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련
미셸 뷔시 지음, 최성웅 옮김 / 달콤한책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미술에 관해서 너무 문외한이라 항상 어렵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또 우리에겐 너무 유명한 화가와 그의 작품들을 바탕에 깔고 전개되어 지는 이야기는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미 있습니다. 잘 알지 못했던 화가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갖게 되고 그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검색해보고 다시 보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제가 좋아하는 장르소설이니 일석 이조! 얼마전에도 미술작품을 소재로한 <황금방울새>라는 책을 읽어 보았는데요. 너무 이야기가 세밀하고 등장인물들의 심리적인 묘사를 아주 장황하게 펼쳐 놓았던지라 조금 지치는 감은 있었지만 새로운 세계를 맛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소설이었는데요, 이 책은 그와는 반대로 빠른 전개와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로 인해 지루할 틈 없이 잘 읽히는 책이었습니다.



세 여자가 있습니다. 그림에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는 11살 소녀 파네트. 36살의 젊고 매혹적인 여교사 스테파니, 그리고 마녀처럼 마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숨어서 지켜보는 노파. 이들은 모두 지베르니라는 마을을 떠나고 싶어합니다. 모네의 정원으로 유명한 지베르니마을은 늘어나는 관광객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늙은 노파는 예전의 한적했던 마을이 그립습니다. 그러던중 마을에서 유명한 안과의사가 의문의 살인을 당하고 그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로랑스라는 형사와 그의 보좌관 실비오가 마을에 들어옵니다.  이 사건을 조사하던 실비오는 25년전 이 마을에서 일어났던 한 소년의 죽음에 얽힌 사건과 너무 흡사하다는걸 알게 됩니다. 과연 이 두 사건은 서로 관계가 있는걸까요. 그리고 마을을 떠나고 싶어하던 세 여인은...?



와...정말 이 책의 마지막을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대 반전이라니! "어..? 이게 정말 맞나?"싶어서 이미 읽었던 부분들을 곰곰히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모르고 읽었을땐 그냥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던 이야기들이었는데 이 반전을 알고 보니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속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막 뒤엉켜 있었네요. 그 뒤엉킨 이야기들이 하나의 결과로 귀결되며 흩어졌던 퍼즐들이 제자리를 찾는 모습. 오, 놀랍습니다. 작가는 이 이야기를 영화 "식스센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는데 과연, 그럴만도 하네요. <검은 수련>은 이 책 하나로 참 많은 것들을 보여줍니다. 지베르니라는 마을에서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킨 인상파 화가인 "클로드 모네"를 비롯해 모네가 수없이 많은 "수련"을 그릴 수 있었던 연못에 관해, 그리고 그가 그림을 그렸던 아름다운 주변풍광들이 책속의 글들을 통해서도 보이는듯 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많은 분들이 이 책에 대해 "참 멋진 책"이라는 얘기를 해 주셨는데요, 정말 재미있기도 했지만 다 읽고나니 "멋지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암튼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이 작가님의 또 다른 작품 <그림자 소녀>도 많이 추천해 주셨는데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물길을 따라 흐르던 색은 방죽 위 무성한 파란 잔디를 지나 포플러와 버드나무의 황토색 뿌리에 엉기더니 이내 미묘한 색조로 변하며 옅어졌다. 아름답다. 이 붉은색이 팔레트에서 씻어낸 물감이 아니라 끔찍하게 으깨진 제롬 모르발의 머리에서 흘러나온 피라는 사실은 분명했다. 엡트 강 실개천에 흐르는 물로 강물에 잠긴 두개골은 이미 깨끗해졌다. (본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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