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 재원 아트북 28
재원 편집부 엮음 / 재원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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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프란시스코 고야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추악한 인류의 본성을 가감없이 그려내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침대에 누워있는 미녀 [마야]를 대표작으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남긴 수천장의 스케치를 보게 되면, 정말 같은 사람이 그렸나? 하고 의심할 정도로 극과극을 달린다. 그는 '전쟁의 참화(Desastres de la Guerra' 라는 시리즈를 통해서 스페인과 프랑스의 반도전쟁을 그려내고 있다. 차마 말로 옮기기 힘들 정도로 잔혹한 장면이 많은데, 그가 이런 작품을 남긴 이유는 전쟁의 참혹함을 널리 알려, 다시는 전쟁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 전쟁을 조금 살펴보자면, 1808년 나폴레옹이 스페인의 내정에 간섭하여 군병력을 투입한다. 그리하여 반도전쟁이 발발하게 되며 1814년까지 계속되었다. 이 와중에 양쪽에서 많은 사상자나 나왔으며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식으로 양쪽 모두 상대방에에 증오와 학살, 파괴를 가져온다. 복수심에 불타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은 잔인하기 그지없다. 마치 중세시대의 고문을 보는 듯한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데......이것을 흑백의 스케치로 그려낸 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이 그림을 유심히 보고 있으면 일종의 트라우마 내지는 인간에 대한 환멸을 느낄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고야가 의도적으로 그 쇼킹함을 순화해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차마 그림으로도 남지지 못할 정도로 공포스런 장면이 많았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 아래에 붙은 스케치의 제목마저도 보는 이로 하여금 구토를 느끼게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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