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페리얼 크루즈 - 대한제국 침탈 비밀외교 100일의 기록
제임스 브래들리 지음, 송정애 옮김 / 프리뷰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책의 부제가 [대한제국 침탈 비밀외교 100일의 기록] 이지만, 실상 그 내용은 책의 2% 정도도 안 된다. 지은이가 이 서적에서 주장하는 바는 제국주의의 본질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의 시대상은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논리에 의해서 전쟁과 약탈이 벌어지던 시기였다. 그런데, 이러한 제국주의의 본질은 인종적인 편견이라는 것이 저자의 핵심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백인 기독교인들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들을 문명화시킨다는 거짓 명분으로, 침탈과 전쟁을 일으킨 때가 바로 이 시기란다. 특히나 미국의 대통령 루즈벨트는 인종편견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있던 인물이다. 그는 필리핀과 하와이를 식민지화하면서, 일본에게는 떡고물처럼 조선과 만주, 중국을 던져주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가쓰라-태프트 밀약이다. 그렇다면 왜 비백인이며 비기독교도인 일본에게는 이런 후한 대접을 했을까? 메이지유신을 일으킨 세력들이 루스벨트에게 허벌나게 아부를 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아시아의 문명화된 기독교인들이며 --루즈벨트의 인종편견에 부응하여-- 미국의 이익을 위해 힘쓰겠다. 라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그리하여 루즈벨트는 일본을 하수인으로 삼아서 아시아 나라들의 식민지화에 나서게 된다. 사실 그는 만주까지만 일본에게 넘겨주려고 했으나, 중일전쟁,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일본은, 나중에 하와이의 진주만을 공습하면서 미국을 배신하게 된다. 이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또 엄청나게 많은 역사적 사실을 들춰내야하므로, 이 책의 주제를 벗어나기에 생략한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오늘날 신대륙의 원주민들인 인디안 도살에 대해서는, 유태인 학살에 비교해 볼때, 거의 말하는 이가 없다. 인류라는 종이 저지른는 이 참담한 역사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바로 인종청소라는 추악한 단어로 말이다. 필자는 이 책을 한국의 보수기독교 세력들에게 읽혀주고 싶다. 그들이 신처럼 받드는 미국과 개신교가, 우리나라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말이다. 그런데 과연 이 서적을 보고 느끼는 바가 있을까? 조금이라도 변화의 기대를 갖을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 나는 그들이 변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번 형성된 가치관은 바뀌지 않는다. 더 크게 보자면 일본이 그렇듯이 미국도 마찬가지다. 한 마디로 남이 넘보지 못할 정도로 쎈 나라가 되어야 한다. 딱 그만큼이 좋다. 이 기준에서 더 쎄지면 우리도 일본이나 미국, 독일처럼 힘을 남용하게 될테니까 말이다.


끝으로, 이 책의 번역자와 출판사에게 뼈아픈 비판을 한 마디 해야겠다.
125, 193, 213, 214 쪽에 동해가 일본식 표기로 나온다. 역자가 번역을 이따위로 한다니 한국 사람이 맞나 의심스럽다. 게다가 출판사에서는 이런 내용을 검증도 하지 않고 책을 엮어냈으니 그야말로 멘탈붕괴 멘붕이다.

 

그리고, 서평을 작성하는 리뷰어들조차도 이러한 언급이 없으니, 반크가 울고 가겠다.

 

하긴, 뭐 이 책을 소개한 여러 신문에서도 그러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니, 이 놈의 나라는 제대로 된 언론이 있기는 한거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