은채로 또 다른 군인을 깔고 앉아 있다. 밑에 깔린 남자는 얼굴에 핏물이 흐르면서 고함을 지르는지 입을 벌리고 있다. 그리고 그 바로 앞에 고깃덩어리같은 빨건 생체조직을 집게손으로 들고, 깔린 남자에게 먹으라고 종용하고 있다. 이것이 쥐고기 인지 사람의 살점인지 모르겠으나 아뭏든 먹을 것을 갖고 놀리는 것인지 먹으라고 협박을 하는 것인지 애매하다. 이런식으로 현실에서는 볼 없는 --과련 그럴까? 전쟁이 터지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 판타지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사진을 찍는다. 군복을 보아하니, 그리고 제목으로 미우러보건데,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표현한 것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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