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는가 - 불평등과 혐오를 조장하는 알고리즘 시대의 진실을 말하다
사피야 우모자 노블 지음, 노윤기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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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알기로 IT업계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종사하고, 그만큼 평등한 구조를 갖고 있다. 실제로 내 주위 IT업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보아도 직장 분위기는 남녀차별이 없고, 상하관계도 무척이나 격식이 없는 편이다. 그런 IT업계에서 구글은 자유주의의 나라 미국에서도 가장 선진 회사이지 않은가. 이런 회사에 여성 차별이 존재한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2017년 구글 국정 조사 과정에서 직원 제임스 다모어는 '반다양성' 선언문을 작성하고 배포해 구글 직원의 열렬한 지지를 얻은 사실이 있다고 한다. 이 선언문의 내용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열등하며 훌륭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될 자질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검색인프라사업부 소속이었고, 당시 해당 사건으로 인해 구글 불매운동과 함께 실리콘밸리내 성평등과 인종평등을 이행하도록 하는 법규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일었다고 한다. 중립적이어야 할 검색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직원이 이런 차별적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는게 놀라우면서, 사람이 만드는 알고리즘에 그런 그들의 편견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장담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실제로 저자는 2011년 집에 놀러온 흑인 여자아이들에게 흥미거리를 찾아주기 위해 구글에서 '흑인소녀'를 검색한다. 그러고 그는 검색 결과를 보고 충격에 빠진다. 키워드의 검색 결과는 온통 포르노그래피 투성으로 광고주의 의도가 투영된 결과물들이었다. 흑인 여성뿐 아니라 아시아계, 라틴계, 히스패닉계, 아프리카계 등 소수 인종의 여성을 검색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고, 심지어 고릴라와 검둥이집을 검색하면 흑인과 백악관이 나왔다. 반면 '아름다운'을 검색하거나 전문직을 검색하는 경우 대부분 백인의 사진이 결과로 나왔다. 이런 결과물은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개발자의 편견이 담겨 있는 것일 수도, 아니면 광고주들의 이해가 얽힌 것일 수도 있다. 

또한 구글 같은 독점적 기업은 회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검색 순위를 조정하기도 한다. 후순위로 밀리는 것은 광고비를 지불할 수 없는 회사들이다. 실제로 우리는 흑인들, 그리고 소수인종 여성들의 포르노그래피에 관심이 없음에도, 빅데이터를 왜곡하는 알고리즘으로 특정 소수(광고주) 이익을 만족시키는 결과물을 출력하는 것은 정보의 왜곡을 넘어서는 심각한 문제이다. 이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의 가치관을 강화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이유는 대중은 상위에 검색되는 결과가 가장 인기있고, 신뢰할 만하다고 평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구글의 검색 엔진 시장 점유율은 2012년 기준 66.2%였고, 검색 수익은 꾸준히 증가했다. 그런만큼 구글은 검색 분야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고, 자본과 엘리트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편향된 알고리즘 정보를 유통한다. 이는 때로 선거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이것은 유권자의 선호도를 조작하게 되므로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는 일이기도 하다. 구글의 알고리즘은 사적인 특허영역으로 대중의 의견을 수렴할 의무는 없다. 우리는 그 시스템이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구동할지는 알 수 없으나 그 결과에 대해 저항하고 비판할 권리는 있다. 

개방적이라고 여겨지는 실리콘밸리는 실제로는 상당히 폐쇄적이다. 실제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흑인과 라틴계 졸업생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일이 많고, 흑인 여성이 벤처캐피탈의 자금을 투자 받는 비율은 0.1%가 채 되지 않는다. 따라서 검색 알고리즘의 개선을 위해 여성을, 그리고 흑인을 고용하고 양성하자는 것은 근본 해결책이 아닐 것이다. 2011년 저자가 '흑인소녀'를 검색한 이후 트위터에서 이 논란이 퍼지자 2016년에는 구글 검색 결과가 바뀌기도 했다. 이는 구글은 잘못된 검색 결과에 대해 시스템상의 오류를 스스로 개선하고 수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구글에 끊임없이 물어야한다. 어떻게 그런 검색 결과가 나왔고, 특정 부류에게 피해를 입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구글의 독점적 지위를 견제하기 위해 윤리적인 알고리즘을 가진 대중적인 공공 비영리 검색 시스템 제작을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는 권력을 가진자와 그렇지 못한자에게 동등한 자원이 배분될 있도록 인종과 성차별주의자들에 대해 맞서 지속적으로 싸워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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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 사라지는 식사 성공의 비결 - 식도, 위, 대장, 간, 췌장, 신장, 폐, 전립선암, 악성 림프종까지 속속 치유!
와타요 다카호.시자와 히로시 지음, 왕언경 옮김 / 이아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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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샌가 암은 우리 주위에서 흔한 질병이 되어 버렸다. 주위의 이웃, 한동안 뜸했던 TV 연예인들의 소식에서 암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내가 어렸을때만 해도 암은 그렇게 흔한 질병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갑자기 부쩍 증가한 느낌이다. 발생하는 이유야 서구식 식생활, 산업화된 사회의 오염과 공해,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유전 등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잦은 음주에 흡연등으로 생활습관이 불량한데도 건강한 반면, 매일 운동을 하고 건강식을 챙겨먹는 사람이 오히려 병이 걸리기도 한다. 그만큼 원인이 다양하면서도 불분명한게 암이다.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그냥 아무런 대비 없이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 암에 걸리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예방해야 할 것이 아닌가.

표지를 보면 식도, 위, 대장, 간, 췌장, 신장, 폐, 전립선, 악성 림프종 등 각종 암을 치유하는 식사법이라고 나와 있다. 이 책은 의사와 암을 진단받은 환자가 함께 쓴 것으로 암진단 후 식사법을 변경하면서 암을 극복한 실전 사례를 기록한 것이다. 모든 암을 치유할 수 있는 식사법이라니, 표지만 봐도 든든하게 의지가 되는 기분이다.

저자는 초기에 위암 4기를 진단받았다. 림프절과 간까지 암이 전이되어 수술이 불가능했고, 시한부 13개월을 선고받는다. 하지만 그는 삶을 포기하지 않고 필사적으로 정보를 찾아 '와타요식 암 식사요법'을 실천하기로 한다. 그 이후 암은 4기에서 3기, 2기, 1기까지 다운스테이지된다. 시한부를 선고받은 상태에서 식사요법을 바꾸며 암을 조금씩 호전시키고, 방사선요법, 항암제, 수술등의 치료를 2년간 병행하여 결국은 암을 치유한다. 그가 말하는 식사요법은 염분은 제로에 가깝게, 동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지방의 제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 대량 섭취, 배아, 콩, 뿌리 채소 섭취, 요구르트, 해조류, 버섯류 섭취, 레몬, 꿀, 맥주효모 섭취, 올리브유, 참기름, 유채기름 활용 등이다. 흔히 건강을 위해 많이 조언하는 식단이고, 특별하거나 까다로운 식단이 아님에도 체질을 바꿔 암을 줄이는데 이렇게 크게 영향을 준다니 놀라웠다. 이 치료요법은 저자 한사람에게 효과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뒤에 첨부된 10여개의 사례를 보면 일반적으로 유효한 방법으로 보인다. 

이 책을 보니 암이 걸리고 나서 힘겹게 애쓰는것 보다 저자가 말하는 식단을 미리 조금씩 실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저자가 추천하는 일주일 레시피들을 보며 매일은 아니더라도 주말쯤은 와타요식 식사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삶에 대한 굳은 의지와 그가 말하는 식사법, 그리고 현대 의학 기술이 합해지면 암이라는 병도 불치병은 아닐 것이다. 주위에 암으로 고생하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정말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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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빼앗긴 세계 - 거대 테크 기업들은 어떻게 우리의 생각을 조종하는가
프랭클린 포어 지음, 박상현.이승연 옮김 / 반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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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만해도 우리는 기업들을 정의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엑손은 석유를 파는 회사이고, 맥도날드는 햄버거를 파는 회사이며, 월마트는 여러가지 물건을 사러 가는 매장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것이 간단하지 않다. 왜냐하면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독점기업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자동차와 핸드폰을 팔고 있고, 아마존은 TV 프로그램을 만들고, 드론을 설계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우주 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페이스북, MS, 애플 또한 AI 서비스로 우리의 '개인 비서' 역할을 자청한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하루를 이런 독점 테크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둘러싸여 지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업들은 사람들이 아무생각 없이 정보와 오락거리를 찾게 만드는 동시에, 사람들의 취향을 총망랑하는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내의 기업들의 사상은 자유지상주의 일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테크 기업들은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고, 실제로 인류를 자신들이 바라는 대로 바꾸려는 의지가 다른 어떤 기업보다도 강하다. 그들은 인간이 사회적인 존재이고 집단적으로 존재하도록 태어났다고 믿는다. 그래서 세계를 연결하면 문제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다. 그들은 개방형 정보를 우선시하여 지적재산권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며, 인류가 위대한 목표를 추구하는 것을 경쟁이 방해한다는 논리로 독점을 정당화한다. 그들은 개인이 하는 행동의 선택을 자동화하려 한다. 수집한 취향정보로 어떤 뉴스를 읽을지, 어떤 물건을 살지, 어떤 길로 이동할지, 어떤 친구를 사귈지를 알고리즘을 통해 제시한다. 이로인해 인간의 삶은 편리해졌을 수 있으나, 선택의 권리와 프라이버시는 침해당했다. 


이런 시장지배 기업들은 현재의 삶을 통제하는 것 뿐 아니라, 우리 미래의 삶과 시장까지도 재편할 능력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종이 신문이 아닌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애플을 통해 기사를 접하면서 미디어는 이런 테크기업에 의존하게 되고, 그들의 알고리즘에 맞춰 쉽게 검색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여 기사를 작성한다. 클릭수를 올리기 위해 선정적이고 진위가 의심스러운 기사를 발행하고, 이런 거짓 정보가 퍼져 나가는 세상이 되었다. 


구글의 엔지니어는 지적재산권인 책을 불법적으로 스캔하면서 사람들이 책을 읽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AI가 읽게 하려고 책을 스캔한다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한다. 페이스북은 알고리즘을 조정해 사용자가 무엇을 보게 될지 바꾸고, 글보다 동영상을 더 많이 퍼뜨리게 하거나, 우대하는 매체의 기사를 더 많이 노출시키는 등 세상을 보는 방법을 마음대로 뜯어고치고 있다. 심지어 수백만명의 고객을 상대로 어떤 포스트에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감정의 단어를 삭제하면서 대중의 반응을 살피는 실험을 하기도 한다. 그들은 사회심리학적 실험을 대중을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기업의 거대화는 피할수 없는 운명이겠지만, 이런 독점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최근 소비자들은 이런 테크기업의 동질화에 반기를 든다. 한 예로, 테크기업이 제공하는 편리함과 낮은 가격을 거부하고, 그들이 추천하는 대량 생산된 저렴한 음식이 아닌, '농장에서 식탁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지역에서 재배하고 가공을 최소화한 음식을 선택한다. 또한 대량 생산된 제품이 아닌 사라질 위기에 처한 장인이 작업한 제품이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미디어계에서도 시도 가능한 일이 있다. 미디어를 광고 의존에서 풀어주고, 온라인 광고라는 야망을 줄이고 틈새 시장으로 돌아와 미디어에 대한 충성도를 회복하는 것이다. 저질의 가짜 정보가 아닌 콘텐트의 질을 향상시켜 텍스트에도 돈을 지불할 수 있도록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급속한 자동화의 시대, 인터넷이 세상의 모든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는 시대에, 그들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습관을 패턴화하려는 열망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의 일상생활과 습관은 여전히 우리의 것이다. 디지털 유토피아에 맞서 그들이 우리를 지배하는 것에서 벗어나, 어떤 것을 먹고, 구매할지, 어떤 여가와 자기계발에 시간을 들일지 스스로 선택하여, 공허한 유혹을 피하고 자신의 주체성을 장악하고자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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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의 모든 것 - 30년 조세 정책 전문가가 보는
김낙회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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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라면 대부분 연말정산시기에 절세를 위해 국세청 자료를 들여다보며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해동안 절세를 위해 어느 정도 노력을 했느냐에 따라 13월의 월급을 받을지 아니면 추가 징수를 당할지가 결정이 된다. 세금은 어쨋든 법으로 정해진 것이고, 조세 정책을 담당한 전문가는 세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세금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소득세(근로소득세, 종합소독세, 법인세 등), 소비세(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등), 재산세 등이 있다. 세금은 국가가 수입을 조달할 목적으로 사경제(국민)로부터 강제적으로 징수하는 화폐 또는 재화이다. 이는 국민은 납세의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공동으로 수렵, 채집 생활을 하던 원시공동체 사회에서는 세금이 필요없었다. 하지만 인류 문명이 발전하며 농경과 목축에 의한 정착생활이 시작되면서 잉여 농산물의 축적, 계층의 분화, 도시의 발달, 국가 형태의 조직이 생겨나고, 이러한 국가의 운영을 위해 세금이 생겨났을 것으로 추측한다. 역사상 가장 오래된 세금은 B.C. 3000년 이집트 왕국때였고, 노역과 십일조 형태의 세금을 냈었다. 고대 왕조의 세금은 주로 십일조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세율이 10%였다. 동서양 모두 세금의 역사는 불공평과 억압, 저항의 역사였다. 근대 이전까지 세금부담의 주체는 주로 피지배계층이었다. 성직자나 귀족 등 특권층은 세금이 면제되거나 감면되었고, 이러한 불공평한 세금 부담은 사회 불안요인으로 작용해 영국의 대헌장이나 미국의 독립전쟁, 프랑스 혁명과 같은 반란이나 전쟁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애덤스미스 시대에는 조금 더 공평해져 '능력에 비례'해 세금을 부담하였고, 오늘날에는 '누진적으로 더 많이' 부담하는 것이 공평하다는 생각이 보편화되었다. 


세금은 여러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데, 부담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직접세와 간접세, 과세 주체에 따라 국세와 지방세, 조세의 목적에 따라 보통세와 목적세, 세원에 다라 소득세, 소비세, 재산세로 구분한다. 세금은 세입 예산의 3/4을 차지할 만큼 국가 예산의 중요한 재원이다. 세금 이외에 재정 조달 방법으로 차입, 원조, 화폐 발행이 있지만 지속 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한 예로, 과거 조선말 흥선대원군 시기에 경복궁 중건을 위해 당백전을 발행하였는데, 이로 인해 물가가 폭등하기도 했다. 이렇게 세금은 재정 조달의 기능 이외에 소득재분배의 기능, 경제안정화의 기능, 정책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조세 제도를 설계함에 있어 고려해야 할 핵심가치는 '공평'과 '효율'이다. 세금을 국민 모두에게 능력에 맞게 골고루 부담하도록 하면서 세금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한으로 줄이자는 것이 요지이다. OECD 회원국을 보면 평균적으로 소비세의 의존도가 높고, 그 다음이 소득세, 법인세, 재산세 순이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평균 비중과 동일하지만 재산세와 법인세 비중이 높고, 소득세와 소비세의 비중이 낮은 편이다. 효율과 분배의 입장에서 어느 것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조세 제도의 설계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19.4%로 OECD 회원국 평균인 27.5%에 비해 낮다. 세원별로는 소득세, 일반소비세, 개별소비세는 낮고, 법인세와 재산과세의 비중이 높다. 소득분배 수준을 볼때 지니계수, 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 소득 집중도 등 다양한 지표를 활용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과 비교했을때 분배 수준이 좋은 편은 아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연금 평균 가입기간이 16년으로 EU 27개국의 36년에 비해 짧고, 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비율도 30%나 되는 등, 공적 연금에 의한 재분배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중부담중복지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의 문턱에 있는 지금 중장기 경제 전망이 밝지 않고, 성장 속도가 둔화되면서 조세제도를 현실에 맞게 설계하고 운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고령사회로 전환되고, 복지 비용이 늘어나면서 조세 부담이 증가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세금은 옳고 그름의 영역과 정치적 판단의 영역이 존재한다. 그리고 정부의 생각과 국민의 생각은 많은 차이가 있다. 어떤 방향이 옳다고는 할 수 없으나, 국민들이 세금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면 정책적 판단을 해야할 시기에 정부와 국민의 원할한 소통으로 좀 더 가치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세금에 대한 기초 지식을 습득하고, 의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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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제국주의 - 누가 블록체인 패권을 거머쥘 것인가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40
한중섭 지음 / 스리체어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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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2017~2018년은 비트코인이 늘 화제였다. 비트코인으로 일확천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가 속속 나오고 뉴스에서도 연일 보도가 되었다. 하지만 비트코인으로 큰 돈을 번 사람들이 나오면서 당연히 각종 사기 피해와 부작용이 속출했고, 2018년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거래소 폐쇄를 법안으로 준비 중이라고 발표하면서 대규모 패닉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다. 한때 2000만원을 넘던 비트코인 가격은 500-600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비트코인 이슈는 경기가 안좋을때 한번씩 대두되면서 증시가 하락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는 반비례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18년 즈음에, 주위에 비트코인에 투자를 하거나 관련업에서 일했던 사람이 있어 물어봤을때 대기업에서 관련 사업을 준비하는 중이므로 조금 더 기다리라고 했다. 한창 비트코인이 투기라는 이슈에 인기가 시들해 질때였는데, 대기업에서 진입을 준비중이라니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의 의도는 상당히 정의로운 면이 있다. 화폐시스템은 신뢰로 작동해야 하는데 기존 화폐에는 신뢰가 없다는 것이다. 과거 은행은 신용버블을 일으켜 대출을 하였고, 은행 파산 위기가 되자 정부는 은행을 살리는 대신 그 부작용을 서민들에게 떠넘긴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이런 금권의 횡포에 대항해 탈중앙화 전자 화폐인 비트코인을 창조한 것이다. 현재 비트코인 외 다양한 알트코인이 나오고 있는데 그런 알트코인보다 비트코인은 더욱 신뢰를 받는다. 그 이유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개발 후 잠적을 했고, 개발자의 부재에 따라 중립성을 가지며 대중의 신뢰에 더욱 기반을 두기 때문이다.


현재 다양한 기업에서는 블록체인의 왕좌를 노리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스타벅스는 뉴욕증권거리소를 보유한 ICE의 백트 파트너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는 비트코인 결제로 스타벅스 커피를 살수도 있게 된다는 것이다. ICE가 맥도날드나 월마트가 아닌 스타벅스를 리테일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는 스타벅스앱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앱에 돈을 예치하고 사용하는데 2016년 이 예치금이 1조 4000억원이었다. 그리고 스타벅스 모바일 페이 이용자수는 구글 페이, 삼성 페이의 두 배가 넘는다. 전 세계에 지점을 둔 스타벅스는 이 예치금을 이용해 은행 비지니스를 도입해 수익화 할 수 있는 것이다. 전 세계 17억명은 은행 계좌가 없으나 이 중 약 67%는 모바일 기기를 사용한다. 스타벅스가 성공적으로 비트코인 은행이 된다면, 예금금리가 낮고 인행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서는 스타벅스 앱에 돈을 예치할 것이고, 편리한 모바일의 경쟁력과 은행보다 좋은 금리를 제시하면 어마어마한 예치금이 생길것이다. 이 돈으로 스타벅스는 증권, 보험 등 각종 금융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가 대선에 출마한다는 소식은 이런 스타벅스의 성장을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 이 외 골드만삭스는 디지털 자산에 투자를 하고 있고, MS는 소스코드 저장소 깃허브(GitHub)를 인수했다. 페이스북은 디지털화폐 리브라의 백서를 공개했고, 삼성은 핸드폰에 블록체인 앱과 지갑 기능을 지원하는 키스토어를 탑재했다.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블록체인의 개발은 지속되고 있다. 월가의 금융과 실리콘밸리의 인터넷기업은 다시 한번 블록체인을 통한 디지털 식민 지배를 노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토종의 네이버와 카카오같은 기업은 글로벌 기업에 밀리고, 글로벌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올수도 있다. 시대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을 것이다. 블록체인 시대의 식민지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나라도 국내 규제환경과 금융 산업이 세계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 할 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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