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왈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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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평은 #북유럽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본국보다 한국에서 더 유명한 작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친숙한 작가입니다. 그동안 그의 작품들은 빠짐없이 읽는, 나름 팬이었는데, 이번에 신작이 나와 #북유럽카페 에서 서평단 자격을 얻어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베르나르의 소설을 읽다보면 언제나 비슷한 감각이 느껴지는데, 바로 인간 존재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게 되곤 합니다. 죽음 이후의 세계를 상상한다던지, 인간의 문명 세계에 대한 생각을 한다던지요. 스케일이 무척이나 큽니다.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지요. 처음에는 현실적인 이야기로 시작을 하더니, 나중에는 터무니없을 정도의 방대한 상상력이 필요할 정도로 멀리 날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재밌는 것인데, 허무맹랑하다고 하기에는 오, 그럴싸한데? 가능한데?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만들면서 몰입하게 만드는 필력이 있습니다.

종말의 예고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언제나 그렇듯 현실적인 부분에서 초현실로 넘어갑니다. 주인공인 외제니가 어머니로부터 세상의 종말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작됩니다. 종말을 막기 위해서는 전생으로 12만 년이나 되는 시간을 거슬러 가야 된다는 말을 듣지요. 조금 확장해서 이야기하자면 담뱃불 이야기가 인류의 기원과도 연관이 있는 '불'을 연상하게 합니다. 실제 책에서도 꽤나 연결됩니다. 지금의 불과 오래전의 불. 현재의 외제니와 전생의 외제니. 이런 느낌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불의 발견과 관련된 이야기가 프롤로그에 등장하거든요. 세상을 바꿔놓을 사건이 눈앞에서 벌어졌음을 직감하는 장면인데, 여기서 ‘불’이라는 이미지가 정말 중요합니다. 프로메테우스의 발견, 아마 아시는 분들은 많이 아실텐데, 불은 인간 문명의 시작을 상징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따뜻함이기도 하고, 생존이기도 하고, 동시에 파괴의 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불은 단순한 발견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을 다루기 시작한 순간, 문명이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면서 책의 웅장한 시작을 이야기해주는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에 '다음 중요한 순간으로 건너뛰기' 가 있는 것도 상당히 독특한 재미가 있습니다. 시간을 점프하는 느낌으로, 책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주면서 몰입감있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책 속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전생은 단순히 신비한 체험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베르나르의 독특한 맛이 느껴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외제니가 과거의 삶을 따라가는 과정은 결국 현재의 위기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으로, 세상을 어떻게 구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독자에게도 하도록 만듭니다. 인간은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문명은 정말 야만을 이긴 것인가. 우리는 과거보다 더 나은 존재가 되었는가. 이런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정말 거대한 스케일의 소설 내용이라, 호불호는 좀 갈릴 것 같습니다.


또 재미있던 부분이 있는데, 아주 오래된 부족 사회와 의식에 관한 장면이었습니다. 혼인식, 주술사, 불, 피, 뼈 장식 같은 요소들이 등장하는데요. 이런 부분을 읽다 보면 문명이라는 것이 처음부터 지금처럼 정돈된 모습이 아니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문명이란 무엇인가, 어떤 것인가 스스로 질문도 하게 되구요. 인간은 불을 다루고, 의식을 만들고, 공동체를 세우고, 상징을 공유하면서 조금씩 문명을 만들어왔을 겁니다. 그런데 그 안에는 아름다움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두려움, 폭력, 야만도 함께 있었겠지요.

요즘 시대에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AI를 이야기하고, 우주를 이야기하고,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기술은 계속 앞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마음도 그만큼 앞으로 가고 있을까요? 뉴스를 보면 여전히 사람들은 서로를 미워하고, 분노하고, 같은 갈등을 반복합니다. 도구는 미래로 가는데 인간의 마음은 아주 오래된 자리에서 맴도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봅니다.

적당한 호기심이 일어나는 부분에서 1권이 끝이 납니다. 1권이다 보니 모든 이야기가 시원하게 해결된다기보다는, 더 큰 이야기로 넘어가기 위한 시작이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베르베르의 소설이라 그런지 설정과 세계관은 무지하게 큽니다. 전생, 영혼, 문명의 기원, 종말까지 한꺼번에 등장합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조금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정말 호불호가 갈릴만한데, 저에게는 극호였네요.


저에게 #영혼의왈츠1 은 “인간은 과거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도록 하는 소설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래를 바꾸기 위해 과거를 향해 간다는 설정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진부한 듯한 내용이지만, 대부분의 과거 여행이 지향하는 바는 같습니다. 문제 해결이지요. 지금의 문제는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오래된 선택과 욕망, 두려움이 쌓여 만들어진 것일 테니까요.

1권을 덮고 나니 자연스럽게 2권이 궁금해졌습니다. 외제니가 앞으로 또 어떤 전생을 만나고, 그 속에서 무엇을 깨닫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세상은 구할 수 있을까요? 아마 구하겠지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특유의 거대한 상상력, 영혼과 문명에 대한 질문, 그리고 종말을 앞둔 긴장감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어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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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의 세계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Future Publishing 지음, 강영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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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네이버북카페 #책책책책을읽읍시다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과학의 시대를 넘어, AI의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귀신을 믿는가, 하면 믿지 않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지는 그런 시대가 되었지요. 하지만 오컬트라는 낭만, 주술이라는 낭만은 아직도 존재합니다. 저도 그런 내용에 무척이나 흥미를 갖고 있구요. 그래서인지 이 책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술의세계 라는 책입니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이 책을 “정말 주문을 외우면 무언가가 이루어진다”는 식으로 생각하기는 좀 그렇고, 인간이 오래전부터 자연과 우주를 어떻게 바라봐 왔는지를 보여주는 책으로 읽으면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주술을 사용하는 방법부터 시작해 4대 원소, 땅과 대기와 불과 물을 둘러싼 전승, 별의 주술, 보름달, 절기, 신과 성인, 주문을 읊는 법까지 꽤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단순히 주문 몇 개로 책이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술이라는 세계를 이루는 배경지식들을 넓게 펼쳐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한 나라에만 치중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문화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딱 좋네요. 주술 사용하기... 에서는 어릴적의 동심이 생각납니다. 다양한 주술들의 이름이 멋지게 보입니다. 화려한 그림들도 눈길을 끌지요.


조응은 자연주술의 핵심이 되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식물, 돌, 색, 몸, 개념 사이에 신비로운 연결이 있다고 보는 사고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식물이 사람의 눈과 닮았기 때문에 눈의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거나, 특정한 색이나 광물이 어떤 감정이나 힘과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 식입니다. 물론 현대 과학의 기준으로 보면 이젠 웃긴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게 오히려 재미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옛사람들은 세상을 그냥 물질로만 보지 않았던 거지요. 꽃 하나, 돌 하나, 달의 모양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했고, 그 의미를 통해 삶을 해석했습니다. 지금의 우리는 데이터와 논리로 세계를 이해하려고 하지만, 예전의 사람들은 상징과 징표로 세계를 읽으려고 했던 셈입니다. 낭만의 극치입니다. 주술이라는 것이 무조건 신비롭고 대단한 힘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과 관계를 맺어온 오래된 방식의 하나라는 점을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과학이 없던 시대의 사람들은 불안과 병, 계절의 변화, 사랑과 죽음 같은 것들을 어떻게든 이해하고 싶어 했을 겁니다. 주술은 어쩌면 그런 마음에서 나온 하나의 언어였겠지요. 천둥과 번개가 칠 때, 용오름이 보일 때,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요? 일식이나 월식만해도 엄청난 충격이었을테지요.



이렇게 축제에 대한 이야기도 참 재미있는 내용입니다. 양초와 골풀, 여신 브리간티아가 등장하고, 기독교의 봉헌축일인 캔들마스와도 연결된다고 합니다. 이런 부분을 읽다 보면 주술이라는 것이 단순히 개인이 몰래 주문을 외우는 행위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계절의 변화, 공동체의 축제, 신화와 종교가 뒤섞여 만들어진 문화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절기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점점 이런 내용에도 흥미가 많이 생깁니다. 봄이 오고, 여름이 깊어지고, 가을이 무르익고, 겨울이 끝나는 흐름 속에서 사람들은 늘 어떤 의미를 찾으려고 했습니다. 지금은 달력에 적힌 숫자로 계절을 확인하지만, 예전 사람들에게 계절은 훨씬 더 신성하고 강렬한 경험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촛불을 켜고, 무언가를 기원하고, 봄이 온다는 사실을 축제로 맞이했겠지요. 축제라는 것, 언제나 사람들을 즐겁게 만듭니다. 우리 나라에도 다양한 축제가 있지 싶은데, 크게 관심을 가진 적이 없네요. 반성합니다.


책에서 재미있던 부분 중에 하납니다. 실천(!?)하기 입니다. 주술을 실천해보는 것이지요.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준비물과 주문을 거는 방법, 주문 문장, 그리고 기록표까지 함께 들어 있습니다. 날짜, 시간, 월상, 별자리, 날씨, 기분 등을 적을 수 있게 되어 있더라구요. 저는 이 부분을 보면서 단순히 주술이라기보다 일종의 마음 기록장인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주문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와 상관없이, 어떤 의식을 정해두고 그날의 기분과 바람을 적어보는 일은 꽤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자기 마음을 잘 모르고 살잖아요.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어떤 감정으로 하루를 보내는지, 어떤 것에 끌리고 어떤 것에 불안해하는지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 무엇인가 적어보는 것이 의미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AI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인간의 판단까지 대신해주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별자리를 찾아보고, 좋은 꿈을 꾸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중요한 날에는 징크스를 따집니다. 어쩌면 인간에게는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낭만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낭만을 다시 느꼈습니다. 데이터센터에서 굿을 하는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머신 스피릿이라는 단어도 아직 존재하는 세상힙니다.

이 책, 주술의 세계는 주술을 믿으라고 강요하는 책은 아닙니다. 대신 세상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해줍니다. 달의 모양, 계절의 변화, 식물의 이름, 색과 돌, 오래된 축제와 신화 속에서 인간이 만들어온 상징의 언어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 책은 오컬트를 좋아하는 분들뿐 아니라, 신화와 민속, 상징과 의례에 관심 있는 분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책이 컬러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화려한 문화적 내용의 '주술' 들을 느낄 수 있었기 떄문이죠.

저에게 이 책은 “마법이 정말 존재할까?”를 묻는 책이라기보다, “사람들은 왜 마법을 꿈꾸었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낭만으로 설명이 다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낭만입니다.

과학과 AI의 시대에도, 우리는 여전히 조금은 신비로운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설명할 수 없는 것들에 마음이 끌리고, 오래된 상징 앞에서 괜히 상상력이 깨어납니다. 이런 시대에서도 오컬트적 낭만을 듬뿍 느끼시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이 정말 재미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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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감각 수업
나도움.박길영 지음 / 책스미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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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리뷰어스클럽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AI 시대를 부정하기에는 이제 너무 많이 온 것 같습니다. 정말 몇 년 전만해도 AI가 이정도를 하게 될 것이라고는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보니, 결국은 AI의 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을 대체하는 AI가 이슈가 되고, AI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AI 관련 기업들은 덩치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당연히 관련된 책들도 무수히 쏟아져나오고 있지요. ~활용법, ~작성법, ~ 자동화. 처음에는 이 책도 그런 류일 것이라고 생각을 해 보았었습니다. 그런데 책의 부제들을 살펴보면 좀 다른 내용이었습니다. '도구가 바뀌어도 ~ 사람의 기준은 바뀌지 않는다.' AI가 세상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하더라도, 결국은 도구를 쓰는 사람의 기준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아래의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감각이 남는다. 그러면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은 AI 시대에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이라 생각했고, 그 생각이 맞았습니다.


추천사는 네이버 공동창업자가 써줬네요. 90년대 말 인터넷이 사람들 곁으로 올때도 많은 사회적 이슈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은 생활의 일부분, 어떤 사람에게는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카톡은 한국의 대표적 인터넷 메신저입니다. AI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까 걱정하고, 인간의 창의성을 대신할까 두려워하며,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워질 미래를 염려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AI 역시 사람이 만든 도구입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도구 자체를 무조건 두려워하거나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도구가 사람에게 이롭게 쓰이도록 다루는 능력일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정리해서 들려주는 것이죠.

책의 제목이 ‘AI 기술 수업’이 아니라 ‘AI 감각 수업’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은 배울 수 있습니다. 기능도 익힐 수 있습니다. 어떤 버튼을 누르면 되는지, 어떤 명령어를 입력하면 되는지, 어떤 프롬프트가 좋은 결과를 내는지는 비교적 빠르게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각은 좀 다른 느낌입니다. 감각은 단기간에 외워지는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사용하고 실패하고 고쳐보는 과정 속에서 생겨납니다. AI 감각은 머리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손끝에서 자랍니다.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들어오네요.


AI는 두려워하고 피할 성질의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AI를 배우려고 할 때 먼저 강의를 듣고, 영상을 보고, 책을 삽니다. 좋은 프롬프트 예시를 모으고, 새로운 도구를 저장해두기도 합니다. 하지만, 써보려고 한다면? 어디에 쓸지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도 모르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해보는 것이란 말이 감각 노트에 적혀있습니다. 우리도 백문이 불여일견,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같은 말을 잘 알고 있습니다. AI도 마찬가지로 화면 안에서 배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써보면서 실패를 겪고, 시행착오를 느껴봐야 AI를 다루는 '감각'이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만해도 이것저것 강의를 들어봤지만, 실습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않고 이론만으로 배웠던 경우는 거의 기억에 남지도 않았습니다.


글쓰기도 AI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서평을 쓸 때도 AI 관련 제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여기 있는 감각노트의 이야기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이, 유창함이 정확함의 증거가 아니란 말이 있습니다. 너무 잘쓰는데 허언증인 경우, 이른바 할루시네이션이 많은 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허풍을 떠는 수준 이상이라는 것이죠. 자신감 있게 틀리는 것인데, 그런 틀리는 것이 치명적인 사례가 많습니다. AI가 그럴 듯한 문장을 만들 수 있지만, 결국 최종적인 검수는 사람에게 달려있습니다. AI끼리 검수하면서 완벽한 사례가 나올지는, 아직은 의심이 남습니다. AI를 잘 쓰는 사람이라면 이제 프롬프트만 잘 만들어서 질문을 잘 하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답을 의심하고 검토하여 정확한 결과를 이끌어 내는 '감각'이 있는 사람을 부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AI 시대의 독서와 글쓰기에도 중요한 내용입니다. 유창함과 관련하여 좀전에도 언급하였지만 이제 AI는 서평도 써줄 수 있고 요약문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그것도 단 몇 초만에 뚝딱하고 그럴듯하게 나옵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직접 읽고 쓰는 일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의미가 있는 걸까요? “이 책도 AI로 쓴 것 아니냐는 질문 앞에서”. 이 제목은 지금 시대의 아주 현실적인 의심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도 알고 있었던 것이죠. 이제 어떤 글을 읽어도 사람들은 묻습니다. 이것도 AI가 쓴 것 아닌가요? 이 문장도 AI가 만든 것 아닌가요? 이 의심은 앞으로 더 흔해질 것입니다. 뉴스의 사진도 AI가 만들어준 것으로 덕지덕지 도배된 상태에, 어떤 것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되고 있지요.

이 책은 그 의심 앞에서 가치를 더욱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오히려 사람의 역할을 다시 묻고 있습니다. AI가 문장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글쓰기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문장 안에 어떤 경험이 담겨 있는지, 어떤 책임이 남아 있는지, 사람의 기준은 어떻게 작용하는지라는 것입니다. AI가 문장을 제안할 수는 있습니다. 사람이라면 몇 시간, 며칠도 걸릴 수 있는 것을 몇 초만에 몇십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문장을 선택하고, 버리고, 고치고, 자신의 경험과 맞추어 결정하는 것은 사람의 일입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글쓰기에서 중요한 것은 ‘AI를 썼는가, 쓰지 않았는가’만이 아닐 것입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그 글에 사람의 판단과 감각이 남아 있는가’일 것입니다. 소위 말하는 '인간미'가 아닐까요?


뒷표지의 말들이 이 책의 주장을 대부분을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더 좋은 AI, 더 똑똑한 AI, 더 빠른 AI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정작 나는 좋은 사용자인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잘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질문을 대충 던지고, 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도구를 탓합니다. 멍청한 AI라고요. 저도 여러 AI를 써보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돌이켜보면 제대로 알고 활용을 했는지? 하고 생각하면 똑부러지게 답하지는 못하겠습니다. 확인하지 않고 결과물을 그대로 복사해 사용하여 지적을 받은 경우도 꽤 많습니다. 정말로 좋은 결과는 좋은 도구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좋은 질문, 명확한 목적, 비판적 검토, 그리고 책임 있는 사용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지, AI의 몫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AI는 계속해서 버전이 올라가면서 업데이트가 되고, 성능이 좋아지고, 더 많은 기능을 갖추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은 버튼 하나로 업데이트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루아침에 더 지혜로워지거나 더 깊이 있는 사람이 되지 않습니다. 된다면 그런 사람을 로봇같다고, 불러주게 되겠지요. 그 대신 경험을 통해 조금씩 자랍니다. 실패를 통해 배우고, 질문을 통해 생각을 넓히며, 낯선 도구를 다루는 과정에서 자신의 기준을 만들어갑니다. 이 책이 말하는 ‘감각’이란 결국 그런 성장을 달리 부르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AI의 기능을 빠삭하게 아는 것,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은 아닙니다. AI가 내놓은 답을 맹목적으로 믿지 않을 것,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물을 것, 편리함에 기대면서도 책임을 지는 것에는 확실할 것. 이것이 AI와 관련된 감각입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감각을 길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시종일관 그런 감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AI에게 무엇을 맡길 수 있을까요? 업무, 과제에 관련된 전반적인 것, 대부분, 아니면 모든 것? 사람이 붙들고 가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할루시네이션, 그럴 듯하게 꾸며진 거짓이나 반정도만 사실인 것들이 범람하고 있는데, 어떤 것을 기준으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면서 중요한 결과와 그 이득을 취할 수 있을까요? 이것을 잘 하는 것이 AI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다, 라고 이 책에서는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AI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은 사람이 무엇이 있어야하고, 무엇을 잃지 말아야 할지를 묻는 것 같습니다.

도구인 AI는 계속해서 바뀌어 갈 것입니다. 1.0, 2.0, 3.0... 계속해서 바뀝니다. 사람에게는 이런 것을 붙이지 않습니다. 사람은 자연스럽게 경험을 통해, 감각을 통해 발전하는 AI와는 다른 존재로 남기 떄문이지요. 도구가 바뀔 수록 사람의 기준과 감각은 더욱 중요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AI를 더 잘 쓰고 싶은 분이나, AI 앞에서 사람으로서의 생각과 기준을 확립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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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감각 수업
나도움.박길영 지음 / 책스미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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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대에 진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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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자의 조건 : 야망은 큰데 왜 아직도 평범한가 세계척학전집 6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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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북유럽카페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제 여섯 번째 시리즈 책입니다. 저자의 책에도 익숙해지는가 싶은데, 언제나 새로운 내용이 재미있긴 합니다. 흥미 위주인 듯 하면서도 머리에 남는 것들이 제법 있습니다. 제목부터 상당히 멋집니다. '초월자'라고 하면 진짜 뭔가 대단해보입니다. 그런데 좀 '긁는' 부분이 있는데, 야망은 큰데 왜 아직도 평범한가? 하고 약간의 도발적인 부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질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대개 더 나은 삶을 원한다고 말합니다. 더 성장하고 싶고, 더 자유롭고 싶고, 더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현실에서는 익숙한 선택을 반복하고, 불편함을 피하고, 변화 앞에서 쉽게 멈춥니다. 도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겠죠. 그래서 뭔가 저도 긁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초월자는 진짜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이 무너뜨릴 수 없는 사람은 처음부터 강한 사람이 아니라, 이미 자기 안의 무너짐을 통과해 본 사람이라고 말을 하는데 결국 실패를 딛고 일어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자기계발서가 말하는 열심히 하고, 포기하지 말고,, 뭐 그런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는 않습니다. 왜 우리가 현실에 안주하는지, 그런 이야기에 대한 철학자들의 조언(?)을 들려주는 책이었습니다.


여섯 권 중에 다섯 권을 읽었습니다(이 책 포함해서). 다양한 삶의 방식을 배웠는데, 이제는 자신에 대해서 아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제일 어려운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저자가 직접 이야기한다기 보다는 25인의 철학자들에게서 '훔쳐'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성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겠지요.



“그가 잘되는 건 싫다. 그가 실패하길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나보다 앞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문장은 인간의 질투와 불안을 아주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이 문장이 강하게 남는 이유는 악의적인 감정이라기보다, 너무 인간적인 감정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 말에는 부정을 할 수가 없었네요. 대부분의 우리는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으면서도 그 사람의 성공 앞에서 흔들릴 수 있습니다. 책은 이런 감정을 부끄럽게 덮어두지 않고, 자기 이해의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책 속에서는 자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되는지도 언급해 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저를 포함해서) 대개 더 좋은 환경, 더 뛰어난 재능, 더 나은 기회를 밖에서 찾으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환경과 조건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책은 바깥에서만 답을 찾는 태도가 얼마나 편안한 도피가 될 수 있는지 말합니다.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때가 아니기 때문에 미룰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방향이 처음부터 자기 안에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때부터는 더 이상 탓할 곳이 사라집니다. 무엇을 가장 먼저 바꿔야 하는 것일까요?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갖가지 핑계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현실에 가만히 있는 '저'에게도 상당히 불편한 진실을 마주보게 합니다. 바빠서..힘들어서... 결국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저였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결국 마음이 정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말은 정말 틀린 게 아니었습니다. 책이 독자를 위로해주는 자기계발서가 아닌 뼈아픈 충고를 계속해서 쏘아대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에리히 프롬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자유는 누구나 원한다고 말하지만, 막상 자유가 주어졌을 때 사람은 불안을 느낍니다. 저는 교복만 생각해도 이해가 되는데요.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동시에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뭘 입을까 고민하는 게 나을지, 교복을 입고 그냥 나갈지 말입니다. 책은 이 지점을 날카롭게 파고들면서 언급합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우리는 익숙한 흐름에 몸을 맡깁니다. 선택하지 않는 것이 편하고, 책임지지 않는 것이 안전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월급쟁이로 살면서 내가 이 회사 나가고 만다, 하면서도 막상 리더가 되기에는 부담이 되기에, 남습니다.

이 부분은 책 전체의 핵심과도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함은 언제나 외부의 억압 때문에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내가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유지됩니다. 더 나은 삶을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변화를 감당하는 것보다 현재의 불만을 견디는 쪽을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은 그 모순을 피하지 않고 정면을 보도록 고개를 돌려줍니다. 고개를 강제로 돌려주는 쪽이라고 봅니다만.. 이런 책도 매력이 있네요.


이 책은 사실 읽는 내내 즐겁게 해주는, 독서를 즐겁게 만드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좋은 말을 해주고,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책이라기보다는 정말 그렇게 살고 싶은 것이 맞습니까? 지금 잠이 옵니까?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이유라고 하면 도둑이 제발저린 격이라고 해아할지요. 그래서 좀 그랬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그런 불편함이 오히려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사람을 바꾸는 건 듣기 좋은 위로만이 아니라, 외면하고 있던 사실을 제대로 마주하는 순간일 때가 많으니까요.

이 책 #초월자의조건 에서 말하는 초월은 거창하게 세상을 뛰어넘는 일이 아니라, 어쩌면 어제와 똑같은 핑계를 그만 좀 하자, 라고 말할 수 있는 의지를 말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환경 탓, 시간 탓, 능력 탓을 하기 전에 내가 무엇을 피하고 있는지 먼저 들여다보는 것. 그리고 자유를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책임을 두려워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것. 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섯 번째 시리즈까지 오면서 - 다섯 권째 읽는 것이지만 - 이번 책이 가장 깊게 파고들었던 거 같습니다. 세상을 읽는 법도 중요하지만, 결국 가장 어려운 것은 자기 자신을 읽는 일이니까요.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데 변화가 없다. 그럼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읽는다면 꽤나 찔리는 점이 있을 법한 책입니다. 다 읽고 나면 대단한 결심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저도 많이 반성했긴 합니다. 지금 내가 지키고 있는 것은 안정일까, 아니면 변화를 피하기 위한 익숙한 감옥일까? 그 질문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감옥을 나와서 초월자가 되시고 싶은 분이라면,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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