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야의 여름
트리베니언 지음, 최필원 옮김 / 펄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을 어떤 장르로 구분지어야 할까요. 하드보일드한 스릴러를 즐겨 읽는 독자로서 많이 기대하고 있었는데 초반부는 "음...? 이거 뭐지? 스릴러는 아닌데? 로맨스인가?" 싶었습니다. 마치 <제인에어>같은 고전문학을 읽는 느낌이었달까요. 소설의 배경이나 소설속에 흐르는 느낌도 무척이나 잔잔하고 아름답습니다. 1920년대 프랑스의 바스크지방을 주 무대로 전개한 이야기는 그 당시 그 지방 고유의 풍습이라던지, 지방색을 느낄수도 있어서 상당히 이국적이고 느낌이 새롭습니다. 트리베니언 작가는 정말 처음 접하는 작가입니다. 이름도 못들어 봤...그런데 어떻게 많은 분들이 이 작가님을 아시는지, 정말 고수님들이 많은것 같아 저는 부끄럽지만 또 이렇게 새로운 작가를 알아갑니다.




이 이야기는 프랑스 바스크지방의 살리라는 작은 마을에 장 마르크 몽장이라는 젊은 의사가 그 여름, 카티야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진 이야기입니다. 설정 자체도 무척이나 낭만스럽고 로맨틱합니다. 어느날, 몽장에게 다가온 그녀 카티야. 자전거를 타고 여름날 소나기처럼 몽장에게로 와서 자신의 동생이 팔을 삐었다며 집으로 왕진을 가주기를 요청합니다. 여자의 몸으로 자전거를 탄다는 자체가 예사스럽지 않았던 그 당시 시대상으로 봤을때 카티야는 분명 평범한 여성처럼 보이진 않았습니다. 그것이 사랑인줄도 모른채 그녀에게 빠져버린 몽장. 그렇게 그녀의 집으로 간 몽장은 그녀와 똑같이 생긴 동생 폴을 만납니다. 그리고 어쩐지 그녀의 집은 묘한 느낌이 납니다. 폴은 몽장에게 호의적이지 않았고, 집안일에는 신경도 쓰지않고 서재에 틀어박혀 학문연구만 하는 그녀의 아버지. 그렇지만 몽장은 그녀의 집을 오가며 그녀와 가까워지고 그녀의 아버지에게 호감을 사게됩니다. 그렇지만 폴은 여전히 그에게 냉담했고, 트레빌가에서 느껴지는 비밀스럽고 의문스러운 느낌은 커져만 갑니다.




전반부의 낭만스럽고 로맨틱한 분위기는 몽장이 폴에게서  조금이나마 듣게된 트레빌가의 비밀을 알게된 시점부터 자연스럽게 서스펜스소설로서의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심장 쫄깃한 긴박한 스릴은 없었지만 뭔가 뒤에 밝혀질 진실이 도대체 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음에 궁금증은 더해갔고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이 묘한 느낌이란! 그 와중에도 결말부분에 이르러 나타나게될 반전의 주인공으로부터는 여전히 그 낌새도 느낄 수 없을만큼 전반부와 비슷하게 평화로운 느낌으로 이야기는 전개되죠. 그늘진 구석이라고는 조금도 보여지지 않는, 어쩌면 백치미가 느껴지는, 그래서 더욱 현명해보이는(무슨말인지...) 암튼, 카티야라는 인물은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보아도 참 매력적인 인물입니다만,




처음 접하는 작가의 책이지만 정말 흥미롭게 읽은 책입니다. 이 작가분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 검색을 하다가 알게된 사실이지만 처음으로 검색해본 책이 <메인>이라는 책이었는데요. 이 책은 딱 저의 취향저격인 하드보일드한 경찰소설이더라구요. 어쩜 두 소설이 같은 작가의 작품이 맞나 싶을정도로 극과극을 달릴것 같은 장르의 느낌이 들지만 그것이 다 작가의 역량아니겠습니까. <메인>도 꼭 읽어보아야 겠습니다.




생자필멸의 진리를 깨달아야만 초월이 가능하지만 그 해 여름, 나는 너무 어렸었다. 어리석게도 내가 불멸의 영혼을 가졌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에체베리아를 향해 2.5킬로미터를 걸어 나가는 동안 내 마음은 한껏 들떠 있었다. 황금빛 액체같은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졌고, 향긋한 풀과 꽃향기가 기분 좋은 산들바람에 실려 왔다. 맑게 갠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산을 향해 유유히 떠가고 있었다. 생울타리에서는 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왔다. 젊음의 활력이 마구 샘솟아 올랐다. 어느 때보다도 인생이 아름답게 느껴젔다. (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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