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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 Sherman (Hardcover)
Cindy Sherman / Distributed Art Pub Inc / 2012년 2월
평점 :
분장과 위장, 화장과 설정샷으로 마치 플래시맙을 하는 듯한 촬영 스타일이야말로 신디 셔먼의 사진이다. 이 사진집은 신디의 작업이력을 종합적으로 소개하면서, 그녀의 플레이트를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리했기에 젊었을 적의 사진으로시작하여 이제 백발 할머니가 된 그녀의 성장과정을 몰래? 훔쳐보는? 재미도 있을까나? ㅎㅎㅎ 아뭏든 도판의 크기가 상당히 큰데, 가로가 35센티미터 정도, 세로는 40센티미터에 육박한다. 총페이지는 250쪽을 조금 넘으며 하드커버로 제작되었고 흑백/컬러가 혼용되어 있다. 사진작가 중에서는 비교적 다작을 하는 것 같다.
셔먼은 가장 많이 알려진 사진작가중 한 명이며, 국내에도 많은 팬층이 있고 미디어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이런 유명세에 비례하여, 국내에는 그녀를 다룬 책이 단 1권도 없다. 번역된 사진집이 한 권도 없다니 우리나라의 사진예술이 얼마나 척박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뭏든 이색적인 사진을 한 장 소개햅 보자. 163쪽에 나와 있는 'Plate 110. untitled #140. 1985' 라는 그림이다. 어스름한 달빛이 얼굴의 측면, 정확히는 뒤통수를 비추면서 암녹색 파마머리를 한 신디가 바닥에 누워있다. 얼굴은 핏줄인지? 상처인지? 정맥류? 인지 이 3개를 합쳐놓은 것 같은 분장을 했다. 죽어가는 것인지? 지쳐 쓰러진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손가락으로 뭔가를 집어서 입에 넣고 있다. 그런데 입과 코가 돼지의 그것이다. 아니 이것은! 판타지 소설에 등장하는 몬스터, 오크가 아닌가?
이런식으로 분장, 위장, 화장, 소품을 이용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무슨 메시지일까? 그냥 아무런 의미도 없는 비주얼일뿐일까? 관심이 가는 독자라면 그녀의 사진집을 한번 들춰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