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화와 칼 - 일본, 일본인
루스 베네딕트 지음, 김윤식 외 옮김 / 서원 / 1995년 8월
평점 :
품절
일본이라는 나라의 메타포를 이렇게 극명하게 드러내는 두 단어가 있을까? 지리적으로는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심리적으로는 매우 먼 나라가 바로 저팬이다. 같은 이웃이라고 생각하다가도 우리의 시각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그들의 행동, 즉 겉으로 드러난 표정[다테마에]과 속마음이[혼네] 반대되는 이러한 부조화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아이러니는 속속들이 파헤친 것이 바로 이 서적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의 저자는 --이 도서를 집필한 동인은 미국 정부의 의뢰를 받아 행한 것일뿐-- 단 한번도 일본에 간 적이 없었단다. 아니, 어쩌면 이런 객관적인 위치에 있었기에 아무런 편견없이 연구를 끝낼 수 있었으리라.
아뭏든, 이 책을 독파함으로써 일본인의 의식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오래전에 출판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시각에서 볼 때도-- 전혀 시간의 왜곡을 느낄 수 없었다.
지난 2000년의 역사에서, 우리는 너무나 중국에 편중된 시각을 가졌었다. 특히나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사대주의에 빠져서 중국만 바라보다가 36년간의 일제 강점기를 겪었다. 우리보다 열등한 존재라 업신 여기다가 치욕의 식민지 시절을 보내야만 했던 것이다. 이는 어쩌면 우리의 업보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그들에게 행했던 멸시와 조롱이 임진왜란과 식민지배라는 복수극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이는 일본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한 쪽에 편중되지 말고 균형잡힌 시각을 갖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