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서평은 #북유럽카페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제 여섯 번째 시리즈 책입니다. 저자의 책에도 익숙해지는가 싶은데, 언제나 새로운 내용이 재미있긴 합니다. 흥미 위주인 듯 하면서도 머리에 남는 것들이 제법 있습니다. 제목부터 상당히 멋집니다. '초월자'라고 하면 진짜 뭔가 대단해보입니다. 그런데 좀 '긁는' 부분이 있는데, 야망은 큰데 왜 아직도 평범한가? 하고 약간의 도발적인 부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질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대개 더 나은 삶을 원한다고 말합니다. 더 성장하고 싶고, 더 자유롭고 싶고, 더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현실에서는 익숙한 선택을 반복하고, 불편함을 피하고, 변화 앞에서 쉽게 멈춥니다. 도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겠죠. 그래서 뭔가 저도 긁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초월자는 진짜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이 무너뜨릴 수 없는 사람은 처음부터 강한 사람이 아니라, 이미 자기 안의 무너짐을 통과해 본 사람이라고 말을 하는데 결국 실패를 딛고 일어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자기계발서가 말하는 열심히 하고, 포기하지 말고,, 뭐 그런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는 않습니다. 왜 우리가 현실에 안주하는지, 그런 이야기에 대한 철학자들의 조언(?)을 들려주는 책이었습니다.

여섯 권 중에 다섯 권을 읽었습니다(이 책 포함해서). 다양한 삶의 방식을 배웠는데, 이제는 자신에 대해서 아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제일 어려운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저자가 직접 이야기한다기 보다는 25인의 철학자들에게서 '훔쳐'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성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겠지요.

“그가 잘되는 건 싫다. 그가 실패하길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나보다 앞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문장은 인간의 질투와 불안을 아주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이 문장이 강하게 남는 이유는 악의적인 감정이라기보다, 너무 인간적인 감정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 말에는 부정을 할 수가 없었네요. 대부분의 우리는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으면서도 그 사람의 성공 앞에서 흔들릴 수 있습니다. 책은 이런 감정을 부끄럽게 덮어두지 않고, 자기 이해의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책 속에서는 자신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되는지도 언급해 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저를 포함해서) 대개 더 좋은 환경, 더 뛰어난 재능, 더 나은 기회를 밖에서 찾으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환경과 조건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책은 바깥에서만 답을 찾는 태도가 얼마나 편안한 도피가 될 수 있는지 말합니다.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때가 아니기 때문에 미룰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방향이 처음부터 자기 안에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때부터는 더 이상 탓할 곳이 사라집니다. 무엇을 가장 먼저 바꿔야 하는 것일까요?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갖가지 핑계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현실에 가만히 있는 '저'에게도 상당히 불편한 진실을 마주보게 합니다. 바빠서..힘들어서... 결국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저였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결국 마음이 정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말은 정말 틀린 게 아니었습니다. 책이 독자를 위로해주는 자기계발서가 아닌 뼈아픈 충고를 계속해서 쏘아대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에리히 프롬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 같습니다. 자유는 누구나 원한다고 말하지만, 막상 자유가 주어졌을 때 사람은 불안을 느낍니다. 저는 교복만 생각해도 이해가 되는데요.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동시에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뭘 입을까 고민하는 게 나을지, 교복을 입고 그냥 나갈지 말입니다. 책은 이 지점을 날카롭게 파고들면서 언급합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우리는 익숙한 흐름에 몸을 맡깁니다. 선택하지 않는 것이 편하고, 책임지지 않는 것이 안전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월급쟁이로 살면서 내가 이 회사 나가고 만다, 하면서도 막상 리더가 되기에는 부담이 되기에, 남습니다.
이 부분은 책 전체의 핵심과도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함은 언제나 외부의 억압 때문에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내가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유지됩니다. 더 나은 삶을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변화를 감당하는 것보다 현재의 불만을 견디는 쪽을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은 그 모순을 피하지 않고 정면을 보도록 고개를 돌려줍니다. 고개를 강제로 돌려주는 쪽이라고 봅니다만.. 이런 책도 매력이 있네요.
이 책은 사실 읽는 내내 즐겁게 해주는, 독서를 즐겁게 만드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좋은 말을 해주고,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책이라기보다는 정말 그렇게 살고 싶은 것이 맞습니까? 지금 잠이 옵니까?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이유라고 하면 도둑이 제발저린 격이라고 해아할지요. 그래서 좀 그랬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그런 불편함이 오히려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사람을 바꾸는 건 듣기 좋은 위로만이 아니라, 외면하고 있던 사실을 제대로 마주하는 순간일 때가 많으니까요.
이 책 #초월자의조건 에서 말하는 초월은 거창하게 세상을 뛰어넘는 일이 아니라, 어쩌면 어제와 똑같은 핑계를 그만 좀 하자, 라고 말할 수 있는 의지를 말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환경 탓, 시간 탓, 능력 탓을 하기 전에 내가 무엇을 피하고 있는지 먼저 들여다보는 것. 그리고 자유를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책임을 두려워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것. 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섯 번째 시리즈까지 오면서 - 다섯 권째 읽는 것이지만 - 이번 책이 가장 깊게 파고들었던 거 같습니다. 세상을 읽는 법도 중요하지만, 결국 가장 어려운 것은 자기 자신을 읽는 일이니까요.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데 변화가 없다. 그럼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읽는다면 꽤나 찔리는 점이 있을 법한 책입니다. 다 읽고 나면 대단한 결심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저도 많이 반성했긴 합니다. 지금 내가 지키고 있는 것은 안정일까, 아니면 변화를 피하기 위한 익숙한 감옥일까? 그 질문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감옥을 나와서 초월자가 되시고 싶은 분이라면,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