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상상력의 색채마술사, 샤갈
김종근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0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필자는 마르크 샤갈의 작품을 볼 때 마다 공중부양 샷이 떠오른다. 중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인물이,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의 유연함 내지는 흐느적 거림을 가지고 현실과 꿈속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든다. 언뜻 보면 기괴한 상상이지만 색채와 화면 분할이 웬지모를 어우러져 따뜻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여러가지 걸작이 있지만 그 중에서 필자의 시선을 끄는 것은 [에펠탑 앞의 부부] 라는 작품이다. 동화적인 상상력을 가미하여, 쉬르레알리즘(초현실주의)의 원형을 보여주고 잇기 때문이다.

까만옷을 입은 남자가 비스듬히 떠있는데, 그 오른손은 신부의 왼손을 감싸고 있다. 하얀옷을 입은 여성은 왼손에 작은 녹색의 부채를 들고 있으며 신랑의 품에 안겨있다. 이 둘은 그렇게 비스듬한 자세로 공중부양을 하고 있는데, 바로 그들을 합친 것 만큼이나 큰 새가(아마도 닭을 그린 것 같음)역시 비스듬히 떠있다. 이렇게 세 주제가 나란히 서있고 그 안에 또 작은 사람이 앉아 있는데 바이올린같은 악기를 들고 있다. 그 주변으로 서커스적인 요소들이 그려져있다. 배경의 에펠탑은 검푸른 색인데 탑이라고 보여지지는 않는다. 그 특유의 철제구조물은 보여지지 않고 그냥 희끄무레한 건축물 정도로 표현하고있다. 그리고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염소, 첼로 등이 꿈속을 유영하는듯이 담겨져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따스함과 유머러스하고 아동틱하면서도 코믹하고 운치가 있어 보인다. 취학전 아이들이 보더라도 분명히 좋아할 만한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