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 법의곤충학자가 들려주는 과학수사 이야기
마크 베네케 지음, 김희상 옮김 / 알마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필자가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미국 드라마인 CSI 라스베이거스의 길 그리섬 반장 때문이다. ㅎㅎ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CSI과학수사대라는 타이틀로 방영이 되고 있을 것이다. 아뭏든 이 드라마에서 그리섬은 뛰어난 과학수사 반장이면서 곤충학자다. 법의학에서 곤충은 특별한 취급을 받는다. 왜냐하면 사체에 꼬이는 똥파리와 구더기, 번데기 등을 채취하여 살인에 대한 증거를 찾으며, 또 사망시간 추정을 할때 이용하기도 한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청소부 곤충을 다루면서 작가가 경험했던 --그리고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범죄수사에 응용된 최초의 곤충학은 13세기 중국에서였다고 한다. 어휴~ 13세기라면 서기 1200년대인데인데 ㅎㅎ 하여간 일종의 법의학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세원집록洗寃集錄]에서 중국의 법관나 송자宋慈는 논에서 일어나 한 살인사건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자세히 밝히고 있다.


이 법관은 시신에 시신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게 낫이라고 판단했다. 다음날 마을 사람들을 모두 불러 모아 낫을 내보이라고 명령했다. 그런데 유독 한 자루 낫에만 검정파리들이 몰려들었고, 바로 그 자가 범인임이 들통났다. 과연 그럴까? 오래된 얘기라 조금 신빙성이 부족할 것 같은데, 이 사건은 20세기에 들어와 현대 법의곤충학의 창시라자 할 수 있는 벨기에의 마르셀 레크레르크Marcel Leclercq 와 그의 동료 랑베르Lamgert에 의해 다시 한번 진위를 검증받았다고 한다.


어떻게 되었을까? 결과는 기록이 사실이었음을 입증해주었다. 이 두명의 연구자에 의하면 시신에서 청색 광택을 자랑하는 검정파리Calliphor vomitoria 의 암컷들이, 사망한 지 여섯시간이나 지난 시신에서 흘러나온 피에 맹렬하게 달려드는 것을 목격했다.


뭐, 이런 식으로 여러가지 실례를 들어가면서 --가능한한 전문적인 지식을 자제하면서-- 여러가지 해괴한 인간의 행위를 다루고 있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사이클 영웅 '랜스 암스트롱' 의 도핑 고백을 보라. 사람들의 탐욕은 때때로 그 자신을 파멸로 몰아간다.

 

또한 십수년전에는 '플로조Flo-Jo' 라는 애칭을 가진 세계기록 보유자인 여자 육상선수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Florence Griffith Joyner 의 예가 있다. 이 선수는 도핑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서 페모돔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그 수법이 말로 설명하기에는 조금 낯 뜨거운 부분이 있어서 생략한다. 흥미가 있으신 분은 이 책을 읽어보시라. 아뭏든 경쟁이 치열한 스포츠 세계에서는 이런 일이 알게모르게 횡행하고 있는 것 같다. 승부조작, 금지된 약물 복용, 그리고 타이거 우즈, 앗? 이건 범죄와는 상관이 없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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