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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자들 - 핀란드를 게임 강국으로 만든
꼰쓰따 끌레메띠.하로 그뢴베리 지음, 이현석 외 옮김, 조광현 감수 / 터닝포인트 / 2019년 8월
평점 :

2015년쯤, TV 광고에 리암니슨이 나왔었다. 바로 Clash of Clan (COC) 이라는 게임 광고였다. 게임광고에 영화배우까지 등장하다니. 게임을 직접 하지 않아 실감하지 못했었는데, 게임 산업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것을 그제서야 느꼈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많은 게임사들이 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스, 스마일게이트 등. 한때 TV 드라마에 게임사가 등장하기도 했고, 게임주식이 폭등하기도 했으며, 게임사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얼마의 보너스를 받았다는 기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게임산업이 이제 하나의 주력 산업군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나는 게임 산업이 발전한 나라로 우리나라와 미국만 생각했는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COC가 바로 핀란드에서 만든 게임이라니. 북유럽의 인구 550만인 작은 나라에서 이런 게임을 만들었다는 것이 조금 의외였다.
핀란드는 모두가 아는 노키아가 있던 나라다. 핀란드의 게임 산업이 발달한 것은 이렇게 전부터 탄탄한 IT 산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노키아의 핸드폰 사업이 무너지면서 국가에서는 인력 유출을 막기위해 의도적으로 게임산업을 육성시켰고, 현재까지 많은 대형 게임사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COC의 SUPERCELL 과 모두가 아는 앵그리버드를 만든 ROVIO, 맥스페인을 만든 REMEDY까지. 이 책에서는 핀란드 게임이 최고가 된 이유는 게임 기획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12명의 게임 기획자들의 인터뷰들을 실었다.
게임 기획자들의 이력은 굉장히 다양하다. 단지 IT업에 종사하던 사람만이 아닌, 게임 대여점을 했던 사람, 건축 전공자, 그래픽 디자이너, 공대 교수, 물리학자 등 다른 분야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많다. 이런 다양성이 게임을 지루하지 않고 색다르게 만드는 비결인것도 같다. 기획은 어떤 이야기와 목적을 가지고 게임을 진행할지 정하는 단계이다. 기획이 잘 되어야 플레이어를 유치하고,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평범한 아이디어도 훌륭한 게임으로 바꿀수 있는것이 기획의 힘이고, 좋은 아이디어도 해칠 수 있는 것이 기획이다. 게임은 설계이지 단순한 아이디어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어떤 스토리와 철학을 담을지를 결정해야 하고, 어떤 부분에서 유료화를 해야 할지 설계해야 한다.
그들은 좋은 게임 기획자는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팀 멤버들이 코딩과 같은 그들의 업무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숲을 보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리더인 기획자는 뒤로 물러서서 큰 그림을 보면서 게임의 방향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리고 팀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협업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게임 제작시에는 많은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뛰어다닐것이다. 하지만 그런 아이디어들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닐 것이고, 좋은 아이디어라도 모두 게임에 반영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기획자는 그런 아이디어들 중에서 의견을 모아 게임에 반영할 아이디어를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디어가 반영되지 않더라도 게임을 함께 만들었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 또한 게임의 완성작과 사랑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한 일이 훌륭하다는것을 이해하지만 게임에 대중의 비난이 있을 수 있고, 이럴 경우 이유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피드백에서 실제 잘못된 것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기획자는 게임을 기획하지 않을 때에도 다양한 경험과 다른 많은 게임들을 해봐야 한다. 다양한 경험들, 예를 들면 영화 보기, 경험해 보지 못한 스포츠를 해보기, 오페라 관람 등에서도 게임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은 이제 어린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많은 성인들도 게임을 하고, 이는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LOL 월드 챔피언십이 개최되는 것처럼 게임산업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다. 게임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나라의 게임 제작 산업 환경을 이해하고, 그들의 성공 비결을 알기 위해 이 책을 한번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