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생각의 반란!
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진원 옮김 / 김영사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2012년에 출간된 도서 중에서 가장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번역의 품질이 별로라서 상당히 실망한 책이다. 뒷 부분으로 넘어가면서는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인데 비해 --전체적으로는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파악할 수 있음-- 전반부의 번역은 원전을 확인하면서 읽어야 할 정도로 어설픈 부분이 많다. 아마 번역을 한 사람이 하지 않고 두 세명이서 한 것 같은 느낌이다. 김영사라는 출판사는 그래도 한국에서는 이름난 곳임에도 불구하고, 번역자의 검증에 소흘했던 것 같다. 그것도 아니면 싼 맛에 쓰려다가 엉터리가 되어버렸거나.


이 책의 저자인 대니얼 카너만과 고 아모스 트버스키는 행동경제학을 창시한 인물로 평가를 받는다. 이 학파의 주장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 라는 것이다. 원래 이 두 인물은 경제학자가 아닌 심리학자였으며,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행동으로 이어지는지를 밝히고자 했다. 그리하여 여러가지 실험과 관찰을 통해서 몹시 의미깊은 결과를 발견해 냈고,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에는 노벨경제학상을 받게 된다. 경제학자가 아닌 심리학자가 이 상을 수여받은 것은 최초의 일이었다.


이들의 연구결과는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서 알려지고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사회과학 분야와 투자 관련 부분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된다. 앵커링(닻 내림 효과), 과신, 생존편향 등등의 단어를 한 번쯤을 들어봤으리라. 필자가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실험결과는 '기쁨과 고통의 비대칭성'이다. 가령, 주식투자로 -10%의 손해를 봤다면, 이 손실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25%의 수익을 올려야만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즉, '잃는 슬픔은 따는 희열보다 2.5배나 더 크다' 따라서 우리는 본전에 집착하고 위험을 회피한다.


이러한 인간의 심리는 우리 생활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 잘 난 자식 보다는 못난 아이들에게 더 정성을 쏟는 것이 부모들의 마음이다. 여기에는 2.5배라는 심리기제가 작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도박에 빠지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본전 만 회복하면 그만둬야지 하다가 재산을 탕진하고 패가망신, 멸문지화를 당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해서 독자 여러분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속칭 꼴통등의 언행을-- 극단에 치우친 사람들의 행위를 어느 정도는 납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사고의 심해를 들여다보면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밖에 없다. 끝으로 필자가 정독을 권하는 책이지만, 번역이 형편없음을 감안하고 보시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