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마누엘의 사진책을 처음 본 것은 포켓 사이즈의 작은 책이었다. 열화당 문고의 사진집으로도 번역이 되어 나와있으니 참고하시라. 총
페지이는 125쪽 정도이며 무광택의 두꺼운 사진용지를 사용했다. 우측에 사진한장이 나오고 왼쪽으로는 설명이 붙어 있다. 작가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멕시코 사진계의 유명 사진작가다. 제목이 'ears of corn, 1967' 이라고 나오는 사진이 있는데 말그대로 옥수수를 찍은
이미지다. 그런데 옥수수의 씨알이 굵고 도드라져 나와있어 우리들이 흔히 먹는 옥수꾸와는 약간의 품종 차이가 있다. 하긴 바나나만 하더라도
수천종이 있다고 하니까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옥수수는 팔천 년 전 처음으로 멕시코에서 재배되었다고 한다.
daydream,1931. 이라는 작품에서는 2층위의 난간 사이로 한 소녀가 한 쪽 손으로 턱을 괴고 시선을 아래로 두고 있다. 아마도
뭔가를 쫓는 눈빛은 아니며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든듯 하다. 배경으로는 창문과 흔한 벽이 보이고 소녀는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매우 두꺼워 보이면서도 어두운 스타킹과 구두를 신고 있다. 필자는 이 그림을 볼때마다 영화 레옹이 생각난다. 마틸다로 분한 나탈리
포트만이 우유팩을 들고 계단을 올라오는 장면 말이다. 이 두 영상에서 공통점이라고는 그냥 난간과 소녀라는 두 소재뿐, 분위기도 느낌도 완전히
다른데 왜 이렇게 자꾸 오버랩이 되지? ㅎㅎㅎ. 그 옆 텍스트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if you want to see the
invisible, carefully observe the visible" 번역기기를 돌리면 이렇게 된다. 만약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 한다면
주의깊게 보이는 것을 관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