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르 평전 - 나는 살아 있는 것을 연구 한다
마르틴 아우어 지음, 인성기 옮김 / 청년사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필자는 위인전이나 평전 같은 것은 한 번도 읽어 본 적이 없다. 아마도 원래 부터 그런 방면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하여간 위인전은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을 해놔서 읽기가 괴롭다. 나중에 성인이 된 후에 알게 되는 유명 인사들의 감춰진 진실 같은 것을 접하기라도 하면 그 충격이 상당하다. 후대의 역사는 좋은 면만 부각시키고 부정적인 부분은 감추다보니, 시간이 흐르면서 전자만 남고 후자는 접하기가 힘들다.


가령, 어릴때 읽은 어린이 문학 전집인가? 하여튼 어린이 대상 교양도서 같은 것들이 나오는데, 거기서 아더왕 이야기를 읽었다. 읽다보니, 중간에 아더의 배우자인 기네비어 왕비와 원탁의 기사 중 한 명인 랜슬롯이 불륜을 저지르는 장면이 나온다. 어린 나이의 나는 --한국의 유교문화와 보수적이 성문화에 길들여져서-- 이 부분이 매우 충격적이었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서 내가 잘못 읽었나? 활자가 잘못되었나? 제본이 이상한 건가? 라는 생각에 앞 뒤로 왔다 갔다 하면서, 내가 혹시 놓친 부분이나 잘못 읽은 데가 없는지 한참을 들여다봤다.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봐도 뭐 해결책이 나오겠는가? 아니다. 아뭏든 그렇게 기억의 저편으로 덮어두었고 조금더 나이가 들어서 영화를 보면서 그 장면이 또 나오게 되자, 그때서야 비로소 이해가 되는 것이었다.


이후로 나는 100% 완벽한 성인/군자/성직자/수행자를 믿지 않는다. 인간의 탈을 쓰고 있는 한 육체적인 욕망과 탐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아뭏든 그러한데.... 파브르 평전은 왜 읽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필자가 서평을 작성한 '파브르 곤충기 전 10권 set' 를 통독하고 나서, 그에 대한 관심이 조금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집어 들어서 대충 훑어봤다. 만약, 책이 두껍거나 칭찬일색이라면 그냥 던져버릴 생각이었음.


아뭏든, 이 책도 파브르에 대한 칭찬이 많이 나오기는 하는데 다른 것에 비해서 그 느끼함이 덜 하다. 그리고 결점에 대해서도 밝히고 있다. 물론 다소 순화를 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책이 얇다. ㅎㅎㅎ 하여간 이렇게 해서 독파를 했는데, 파브르도 예외는 아니라서 어떤 면으로 볼때는 고집불통에 꽉 막힌 무례한 성격도 보이고, 자수성가한 사람 특유의 배타적인 측면, 또 다른 각도에서는 선량하고 사교적이며 부드러운 일면도 보여주고 있다.


책의 내용중에, 부드러웠던 파브르는 갑자기 거칠게 행동하기도 했다. 별것 아닌 일로 짜증을 내다가 격분했다. 분명하게 설명했는데도 다른 사람이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 그랬다. 언젠가는 참다못해서 시뻘겋게 달아오른 교실 난로를 발로 차서 뒤엎은 적도 있었다. 흥분은 곧 사그라들었고, 그는 다시 평화롭고 밝아졌다.


라고 나온다. 아니 이러한 성격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홧병의 증세가 아닌가? 교수가 되고자 했던 꿈이 좌절되고, 인공색소로 대박을 터뜨릴 뻔 했는데 그것도 실패하고, 빈곤한 삶이 지속되면서 점차 쌓인 그 응어리가 이런식으로 갑자기 확~~~~ 또한 아끼던 자식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고 등등등의 시련과 스트레스가........욱! 하는 성격으로 바뀌고......

그래도 말년에는 연금도 받고 해서 쪼들리지는 않았다고 하니 흠~ 어쨌거나, 곤충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시간 때우기로 읽어 볼만하다. 아하! 어디 파브르만 화병을 앓았겠는가? 한국도 궁민들의 의식수준이 아직 선진국에 한참 모자르고, 그러다 보니 수구세력들이 온갖 부정부패를 일삼고.....에휴! 홧병 생겼다. 가만있어 보자. 이걸 전 지구적으로 확장시켜서 본다면, 지구도 홧병을 앓고 있는 셈이 된다. 지구 온난화가 그 증거가 아닌가? 기생충 같은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 환경파괴를 일삼았는지 가이아가 못 살겠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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