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사람을 죽여라
페데리코 아사트 지음, 한정아 옮김 / 비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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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애용 하고있는 영화사이트에서 <메멘토>라는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아내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으로 10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단기기억상실증 환자가 메모, 사진, 문신을 이용해 아내를 죽인 범인을 추적해 나가는 내용을 다룬 지적 스릴러다. 이 영화를 보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지적능력이 낮은듯..) 인터넷을 뒤져서 해석을 찾아보기도 했고, 누군가는 역스토리를 편집해 올린적이 있는지 어떤분은 역스토리 편집분을 찾는다는 내용의 글도 보았다. 그런중에 한 블로그분이 시간대별로 해석을 해놓은 글을 보았는데 어쩜 소름이 돋을만큼 탄탄한 스토리이지 않은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혹시 천재가 아닐까 싶었다. 아님, 시나리오를 쓰신분은 따로 있으신가? 아무튼 기가막힌 구성과 매순간 반복되는 반전에 소름이 돋았다.

 

 

오늘 읽은 책 <다음 사람을 죽여라>는 읽는 내내 <메멘토>를 생각나게 했다. 처음엔 삶에 회의를 느낀 한 젊은 남자가 자살을 시도했고 또다른 남자가 하는 말에 현혹되어 살인을 저지르고 함정에 빠지는 스토리인줄 알았으나 챕터가 바뀌고 소설의 도입이 다시 시작되자 이게 뭔가 싶었다가 이 사람의 정신이 이상한건가 아님 철저히 함정에 빠졌나 싶었다가 그의 정신과 치료를 맡고 있는 여자 의사도 의심이 되었다가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테드는 오랫동안 생각하고 준비한 죽음을 실행하려 하고있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멀리 여행보낸 후, 관자놀이에 총구를 갖다대고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 그리고 나타난 의문의 방문자는 테드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있기라도 한듯 테드의 이름을 부르며 자살하지 말라고 설득한다. 망설이던 테드는 책상위에서  자신의 필체로 "문을 열어, 그게 네 유일한 탈출구야" 라고 쓰여진 쪽지 한 장을 발견한다. 어쩔 수 없이 의문의 방문자를 집안으로 들인 테드는 린치라는 방문자로 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된다. 자신이 자살을 함으로써 가족이 받게될 충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제안이라며 일명 자살클럽에 가입하라는 권유를 한다. 테드가 자신처럼 자살을 원하는 사람을 죽여주면 테드 자신 또한 그런 사람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게 되고 그렇게 계속 죽음의 고리는 이어지는거다. 이렇게 해서 테드의 살인이 시작된다.

 

 

테드는 분명히 두사람을 죽였다. 그러나 챕터2에서 다시 시작된 테드의 이야기에는 죽었던 사람이 살아났다. 여기서 부터 이야기는 미로속을 헤매는듯 어디가 현실이고 어디가 망상인지 나로서는 무지하게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을 전혀 예상할 수가 없었다. 또한, 이 이야기는 이어지는 내용을 전혀 예상할 수 없을때 극도의 재미를 보장받는다. 몇분단위로 시간의 흐름이 휙휙 바뀌는 영화 <메멘토>처럼 이 이야기 역시 시간의 흐름이 오락가락 할 뿐더러 이 뒤엉킨 시간속에 갇혀버린 불쌍한 남자 테드가 안쓰럽기 그지없다. 이 책은 마지막 책장을 덮을때까지 절대 속단해서는 안된다. 작가는 아르헨티나 출신이지만 소설의 배경은 미국 보스턴이다. 이 책은 영미권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나올 작가의 차기작이 너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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