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신의 문학론과 문학세계
신범식 지음 / 박문사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풍속화가 백곡 김득신은, 정조의 어진을 그리는데 김홍도와 함께 작업한 역사가 있으며, 그의 화풍을 계승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그의 작품 중 하나인 [야묘도추]라는 걸작을 보면, 단원이 그린것인줄 착각할 정도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다 세밀하고 정겹게 파고들어간 면모를 보인다. 그리하여 후대의 미술사가들은 그를 김홍도 못지 않은 조선의 명화가로서 평가하고 있다. 이 작품을 보게 되면 저절로 웃음이 터져나오게 될 것이다. 마당의 병아리를 채어가는 고양이를 향해, 곰방대를 높이 쳐들고 달려가는 장면이 공중부양을 하듯이 그려져있다. 그리고 그 뒤로 안방마님의 놀란 제스쳐가 어우러져있는데, 참으로 감탄을 금할 수 없는 작품이다. 이런 작품은 그야말로 진품을 봐야만 그 진정한 감흥을 느낄 수 있는데, 필자와 같은 보통사람들에게는 언감생심이다. ㅎㅎㅎ 돈벌어서 부자가 되어서 이런 걸작을 소장한 뒤에 혼자만 감상하고 싶다.

그리고 포대흠신이라는 작품에서는 절로 미소가 벌어지게된다. 이 그림은 중국의 승려 포대화상을 그린 것인데, 이 인물은 말 그대로 포대속에 탁발로 받은 음식이나 기타 일상생활에서 유용한 물건들을 넣고 다니면서 보통사람들에게 보시를 했다고한다. 가령, 아이들에게는 장난감이라든가 과자 엿등을 꺼내서 아이들과 함께 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신통력을 발휘하여 길흉을 예측하기도 하였다. 가령, 포대화상이 나막신을 신으면 곧이어 비가 내렸고 장마철이라도 짚신으로 갈아신으면 신기하게도 해가 쨍쨍하고 나왔다고 한다. 일부 허접한 인간들에게는 광인취급을 받았지만, 그의 도력과 공부가 매우 높았음을 보여주는 일화다.


한편, 김득신이라는 이름만큼이나 그의 호인 긍재는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김홍도 하면 단원, 신윤복 하면 혜원인데 김득신 하면 딱히 떠오르지를 않는다. 왜 그럴까? 아마도 긍재라는 한자가 잘 쓰여지지 않는 것이 한 이유가 될까나? 주의할 점이 있다. 백곡 김득신과 긍재 김득신은 이름만 같지 전혀 다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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