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 창해ABC북 1
크리스티앙 드루에 지음, 유재명 옮김 / 창해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그리이스.로마 시대의 예술작품에 있어서, 신과 인간을 구분 짓는 가장 뚜렷한 특징은 이마와 콧대가 일직선으로 연결되는지 여부다. 즉, 아무런 굴곡이 없으면 신이고 약간 움푹 파였다가 코가 시작되면 사람인 것이다. 페르낭 레제의 회화는 바로 그러한 특징을 보여주는 것 같다. 코의 윤곽과 눈썹이 끊어지지 않고 바로 이어진다. 그리고 인중과 입도 뚜렷하고 굵은 선으로 연결이 되는 화법이다. 따라서 한번만 보면 잊혀지지 않으면서 인물이 주는 분위기가 아주 묘하다. 일종의 만화적 기법, 요즘말로 하자면 애니메이션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어떻게 보면 타히티의 여인들을 원초적으로 담아낸, 고갱의 스타일과 비슷한 묘한 분위기를 풍기든 듯도 하다. 한편, 그의 작품은 파블로 피카소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서 나중에 그가 게르니카라는 작품과 함께 입체파를 만드는데 바탕이 되기도 했다.

특히나 [건설자들] 이라는 작품은, 후대의 사진작가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 같다. 마크 리부라고 하는 유명한 작가가 있는데, 그가 촬영한 '에펠탑의 페인트공' 과 그 밖의 여러작품을 보면 구도와 전체적인 분위기가 페르낭 레제의 작품을 떠올리게 만든다. 흠, 산업현장의 작업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유사한 그림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너무 억지인가? 굳이 이렇게 유사한 점을 찾으려는 데이타 마이닝인지도 모르겠으나, 필자는 그런 기시감이 강하게 든다. 아뭏든 레제의 예술은 사람의 시선을 잡아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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