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초한지 세트 - 전8권 고우영 초한지
고우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감탄이 절로 나오는 고우영 화백의 역사 교양 만화다. 말이 필요없다. 그냥 사서 보면 안다. 첫 권을 펼치자마자 쉼없이 읽어내려가 끝권까지 단숨에 독파할 수 있을 것이다. 초한지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유방과 항우의 대륙 쟁탈전이다. 익히 알고 있듯이 사면초가라는 단어의 등장과 장기라는 게임이 이들의 대결을 나타낸 것들이다. 전자는 사방에서 초나라의 노래가 들려온다는 뜻인데, 항우가 유방의 덫에 걸려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을 때를 나타내고, 후자는 말 그대로 장기판의 왕에 초자와 한자가 들어가는 것이니 금방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아뭏든 역사는 한나라의 승리로 끝나게 되는데, 이후의 과정이 아주 더럽기 짝이 없다. 유방은 적대세력이 없어지자마자, 총사령관인 한신을 반역죄로 몰아서 처형하게 된다. 말 그대로 토사구팽을 당하는 것이다. 은혜를 원수로 갚아도 유분수지 유방이 너 참 간악하기 이를데 없구나. 하이고 권력이 그렇게도 좋더냐. 하긴 부모형제도 죽여버리는 자리이니 일러 무삼하리오다.


반면에 장자방[오른팔] 이라는 용어를 만든 장량의 처세는, 뭐랄까 진퇴를 아는 현자의 행동이랄까? 익히 유방의 음흉한 속셈을 간파한 장량은 한신에게도 경고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한신은 그대로 남아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버리고 장량은 이 화를 피해 유방의 손길이 닿지 않는 역사의 뒤안길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자신의 소임을 다했으므로 더이상 현실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일화는 우리 모두가 깊이 새겨들어야 하는 일화다. 권력이 주는 마력에 빠져서 자리에 연연하며 부정부패나 저지르면서 추하게 늙지 말라는 경고다. 작금의 고위직 공무원들이 벌이는 작태를 보면 참으로 한국의 미래가 불투명하여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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