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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varrubias Circle: Nickolas Muray's Collection of Twentieth-Century Mexican Art (Hardcover) - Nickolas Muray's Collection of Twentieth-Century Mexican Art
Kurt Heinzelman / Univ of Texas Pr / 2004년 10월
평점 :
내가 머레이 니콜라사의 사진집을 처음 본 것은 I Will Never Forget You: Frida Kahlo and Nickolas
Muray. 가로 길이는 30센티미터 정도하고 세로크기는 40센티미터에 이르는 하드커버의 사진집이다. 총페이지수는 100쪽이 조금 넘으며
무광택의 모조지를 사용해서 형광등 아래서도 눈이 부시지 않다. 약 1/3가량이 텍스트이며 나머지는 흑백혼용의 사진이 담겨져있다. 텍스트는 2단
편집되어 있으며 말그대로 프리다 칼로의 사진이 수록어 있다. 칼로는 마티스처럼 매우 강렬한 색체로 여러 회화작품을 남긴 여성 예술가다. 이
인물에 대해서는 최근에 들어와 새롭게 조명이 되면서 많은 포스트글이 써지고 있으니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ㅎㅎㅎ 인상적인 장면을
한장 소개해보자. 제목이 'Frida with Granizo, Coyoacan, 1939' 라는 작품이다. 칼로가 왼손에는 담배를 들고 건물
외벽에 앉아 있다. 그녀의 왼쪽 어깨에 살짝 열린 문이 보이며 바닥은 정사각형 모양의 보도블럭이 놓여져있다. 배경으로는 건물 외벽의 창문이
보인다. 그리고 오른손으로는 어린 사슴의 목덜미를 쓰다듬고 있다. 아니 이것은 디즈니 영화에나 나옴직한 아기사슴 밤비를 연상케하는 사진이
아닌가? 영상의 위력이 이렇게 크다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 필자가 어릴때 읽었던 아기사슴 이야기도 있고, 빨간코의 루돌프도 있는데 어찌하여
밤비가 생각난단 말인가? 하여튼 칼로는 사진가를 바라보고 있으나 어린 사슴은 시선을 좌측으로 하고 있다. 옆면에서 볼때 주둥이와 코, 눈이 주는
느낌이 매우 편안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귀는 쫑끗 세운것으로봐서 뭔가 소리에 반응하여 그쪽을 바라보는 것 같다. 아니면 일부러 의도한
것일까? 코멘트가 없으니 알 수 없지만 오늘날의 한국현실과 비교해 볼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라는 대자보와 선명히 비교가 된다. 이런 된장,
안녕함을 물어봐야 하는 지금의 현실에 분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