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o

XO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43
제프리 디버 지음, 이나경 옮김 / 비채 / 2017년 7월

제프리 디버의 작품을 많이 읽진 않았지만 읽을때마다 탄탄한 스토리와 나도 모르게 빨려들어가는 기막힌 전개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제프리 디버하면 우선 링컨라임시리즈가 떠오른다. 그 링컨라임 시리즈의 일곱번째 이야기인 <콜드문>에 캐트린 댄스라는 인물이 첫 등장한다. 상대방의 눈동자 방향, 작은 손짓 등 표정과 몸짓만으로 그 사람의 생각을 읽어내는 이른바 <동작학>전문가인 캐트린 댄스는 매력적인 캐릭터인 만큼 큰 인기를 얻은 등장인물중 하나였다. 그리하여 디버는 그녀, 캐트린 댄스 시리즈를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잠자는 인형>과 <도로변 십자가>를 읽고 처음 알게된 캐트린 댄스라는 캐릭터의 예리함에 홀딱 빠졌었던 기억이 난다. 가만히 따져보니 무려 5년전이었네...시간 정말 빠르다. ㅠ

이야기는 무척 가까워 보이는 두 사람이 주고받은 이메일의 내용으로 시작이 된다. 이메일의 말미에는 키스와 포옹을 뜻하는 XO 라는 문구가 항상 들어갔다. 누구에게나 일률적으로 보내는 내용이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자신한테만 보내는 메세지라고 느낀다면 그건 또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진다. 무심하게 보낸 그것이 한 사람을 얼마나 사이코패스틱하게 만들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그 사이코패스의 그늘에서 벌벌 떨게 만들었는지... 컨트리뮤지션인 케일리 타운은 자신의 고향에서 대형콘서트를 준비중인 어느 날, 스태프중 한명이 추락한 조명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사고 발생 전 발신자를 알 수 없는 전화가 케일리에게 걸려왔고 그녀의 신곡인 <유어 섀도>가 전화선을 타고 흘러나왔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걸려온 전화에서 유어섀도의 2절이 흘러나왔고 또 다시 한 사람이 살해당했다. 경찰은 유어 섀도라는 노래의 가사로 살인이 벌어지고 있으며 케일리의 광팬을 자처하는 에드윈 샤프라는 인물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그의 행동과 주변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한편, 휴가중이던 캐트린은 우연히 케일리를 방문했다가 사건을 접하게 되고 사건 깊숙히 파고들어 가게된다.

뚜렷한 개성을 지닌 인물과 그들의 과거사를 교묘히 배치하여 모두가 범인 같은 동시에 범인일 이 없게 묘사하는 것이 바로 '디버 스타일'이라고 디버 자신은 말했다. 예전 <도로변 십자가>를 읽고 썼던 리뷰를 다시 찾아보니 그때 역시 지금과 똑같은 느낌을 받았던듯 했다. 책을 읽으며 용의자로 지목되는 한사람 한사람이 나에게는 모두 범인같았다. 용의주도하고 두뇌도 상당히 뛰어난 에드윈이라는 인물이 파놓은 함정과 그가 만들어낸 알리바이에 꼼짝없이 빠져버려 이렇게 착한사람을 어째서 저렇게 몰아붙일까 라는 생각도 했고, 화재로 케일리가 죽을위기에 닥쳤을때 짠!하고 나타나준 에드윈을 보고 어쩜 순진하게도 너무 다행이다, 라고 생각한 나는 정말 작가가 짜놓은 거미줄에 딱 걸려든 착한(?) 독자였다.

사건의 실마리가 잘 풀리지 않을 즈음 링컨라임과 그의 파트너 아멜리아 색스가 등장한다. 하나의 증거를 토대로 과학적이고 세밀한 추론을 해내는 라임의 등장은 사건에 새로운 국면을 맞게한다. 이들이 뭉치면 그야말로 드림팀!! 그 어떤 사건이라도 척척 해결할 것 같은 믿음직스러운 세트(?)다. 나는 이제 캐트린 댄스 시리즈중 못 다 읽은 <잠자는 인형>을 읽고 몇권 밖에 못 본 링컨라임 시리즈도 어여어여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이웃님을 통해 알게된 앨범. 책 속에 등장하는 케일리의 노래들을 앨범으로 만들었다니 정말 놀랍다. 책을 읽고 난 후 <유어 섀도>란 노래를 들어보니 그동안의 사건들이 오버랩이 되면서 묘한 느낌이었다. 자꾸만 자꾸만 듣게된다. 참, 그리고 사건외로 댄스의 러브라인이 등장하는데 난 왠지 오닐에게 끌려...

머리카락을 좀 보내준다면 참 고맙겠어. 십 년 사 개월 동안 자르지 않은 걸로 아는데 (그래서 그렇게 아름다운 거지!!!) 혹시 빗에 붙은 머리카락이 있으면 보내줘. 베개에 붙은 거면 더 좋고. 영원히 간직할게.(본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