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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오어 데스 ㅣ 스토리콜렉터 50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6년 11월
평점 :
마이클 로보텀이란 작가를 처음 알게 된 책은 <산산이 부서진 남자>였습니다. 이 책을 읽을 당시 약간 독서의 정체기에 있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습니다. 와...이 작가는 천재가 분명할거야. 라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까요. 심리학자이자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조 올로클린"이란 인물을 내세운 책이었는데 연이어 시리즈로 나온 <내 것이었던 소녀>도 역시 너무 재미있었죠. 시리즈로 쭉쭉 나와주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신간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기다리던 시리즈물은 아니었고 다른 인물들이 등장을 하는데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도 하나같이 매력적이었습니다. 탈옥을 해서 쫓기고 있는 주인공 오디라는 청년, 같은 감옥 동기인 모스, 모스의 여자친구 크리스털, 오디의 사건을 맡은 연방수사국의 특수요원 데지레, 그리고 10년전 오디를 감옥에 넣은 발데즈보안관. 모두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입니다.
10년전 오디는 은행으로 후송되는 700만불이라는 거액의 돈이 실린 현금수송차량을 탈취한 죄목으로 감옥에 수감이 되었습니다. 사건 당시 경찰과의 총격전으로 범인들은 모두 사망하고 오디는 총상으로 두개골이 파손되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 남았습니다. 그러나 700만달러라는 돈의 행방은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10년이 지나고 출감 하루 전날 오디는 탈옥을 했습니다. 어째서, 내일이면 집으로 갈 수 있는데 그는 탈옥을 한 것일까요. 그의 탈옥에 연방수사국은 수사에 나서고 수사의 일선에서 수사를 하던 특수요원 데지레는 오디의 탈옥에 찜찜함을 느낍니다. 한편, 누군가에 의해 오디를 쫓으라는 명령으로 역시나 감옥에서 나오게된 모스는 오디를 찾아 그의 과거를 쫓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오디를 쫓으면 쫓을수록 드러나는 10년전 사고의 진실. 그리고 또 다른 한쪽에서 오디를 찾는데 혈안이 된 발데즈보안관. 과연 이들은 무엇을 쫓고 있는것인지, 10년전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껍질이 벗겨질수록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오디라는 인물은 도저히 범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아름다운 사람인것 같았어요. 그래서 뭔가가 있을것이다, 분명히. 라며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더라구요. 이 책은 또 한 권의 찐한 감성스릴러였습니다. 마이클로보텀이라는 작가는 전작이나 전전작에서도 느꼈지만 캐릭터마다 그 인물의 심리상태 묘사를 너무 사실적(?)으로 잘 표현하는것 같아요. 감정이입이 제대로 되어 참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어찌보면 참 무모하게 사랑을 했던 오디. 그리고 그녀와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정말 무모하게 자신을 사지로 내모는 모습을 보며 정말 그녀를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구나 하는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명의 걸출한 캐릭터 모스. 왠지 모건 프리먼을 연상시키는 모스에게서는 감초같은 역할에 딱 적합한 조연의 향기가 폴폴 풍깁니다.
마이클로보텀은 기자시절 악명높은 탈옥수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우연히 친구가 된 인연이 범죄자의 심리를 정말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동안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씨줄날줄같은 쫀쫀한 플롯들이 책을 읽는 내내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았고, 산만한 나의 정신머리에 적합화된 단문들은 책 읽기에 한결 수월하여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마이클로보텀의 책은 대중적이면서도 사람의 마음 한켠을 건드리는 아련함이 있는것 같아요. 이 가을 꼭 한번 읽어봄직한 책이었습니다.
우리 삶에서 행복과 불행은 물려받는 거라고, 오디는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넉넉하게 받고 어떤 사람들은 모자라게 받는다. 어떤 사람들은 부스러기 하나까지 음미하고 마지막 골수까지 쪽쪽 빨아들인다. 우리는 빗소리, 새로 깎은 풀 냄새, 모르는 사람들의 웃음, 더운 날 새벽의 시원함에서 기쁨을 느낀다. 우리는 세상을 배우고 우리가 모르는 것 이상은 결코 알 수 없음을 깨닫는다. 우리는 감기에 걸리듯 사랑에 걸리고, 폭풍우 속 난파선에 매달리듯 사랑에 매달린다.(본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