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에 대한 복종
스탠리 밀그램 지음, 정태연 옮김 / 에코리브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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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전에 서평을 작성한 [루시퍼 이펙트]와 더불어서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필독서 중의 필독서다. 개인적으로 이 두 책은 중등학교 교과서로 지정시켜야 할 만큼 의미깊은 서적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책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어떻게 사람들이 나찌의 유태인 학살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행할 수 있었단 말인가? 이 의문에서 출발하는 것이 바로 권위에 대한 복종이다. 몇 년전 EBS 에서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다루었을 만큼 유명한 실험이자 책이다. 지위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인류라는 종은 자신에게 아주 쬐끄만한 권력이 생기면 --그것이 심지어 견장과 같은 사소한 것일지라도-- 그 힘을 남용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감시와 외부의 평가가 없을 경우 더 나쁜 쪽으로 강도가 점점 세어지게 되어 있다. 그리고는 어느 순간 선을 넘어버리고, 그 이후로는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못하는 존재로 변모해 간다. 아무리 자기 통제가 강하고 상식적이고 선량한 사람일지라도 말이다.


따라서, 그러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환경변화는 아주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미하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말처럼 처음에는 별거 아닌 행동에 점차로 익숙해지고, 타성에 젓고 무관심하게 변하다가 어느 순간 도저히 상식적으로은 이해할 수 없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 이러한 행위에 예외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영웅적인 사람일지라도,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시스템에 대항할 수 없게 되고 순응하여 버린다는 사실. 몹시나 충격적이다. 결국 착한 사람이나 나쁜 사람을 구분짓는 절대적인 경계는 없다. 우리가 처한 상황과 배경, 문화적인 압력, 법과 제도등등이 우리를 규정짓는 틀이 된다는 것이다.

끝으로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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