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로 재원 아트북 47
정금희 지음 / 재원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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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의 세잔과 고갱, 마네등이 스승으로 모셨던 인물이 바로 카미유 피사로다. 그는 자애로운 아버지이자 훌륭한 선생님으로서, 그를 따르는 젊은 화가들에게 아낌없는 도움을 주었다. 무엇보다 그가 가진 장점은 열린 자세였다. 그 자신은 후배들의 멘토이면서도 젋은이들에게 배우는 것을 꺼려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쇠라의 점묘법이나 인상파 후배 화가들의 화풍등도 수용하여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권위주의가 팽배하고 있는 작금의 한국사회에서 --필자가 보기에 50년은 더 이어질 것 같음-- 이러한 마음가짐은 정말 본받을 만 하다. 특히나 그는 일상생활에서도 이런 자세를 견지했는데, 하녀로 일하던 줄리에 벨레와 결혼을 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고 한다. 이런면을 볼때 겉과 속이 다른 허접한 지성인이 아닌 진정으로 뛰어난 스승이었다.

아뭏든 그렇게 하여 사랑하는 아내의 그림을 많이 남기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창가에서 바느질하는 피사로 부인' 이라는 유화작품이다. 이처럼 따스하고 관대한 성품을 가진 피사로의 성격은 작품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그의 그림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화폭에 담았는데, 푸근하고 따사롭고 화사하면서도 밝고 정겨움이 넘친다. 그가 말년에 그린 자신이 초상화 몇 점을 감상해 보면, 선하게 나이를 들어가는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링컨이 말했지 않은가? 사람은 40대 이후의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이다. 웬지 그의 말이 노년의 초상화에서 물씬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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