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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마켓 Bear Market - 세계 금융위기의 역사
러셀 내피어 지음, 권성희 옮김 / 예문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1920년대의 미국 대공황을 시작으로 해서 1980년대의 베어마켓 --직역하면 곰시장이라는 뜻인데, 하락장을 뜻하는 투자업계의 용어다. 반대로 상승장을 의미할 때는 황소를 적용하여 불 마켓이라고 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침체장의 특징과 대중들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다면 투자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여러가지 자료와 근거를 소개하면서 투자자들이 흔히 알고 있는 [월스트리트의 격언] 에 대해서 반박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조언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의 권고안은 잘 들어맞는데 비해, 현대에 이르러서는 일치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분명한 것은 증시가 경기를 보통 6~9개월 선행한다는 투자자들 사이의 유명한 믿음은 사실이 아니란 점이다. 모든 경기 사이클의 회복 시점을 조사해 본다면 이 믿음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판명될지 몰라도, 최소한 지나 20세기 가장 저평가됐던 4번의 침체장 바닥에서는 맞지 않았다. 20세기 역사상 경제가 가장 극단적이었던 4번의 시기에는 경기와 증시 바닥이 훨씬 더 근접해 나타났고 오히려 경기가 증시를 선행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중략....큰 침체장이 바닥에 근접했을 때는 경제가 이미 나아지고 있다는 신호가 많이 나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왜 그럴까? 아마도 사람들의 지식과 정보가 예전에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나 21세기에 들어와서는 --IT 혁명이 일어나면서-- 그 이전에는 취합하기 어려웠던 빅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었으며,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는 여러가지 방어수단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진일보 한 것이 분명하다.
저자는 특히나 침체장의 끝을 예측할 때 q비율에 높은 신뢰도를 주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큐비율이 0.3 일때 시장은 바닥을 형성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자가 이를 쉽게 풀어보겠다. '토빈 교수의 Q' 라고도 알려진 이 비율은, 어떤 기업의 시가총액을 대체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전자는 발행주식수에다가 현재 주가를 곱한 총액이며 후자는 어떤 회사를 현상대 그대로 복제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뜻한다.
따라서 복제비용이 시가총액 보다 크다면 --복사본을 만들 필요가 없이-- 그냥 해당 기업을 사는 것이 값싸게 먹힌다. 반면에 시가총액이 복제비용보다 크다면 --그 회사를 사는 대신-- 똑같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이 원리에 의해서 큐비율이 1보다 작으면 저평가 된 것이고, 1보다 크면 고평가 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복제비용을 제대로 산출하기가 매우 까다롭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삼손전자나 Affle을 복제한다고 할 때 얼마의 자금을 투입해야 만 똑같이 만들 수 있을까? 여간 골치아픈게 아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